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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 진보진영의 과제는 무엇인가?
“과거 참여정부 시절 여당이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하고도 개혁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에 대해 정부도 반성해야 하지만, 시민사회도 반성이 필요하다. 시민사회의 문제의식 속에 내재된 근본주의적 성향에 대한 점검·반성이 없이는 어떤 정부도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시민사회의 문제의식은 1987년 민주화 때 형성된 게 많은데, 30년이 흐른 21세기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더구나 과거 보수정부를 비판할 때와 같은 시각으로 현 정부를 평가하고 비판하면 어느 정부도 성공하기 어렵다.”
-시민사회의 30년 전 문제의식은 무엇인가?
“(진보진영은) 국가권력과 대통령이 의지를 가지면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0년 전에는 이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어쩌면 유일한 방법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정부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요술 방망이’를 갖고 있지 않다. 또 각 시민단체마다 자기 분야가 제일 중요하고, 한 발자국도 후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위배되는 정부의 행보는 모두 개혁 후퇴라고 비판한다. 정부의 정책 수단은 제한적이어서, 다양한 시민단체들의 요구를 모두 충족할 수 없다. 정부의 역할은 정책의 우선순위, 속도와 강도를 판단하는 것이고, 결국 선거에서 심판을 받는다.”
-시민사회가 재검토해야 할 구체적인 사안은?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란 세 바퀴가 같은 속도로 돌아가야 경제민주화에 성공할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이룰 수 없고 혁신성장이 필요하다. 현 정부의 지지자들은 소득주도성장은 반기지만, 혁신성장은 반대가 많다. 그 반대 그 논리가 지금도 유효한지 살펴봐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의 성공을 위해 혁신성장이 중요한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가 있는 사람에게 적용된다. 안정적인 고용 밖에 위치한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하려면 재정자금 투입만으로는 안되고 혁신성장이 성공해야 한다. 스타트업, 벤처 등 4차산업혁명 분야는 물론 기존산업에서도 새로운 경영혁신과 제품생산이 이뤄져서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다이내믹 코리아’의 전초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는 보수-진보라는 진영문제가 아니다.”
-합리적 진보의 기준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현실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사람은 자신의 제안이 현실조건 속에서 실현 가능한지, 환경 변화 속에서 지속 가능한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법을 고쳐서 개혁을 하자는 법률 만능주의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총선이나 대선에서 지면 바로 뒤집어질 수 있다. 천천히 가더라도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정위가 지난 1년간 현행법 하의 엄정한 법 집행, 그것으로 담을 수 없는 분야는 재벌의 자율적 개혁 유도, 그것으로도 미흡한 부분은 법·제도 개정이라는 세가지 개혁 추진방법을 결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최저임금 대책 등을 보고 정부의 사전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솔직히 현 정부는 1년 전 ‘개문발차’(차가 문을 열고 출발)했다고 봐야 한다. 번듯한 팀도 없이 공약을 급조했고, 인수위원회도 없었다. 정부 출범 한달 뒤에는 최저임금을 16.4%나 올렸다. 최저임금 인상 충격이 예상됐지만, 일자리 안정자금 외에는 제대로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안정적이다. 이제부터 성과를 낼 것이다. 1년 뒤에도 성과를 못내면 비판해도 좋다.”
-1년 간은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달라는 뜻인가?
“문재인 정부의 특수성을 감안해 달라는 것이다. 경제개혁 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지금의 경제구조는 수십년간 쌓인 것이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폈다고 해서 불과 몇달만에 성과가 나오기 힘들다.”
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705160622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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