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탈퇴 계기
나름 십수년 네티즌 생활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고 생각하기에 네티켓을 중시하며 지냈습니다
여기에 예외가 된게 일베의 등장이라 그들을 제외하고는 제가 먼저 상대방을 때리는 짓은 안된다고 여겼습니다
상대방이 반말을 해도 전 마이웨이로 존대했고 공격을 받으면 되받아치는 정도의 선에서 정리했죠
이건 제 스스로의 기준이었고 여태까지는 꽤 잘 유지하며 지내온것 같습니다
그동안 오유생활 하면서 수많은 토론을 해왔지만
토론은 토론일 뿐이라 반말, 욕, 질타를 받으면서도 그런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것과 상관없이 끝까지 토론에 임해준 분들에게 감사함을 갖고 있습니다
특정인 군문제, 군게와의 마찰, 군함도 영화 토론, 시게 분리 반대이슈 등등
모든 주제들이 사실 저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것들이었지만 대부분 관계자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었고
그건 지난 지선때부터 있었던 이재명 관련된 토론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이재명 지지자라는 의심을 받았어도 뭐 오해는 풀리겠거니 하면서 늘상 하던대로 지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極文蜜吾兒尼님으로부터 유난히 지속적인 의심을 받아오면서
몇번의 해명을 거쳐가며 풀어보려했으나 해결되지 않았고
여기에서 제 기준이 무너지며 스스로 미친새끼가 되버렸습니다
내가 당한 것처럼 너도 당해보면 너도 내 맘 알겠지 라는 짧은 생각에
똑같은 몰이짓을 수일간 따라다니며 스토킹을 시작했습니다
내가 오유에 있던 원래 의미따위는 사라지고 남에게 상처주기 위한 짓만 며칠간 계속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어느 순간 약한 수준을 넘어 선을 넘는 수준까지 가더군요
그러면서도 스스로 이게 선을 넘는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짧고 어리석은 생각으로 極文蜜吾兒尼님에게 며칠간 몹쓸짓을 한 것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시안님에게는 감사드립니다
이 분이 제 댓글에 꾸짖어 주신걸 보고 정신이 들더군요
오시안님 댓글 보고서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건가 생각이 들어 며칠간 오유에 댓글 하나 못썼습니다
스스로가 부끄러워졌고 여지껏 지켜왔던 네티즌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며칠간 고심끝에 더이상의 오유 생활은 어떤 의미도 없다는 판단을 내리며
제 3년여 오유 생활을 마치기로 했습니다
다시한번 極文蜜吾兒尼님께 사과드리며 오시안님께 감사드립니다
2. 오해
저를 군면제 관련 특정인으로 알고 있던
비트코인을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던
군함도 영화관계자로 알고 있던
이재명 지지자로 알고 있던
저는 오해라고 부정할테지만 그렇게 알고 계셔도 괜찮습니다
그런거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게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에서 타인과의 의견교환이었고 이것만 유지된다면 어떤 불편함도 참을 수 있습니다
오해가 생겨도 언젠가는 풀리던지 딱히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할 수 있었지만
이제 더이상 정상적인 의견교환에 많은 장애물이 생겨버렸습니다
거기엔 외부 요인도 있겠지만 스스로 지켜왔던 기준이 무너진 면이 큽니다
죄책감을 가지고 커뮤니티를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3. 안녕히 계세요
인사는 하고 가야할 거 같아서 글을 씁니다
그동안 시게에서 가장 생활을 많이 했기에 작별인사도 시게에 올리고 갑니다
이 글을 올리고 정리 좀 한 후 아마 곧 자정 전에 탈퇴할 예정입니다
원랜 오유 눈팅이나 하면서 다른 커뮤에서 활동하다가
어떤 일베ㅊ과 "일베나 오유나" 이야기로 시비가 붙었는데
저보고 오유 하는거 아니냐고 몰아붙이길래 말 나온김에 가입해버렸다가 3년이 훌쩍 넘게 흘러버렸네요
3년 5개월간 1067회 방문 찍은거 계산해보니 출석률 85%
그냥 핸폰 즐찾 첫번째에 놔두고 생활한 결과같네요
나름 오유인으로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남기고싶어서 닉도 1렙부터 시작했고
한 10렙까지는 올려야지 생각했었는데 겨우 2렙 찍고 포기하게 됐습니다
많이 아쉽지만 이쯤에서 접는게 맞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