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문제가 을의 병에 대한 갑질이여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대안(?)으로 을이 갑(건물주, 대기업 본사)에 대항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참으로 그게 어렵겠지요. 당장의 생계를 때려치고 건물주에 대항하거나, 대기업 법무팀의 잘 짜여진 가맹 계약서에 대항한다는 것... 솔직히 어렵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작금의 최저임금의 근본적 문제점 분석에 대한 글들을 보면, 정작 '카드 수수료'에 대한 얘기는 보이지 않아서, 요 화두를 좀 던져볼까 합니다.
몇 몇 기사를 보니, 카드사의 수수료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오히려 더 과하게 부과된다는 걸 본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카드사들은 대형마트의 경우에는 카드 수수료를 마케팅 목적으로 '캐쉬백' 해준다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대형마트보다 편의점이 실질적으로 카드 수수료를 더 많이 내고 있는 구조라는 얘기 입니다. 이거 바로 잡아야 합니다.
기왕 편의점 얘기가 나왔으니 편의점 카드 수수료 얘기를 좀 더 해보자면...
편의점 매출의 50% 가까이 되는 담배의 경우 마진율이 8%라고 하는데요, 4,500원짜리 담배를 하나 팔면, 점주가 가져가는 돈은 360원이라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360원을 본사와 계약된 배분율대로 나눕니다. 보통 본사:점주=6:4 계약이라고 하면 점주는 144원을 가져가는 셈이죠.
담배 한 값을 팔면 144원이 남는다....
그런데.. 또 이게 끝이 아니라고 하네요.. 여기서 바로 이 카드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보통 편의점 연매출이 3억을 훌쩍 넘어서(이것도 담배 매출이 커서 그렇다고 합니다) 카드수수료율 2.5% 구간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담배 한값 카드 수수료 112.5원. 이걸 본사와 마찬가지로 나누면 점주의 카드 수수료 부담은 45원.
즉, 담배 한값을 팔았을때 점주의 최종 소득은 99원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저도 글쓰면서 다시 찾아 본건데.. 쫌 심하긴 하네요... 한값 팔면 99원이라.... 헐...)
BUT........
이게 또 끝이 아니라고 하네요 ㅠㅠ
바로 세금이 또 점주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지요. 담배 팔았으니 세금을 또 내야 합니다. 여기서의 문제점(정확히는 점주의 부담)이 있는데 그건 바로 4,500원중 3,328원이 세금이라는 겁니다. 즉 담배를 구매한 사람이 국가에 부담하는 세금 3,328원을 점주의 매출로 본다는 것이죠. (법률상 맞기는 하지요...)
제가 카드 수수료 얘기를 해보려고 쓸데없이 장황하게 얘기를 늘어 놓았는데요... 결국 편의점 점주는 3,328원이라는 세금을 국가 대신 징수하여 소비자 대신 납부해주면서 그걸 매출로 잡기 때문에 소득세가 그만큼 더 부담이 되게 되는 겁니다. (편의점의 매출 구조가 담배가 50% 정도라네요...) 카드사도 카드사대로 거기에 그대로 수수료를 때려 버리는 것이구요...
(모든 상품에는 세금이 들어 있고, 모든 카드사들이 담배만 예외적으로 그러는게 아니라 공통적으로 수수료 책정을 판매가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저는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겁니다.
최저임금은 반드시 올려야 하며, 방향은 맞다고 봅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무분별한 편의점 출점, 과도한 임대료, 본사 갑질 등)이 산적해 있는데 정부가 개입하여 영세 소상공인들을 지원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네요...)
따라서 우리들 그리고 언론들도, 자꾸 이 최저임금 문제를 을과 병의 싸움으로 몰아갈 것도 아니고, 그럴거면 장사 때려쳐라, 건물주한테 덤벼라, 본사와 싸워라 식의 비현실적인 방법을 종용하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정부가 당장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쪽에 집중해 나가기를 요구하고 응원해서 카드 수수료 같은 문제를 먼저 바로 잡아나가도록 해줘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핸드폰에도 카드, 스마트워치에도 카드, 심지어 적선도 카드로 하는 카드 필수... 아니 카드 보편화 시대에 이건 쫌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형마트는 카드수수료를 해당 마트에 캐쉬백 해준다니.. 이 기사 듣고 정말 기도 안 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