타블로 문제 관련해서 또 많은 얘기들이 있는데요....
일단 스탠포드에서 이수한 3.5년만에 영문학 학사, 석사 이수한 문제는 넘어가겠습니다.
그의 국적과 병역문제를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일반적인 한국 남자들이 자신의 국적문제를 고민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학교 다니고 졸업하고 군대 갔다오고 취직해서 세금 내고 결혼하고...
단순하게 말해서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인으로 죽는 거죠.
그런데 타블로를 비롯한 한국의 일부 기득권, 부유층은 이런 일반적인 흐름을 거부합니다.
소위 말하는 이중국적 취득을 통한 의무의 회피.. 여기서 의무라 함은 당연히 병역, 군대를 의미하죠.
일반적인 사람들이야 남들 다 가는 군대 때 되면 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을 바꿔서 남들 다 가는 군대를 자신만 혹은 자신의 자식만 안간다고 한 번 가정해 보죠.
2년이면 석사 대학원을 마칠 수 있고 돈 벌어서 세계여행을 할 수도 있고 유학도 갈 수 있으며 할 수 있는 건 무궁무진합니다. 남들보다는 빠른 인생의 스타트 라인에 설 수 있다는 의미죠 머.
그들이 주로 쓰는 수법이 이중국적의 취득입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하여 짧게 설명하자면,
한국은 국적 취득에 있어서 속인주의, 미국은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속인주의란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라 할 지라도 부모가 미국인이면 그 아이는 미국인이라는 것이고
속지주의란 부모가 한국인이어도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미국인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미국에서 한국인 부모에 의해 태어난 아이는 미국과 한국 2개의 국적, 즉 이중국적의 취득이 가능해집니다. 소위 말하는 원정출산이라는 것으로 한국 부유층들이 많이 써먹는 방법이죠.
이런 이중국적의 취득을 한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원정출산으로 이중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22살 이전에 한 개의 국적을 선택해야 하고 원래 한국 국적인 사람이 자진해서 다른 국적을 취득한 순간 대한민국 국적은 사라지게 됩니다.
[국적법]
제15조(외국 국적 취득에 따른 국적 상실)
①항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진하여 외국 국적을 취득한 자는 그 외국 국적을 취득한 때에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다.
③항 외국 국적을 취득함으로써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게 된 자에 대하여 그 외국 국적의 취득일을 알 수 없으면 그가 사용하는 외국 여권의 최초 발급일에 그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만약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순간 한국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는 없어지게 됩니다.
이유는 만약 이중국적을 허용할 경우, 미국 시민권과 한국 국적을 동시에 가진 사람은 미국에서는 시민권자로 한국에서는 한국인으로 이중으로 권리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막말로 한국에서 군대가야 할 때는 미국 시민권자니까 나 군대 안갈래.... 할 말 없게 되고..
아플 때는 한국에서 나 한국인이니까 건강보험 혜택 받아서 싸게 진료 받을래... 또 할 말 없는 거 아닙니까?
골치아파지는거죠. 그래서 금지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이런 엄격한 국적법의 령이 제대로 섰다면 아마 한국의 부유층들이 그리도 원정출산과 이중국적에 목을 매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미국 국적이, 병역면제가 좋기로 서니 엄연히 한국인임이 겉으로 보기에는 명확한 사람이 미국에서 미국 시민권 하나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지도 의문이죠.
그런데 한국의 법률은 이런 부유층들의 걱정을 한 방에 날리는 다른 법률을 또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재외동포법입니다.
재외동포들에게는 한국인에 준하는 똑같은 대우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재외동포란 법률적 지위의 취득요건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복잡하니까 하나만 말씀드리죠. 한국 법률은 "대한민국 국적상실자"에게도 재외동포의 권리를 준다는 것입니다.
즉 한 때 한국 국적자였던 사람은 그 국적을 상실해도 재외동포법에 의해 한국인에 준하는 법률적 지위와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지요.
간단하게 설명한다고 했는데 얘기가 길어졌네요..
여기까지 읽으실 분들이 있을 지 의문입니다만.......이왕 쓴 거 계속 쓰겠습니다.
자.....
이제 모든 판은 다 차려졌습니다.
여러분들이 결혼했어요. 임신했어요. 아들이랍니다. 와.... 기쁘다!!!!
case 1 : 그냥 낳는다-키운다-군대간다-제대-열공후 취직...
case 2 : 임신상태에서 미국으로 원정출산-이중국적 취득-20살 되어 군대 갈 때 한국 버리고 미국 국적 취득-병역 면제-미국에서 미국 시민으로 잘 먹고 잘 산다.
혹은 잘 안풀리면 한국으로 돌아와서 대한민국 국적 상실자로서 재외동포 자격 취득하여 준한국인으로 잘 먹고 잘 산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해서 아들의 인생을 서포트(?)하고 싶습니까?
언뜻 봐도 case 2가 위험부담도 없고 성공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까?
천안함으로 해군 병사들 죽고.. 해병대에서는 구타와 병영 악습으로 자살하고 총질해서 죽고, 육군에서는 훈련받다고 폭탄 터져서 죽고... 온갖 군에서 1년에 죽는 사병의 숫자가 찾아 보니 평균 120명에서 150명 정도 되는 군요.(http://jeongrakin.tistory.com/397)
내 자식이 여기에 끼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돈 있고 권력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저런 위험부담을 떠안을 필요가 없겠다.. 하는 생각을 하니 않을까요? 한국의 기득권들이라면.....
타블로로 넘어와 봅시다.
예전에 한 때 유승준이었고 지금은 스티브 유의 병역회피로 비난 여론이 빗발쳤습니다.
하여 스티브는 아직까지도 한국에 발붙이지 못하고 있죠.
한국 사회에서 남자의 병역문제는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사실 정당한 면제 사유가 있어서 군대를 면제받은 사람은 그리 부끄러워 할 것도 없지만 워낙에 불법, 비리로 면제받은 사람이 많기에 정당하게 면제를 받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죠.
타블로는 군대를 가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갈 일도 없죠. 그는 한국인이 아니라 캐나다 사람이니까요.
앞서 말한것처럼 타블로가 정당한 방법과 절차를 통해 군대를 면제받았다면 비난받을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요.
타블로가 학력문제가 불거지면서 그의 국적의 내력이 밝혀지지 시작했는데요.
일단 그의 출생과 인생을 봅시다.
1980년 출생
1988년 캐나다로 가족과 함께 이민
1992년 캐나다 시민권(국적이죠..) 취득
2002년 한국 국적 버리고 캐나다로 귀화(병역 면제)하여 완전한 캐나다 사람이 됩니다.
일견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앞서 국적법에 언급했던 바와 같이 법대로 하자면 타블로는 1992년 캐나다 시민권을 획득하는 순간 대한민국 국적이 사라져야 합니다. 근데 엉뚱하게도 10년이나 지난 2002년이 되어서야 정식으로 한국 국적이 소멸되고 캐나다 사람이 되는거죠.
법이 정한 내용을 위반하면 당연히 처벌받아야죠. 왜냐면 타블로는 92년에 사라졌어야 할 한국 국적을 10년이나 유지한 셈이니까요.
그런데(아.. 지겹다..) 위의 국적법 3항에 보면 외국 국적 취득일을 알 수 없으면 그의 외국 여권 발행일을 기준으로 국적취득일을 정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잘 와닿지 않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자면 타블로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92년에 캐나다 시민권을 획득합니다. 이 순간 한국 국적을 버려야 하는데 이를 10년간 유지하고 있다가(이중국적) 도저히 이중국적을 유지할 수 없는 시점(22세)에 와서야 한국 국적을 버렸다는 얘깁니다.
더군다나 외국 여권의 발행일이 기준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권... 때 되면 갱신하고 새로 발급받아야 하는게 여권 아닙니까? 타블로는 10년을 불법 이중국적자로 생활하다가 새로 발급한 2002년산 여권을 가지고 대한민국 정부에 국적취득과 국적상실을 동시에 신고함으로써 범법행위를 지워버린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탄생과 더불어 한국 국적
92년 캐나다 국적취득 : 어!!! 한국국적 버린다고 신고해야 하나? 법에는 딴나라 국적 취득하면 한국 국적 폐기해야 하네. (다시 검토해 보니) 아니네.. 굳이 한국 국적 버린다고 신고안해도 별 처벌이 없네. 게다가 여권 발행일을 기준으로 국적 취득일을 잡으니까 한국 국적 유지하고 있다가 나중에 캐나다에서 새 여권 발행 받으면서 동시에 한국국적 버리고 캐나다 국적 취득해도 아무 문제 없네.
2002년 캐나다 시민으로 탄생.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국적법이 정한 내용을 어긴 것(캐나다 국적 취득과 동시에 한국 국적을 폐기하는 과정을 밟지 않은 것)에 대해 처벌을 받아야 하지 않나? 라고 생각하실텐데요... 친절하게도 대한민국 법무부는 관행이라는 이유로 어버어버 넘어갔으며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로 이와 같은 행동을 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같은 내용도 사실 아무도 몰랐던 내용인데 타블로가 엉뚱하게도 자신의 학력을 인증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지적되기 시작한거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타블로의 국적 취득과 병역면제에 문제가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실상 타블로가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실정법을 어긴 사실은 없습니다. 법의 맹점을 교묘하게 이용해야 했다고나 할까요....
그럼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타블로의 국적변경과 병역 불이행이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실정법 내에서 일어난 일 아니냐?
이렇게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것은 좀 비루해 보인다. 열등감 아니냐?? 타블로 깐다고 밥이 나오냐?
글 쓰는 저도 그렇습니다.
아이큐는 180이라는 천재에 미국 학생들도 골을 싸매고 공부해야 들어갈 수 있는 세계적인 명문 스탠포드 대학을 3.5년만에 학사, 석사 끝낸 엘리트임에도 불구하고 힙합이 좋아서 한국으로 돌아와 가수로서 대성공,
미모의 영화배우와 결혼해 아이까지 잘 낳고 광고찍고 돈 잘 버는 타블로가 어찌 안부럽겠습니까?
그렇지만... 그렇지만 타블로 그의 개인적인 성취와 성공 뒤에 감춰져 있는 어두운 그늘은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스티브 유 개객끼라고 하면 다 끄덕끄덕 수긍합니다.
근데 타블로 개객끼라고 하면 의견이 나뉘죠..
과거의 일과 현재의 일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사실 둘은 별 반 다르지 않습니다.
스티브 유 : 미국 시민권자 - 이중국적- 병역면제 - 한국에서 가수활동
타블로 : 캐나다 시민권자 - 이중국적- 병역면제- 한국에서 가수활동
차이가 있다면 스티브는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 활동하기에는 힘들 것 같고 타블로는 잘 하면
가능할 것도 같네요. 그런데 스티브 유 입장에서는 한 짓은 똑같은데 자기는 한국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는데 좀 억울하지 않을까요?
가카께서 그렇고 부르짖고 열변을 토하고 계신 공정사회라는 기준에도 부합되지 않는 거 같구요.
차라리 스티브나 이현도 같은 경우는 깔끔하게 국적 포기하고 미국에서 아르헨티나에서 밥벌이 하고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하나..
타블로를 통해서 드러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전 한국의 국적법 및 재외동포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쭉 설명드렸듯이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군대도 안가고 미국 시민권도 따고 한국에서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방법들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거든요.
예전에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서 부결되었습니다.
새로운 국적법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해서 어떻게 시행되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찾아 봐도 좀 복잡한 것이 머리 아프네요.
어쨌든 이번에도 그냥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있는 놈 자식들은 다 군대 안가고 떵떵거리고 잘 살 것이고...
군대는 돈없고 가난한 집 자식들이나 가겠지요. 글 쓰다 확인해 보니 해병대에서 병사 한 명이 또 자살했군요.
하.. 참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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