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이고,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에 동의하고 있으며,
최근 이슈인 최저임금도 지속적으로 상승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 글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옳고 그름을 따지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 근거를 들어 제 의견을 주장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요식업 자영업자의 가족으로, 이번 이슈에서 느끼는 소외감 혹은 서운한 점들이 몇 가지 있어 그 부분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제 이야기에 동의가 되시는 부분이 있다면, 삶에서 생각과 말과 글과 행동으로 표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제 어머니는 음식점을 운영하십니다. 그리고 저는 어머니를 도와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종업원은 4명이고, 시급은 8천원이며, 4대보험 지원하고 있습니다.
근무시간은 하루에 5-6시간, 한 달에 약 120만원 정도의 월급을 드립니다.
올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되면서 부담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으로 근로자 1명당 10~12만원 정도 지원해줬고,
두루누리 사회보험 사업으로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을 90% 지원해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2019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인상되었습니다.
아마 저희는 8500원 정도로 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주나 근로자 모두 잘 먹고 잘 살자'는 취지이기에 동의합니다.
사실 저희는 8000원에서 8500원으로 인상되기에 인상폭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근로자 1명당 75000원으로 인상되는 전체 인건비는 30만원 정도 입니다.
아마 현재 7530원을 최저임금으로 지불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는 부담이 더 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0만원, 작다면 작고 많다면 많은 돈입니다.
그러나 금액을 떠나서 누구에게나 소중한 돈입니다.
수익에서 30만원이 줄어든다 생각하면, 누구라도 걱정이 앞섭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당연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영업자도 사람이니까요.
많은 분들이 자영업자들을 향해 혐오에 가까운 말들을 쏟으시는 것을 봤습니다.
그런 글을 읽을 때마다 속상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처럼 자영업자들도 매일 열심히 일하고 힘들게 살아 간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근로자들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걱정하는 것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몇몇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운영이 안된다면 너희 가족들끼리 해라'
'능력 없어서 장사 안되는 것을 최저 임금 탓으로 돌린다'
'그 정도면 장사를 접어야 하지 않냐'
'그러면 너희도 최저임금 받고 편의점에 일하러 가라'
이런 글들은 마음에 콕 박힙니다.
너무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입니다.
꼭 이렇게 써야만 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어머니는 많은 교육을 받지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여러 일을 거쳐 음식점을 시작하시게 되었고, 그것이 20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것이 큰 돈을 벌어주기 때문이라기 보다, 1-2년 하다가 어쩌다보니 10-20년이 되었습니다.
어쩌다보니 사장이 되었고, 인생과 삶이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 벌이가 좋지 않아도, 일이 힘들어도 계속 해왔던 일이기에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자영업자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창시절 공부 안했으니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것 아니냐'
'흙수저 물고 태어났으면 더 노력을 했어야지'
'너도 꼬우면 사장하든지'
이런 비난과 비아냥이 위의 글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이런 글들은 서로를 더 혐오하게 하고, 신뢰를 잃어가게 할 뿐입니다.
일부 악덕 사장들로 인해 많은 자영업자들이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보통의 자영업자들,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자영업자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자영업자들을 향한
비아냥과 혐오의 표현들을 거두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미 최저임금 인상은 정해졌기에,
고용주는 적어도 최저임금 만큼을 지불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근로자는 적어도 최저임금 만큼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 일로 논쟁과 비난이 오가겠지만, 결국 모두가 받아들이게 되겠지요.
근로자는 열심히 하던 일을 하면 되고, 고용주는 인상된 인건비로 줄어든 소득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고민하면 됩니다.
그리고 정부는 그 사이에서 가능하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애써야겠지요.
소득주도성장이 실제로 확실히 일어난다면 이런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다만 아직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기에 두렵고 염려가 될 뿐입니다.
자영업자와 근로자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라 생각합니다.
저는 두 관계가 어느정도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가요?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자영업자들을 너무 혐오하지는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