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부탁 드린 말한마디란
우리 엽이 좋은곳 갔을거라는 한마디입니다.
가족들과 모두 동의 후에 엽이를 편하게 보내주기로 하고
10시 29시 10시 20분에 좋은곳으로 보내주었습니다.
2주전부터 거의 먹지 않아 설탕물을 타서 주사기로 입에 넣어줘야 먹고
뒷다리 두개를 쓰지못해 화장실도 마음데로 갈수없어서 제가 데려다주고 또 일볼수도록 뒷다리 잡아주었습니다.
나중에는 힘주는것도 힘들었는지 소변을 잘못보길래 아랫배부분을 마사지해주고 눌러줘야 일을 볼수있게 되었습니다.
편하게 일보라고 기저귀를 채워도 한사코 자기 화장실에 가야만 일을 볼정도로 엽이는 똑똑하고 깔끔한 아이였어요.
좋은곳으로 가기 4일 전부터는 몸이 안좋으니 잠도 못자고 계속 울드라구요. 밤에 못자니 낮에 자고 또 밤에 못자고
옆에서 간병하는 가족들도 힘들어했고 무엇보다 엽이도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먹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6kg나 되서 의사선생님이 살빼야된다고 말할정도였던 아이가 진짜 뼈만 앙상하게 남으니 미치겠더라구요.
28일에 오빠가 엄마한테 전화해서 엽이 상태를 묻기에 안좋다고 하니 바로 내려와 주었고 모두 동의하에 엽이를 보내주기로했습니다.
엽이를 보내주기로 한날 새벽에 엽이의 상태도 많이 안좋아져 경기를 하더군요. 누워있던 베개에는 피섞인 침이 묻어있고 다리가 불편해도
자기화장실 가야 일을 보던 아이도 이제는 누워서 변을 보고 아침에는 몸도 못가누고 눈도 못뜨더라구요
사실 엽이가 스스로 갈수있을때까지 잡고있고 싶었지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그게 내욕심이고 엽이한테 못할짓이구나 생각이들었습니다.
병원 갈 시간이 점점 다가오니 점점 차분해졌고 괜찮을거라 생각했지만 품에 안겨있는 엽이를 보니 진짜 내가 잘하는짓인가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간이 다 되어 아버지가 오시고 집을 나서기전 엽이를 안고 그동안 지냈던 집을 둘러 보고 병원으로갔습니다.
그 뒤에는 엽이는 무지게 다리를 건넜습니다.
하루밖에 안되었는데 너무너무 보고싶은 승엽아
니가 없는 집에 있으니 너무 고요하구나
어제 밤 자는데 니 발톱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안들리니 너무 이상했어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을때, 집에 돌아왔을때 니가 없는걸보고 얼마나 허전하든지...
넌 말은 할순 없었지만 그냥 옆에만 있어도 든든하고 너무 좋았어 진짜 널만난건 행운이였어
너 덕분에 우리 가족이 대화도 많이하고 집도 잘된거 같아 ㅎㅎ 정말 고마워
하지만 너에게 고마운 것도 많았지만 미안한것도 많아..
이발해준다고 귀찮게 하고 많이 놀아주지도 못하고 혼자있는시간도 많았고 산책도 조금밖에 못시켜주고
미안하다 그곳에서는 산 바다 뛰어 놀면서 좋은것도 많이보고 맛난것도 많이 먹으렴
집이 그리우면 얼마든지 와도 된단다 알았지? 가끔 꿈에도 좀 나와주고
진짜 우리엽이 잘생겼었는데 거기서는 여자친구도 만들어
그리고 부탁이있는데 사람이 죽으면 반려동물이 마중나온데
내가 비록 못난 누나지만 나와주지 않을래? 너무너무 보고싶거든
마지막으로 승엽아 우리 다시만날때까지 잘지내고 고맙웠고 사랑한다
긴글 읽어 주시느라 고생하셨구요. 두서없고 맞춤법도 많이 틀렸지만 너그럽게 봐주세요..
그리고 우리 승엽이 좋은곳 갈수있도록 명복 한번씩 빌어주시면 감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