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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카카오스토리를 보니 친구랑 후배들이 하나같이 누군가를 추모하더군요.
이때까지 저는 누가 죽은지는 모르고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지 힘내라 라고 덧글을 썼는데
후배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형 덧글보고 전화드렸는데 소식 못들으신거에요?"
"무슨 소식?"
"ㅇㅇㅇ누나 죽었대요."
"아니 걔가 갑자기 왜 죽어."
"몰라요 ㅇㅇ대교에서 자살했다고 하더라구요. 장례식은 일요일 2시 30분에 했구요. 학교 선배님들이랑 선생님들도 다 오셨었어요"
친하던 애는 아니었지만 알던 애였고 죽었다는 말을 들으니 새삼 충격이었습니다.
그것도 하필 자살이라니까요.
매일 서글서글 웃고 사람들한테 붙임성 좋고 성격도 밝고 대회같은데서 맨날 메달도 가져오던 애였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자살할 이유가 없는 애였는데 갑자기 자살했다니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학교에서 왕따아닌 왕따로 살면서 친구들하고 인사도 제대로 안하고 지내다 자살하고 싶다고 생각할 즈음
걔가 밝게 인사를 해 준 덕분에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정작 저는 걔가 죽는걸 막아주지 못해서 미안하기 그지없습니다.
거의 일주일이 지나서야 글을 씁니다.
오늘 식당이모에게 그 애에 대한 이야기를 또 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무슨 코치인가 뭔가였는데 그 다리를 울면서 지나가고 있었다고.
식당이모 남편이 차를 몰고 가다가 쟤 왜 저렇게 울면서 다리를 건너나 가뜩이나 사람많이 죽은 다리인데 말려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을 했답니다.
잠시 밭엘 갔다와보니 경찰차와 구급차가 서있고 사람들이 몰려있었다고 합니다.
친구가 죽어서 장례식을 하던 일요일. 아직 아무것도 모르던 그날.
저는 아침부터 축 처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유도 없이 가슴이 짠하고 기운도 빠지고 일 할 의욕도 나지않아 멍하니 창 밖만 보고 있었는데 친구는 그 시간에 어두운 관 속에서 누워있었구나.
누워서 슬픈 곡소리를 듣고 있었구나.
내가 하루하루 알바 그만둘 생각을 할 때에 친구는 삶을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슬픕니다..
친구가 뛰어내린 그 순간에 얼마나 후회를 했을지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파요.
친구는 나를 살려줬는데 나는 친구를 살려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서 더 아픈것 같아요.
친구야. 잘 가. 가는 길은 힘들지 않길 바라.
다음생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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