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생각하는 개혁 속도를 정부가 생각하는 개혁 속도보다 더 빠르게 설정할 수 있는 당대표가 필요하다. 당이 생각하는 개혁 속도가 정부가 생각하는 개혁 속도보다 느리다면 당이 정부 정책을 제대로 뒷받침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당이 생각하는 개혁 속도가 정부보다 빠르다면 즉 정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개혁에 나선다면 당정 협력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또 그렇게 할 때만이 원활한 당정 협력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당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당이 생각하는 개혁 속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라 생각한다.
물론 개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한 때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그 주체는 청와대가 되어야지 당이 되어서는 안된다. 즉 당이 생각하는 개혁속도를 정부보다 더 빠르게 설정한다는 것은 개혁의 운전대는 청와대에 맡기고 당은 개혁을 뒷받침하는데 충실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김부겸, 박영선, 김진표 의원 같은 분들은 당대표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분들은 상대적으로 느린 개혁을 주장하는 분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대표보다는 내각에서 활약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또 최재성, 전해철 의원 같은 대통령의 복심이나 측근으로 불리는 분들도 마찬가지로 당대표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의 역할은 당정 협력을 이끄는 것이며 당이 정부에 예속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뿐 아니라 국민 여론을 정책에 반영하고 때로는 정부 부처를 질타하는 등의 역할도 해야한다. 즉 당대표는 국민과 지지자들의 여론을 가장 먼저 살펴 개혁의 동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측근인 이분들은 당대표보다 청와대나 내각에서 일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앞서의 조건에 맞는 분으로는 역시 이해찬 총리를 들 수 있다. 적극적인 개혁을 주장하는 분이고 총리를 지낸 행정가이고 다선 의원이고 대선 경선에도 참가한 비중 있는 정치인이다. 단점은 개혁을 강조하는 분으로서 야당으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아왔고 그것을 보면 당대표가 되면 이전처럼 야당의 많은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이해찬 의원을 당대표로 선출한다면 이에 대한 각오도 필요할 것이다.
두번째로는 우원식 의원이다. 참여정부의 아쉬운 점으로 민생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을 들고 실제로 당내에 을지로위원회를 만들어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온 분이다. 또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 혁신위원이었고 문재인 정부 첫 해의 원내대표였다. 민생 문제, 혁신, 야당과의 관계에서 경험과 실적을 쌓았다. 단점은 대선주자급의 정치인은 아니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세번째로는 추미애 대표의 연임이다. 위의 두 분처럼 적극적인 개혁을 주장하는 분이다. 특히 추미애 대표가 퇴임한다 하자 친문 대 비문의 갈라치기 공세가 있는 것을 봐도 이분의 가치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대표 연임은 전례가 없지만 플랜B 정도로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부대표 제도를 도입해서 당대표가 임기 1년의 부대표를 임명하는 방식으로 당대표의 단점을 보완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