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게시판에서 총수가 뜨겁운 감자인것 같길래 몇자 적어봅니다. (주진우는 논의에서 제외했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정치적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총수는 항상 진보의 외연확장에 힘을 써왔습니다. 정동영 이후로 씨가 말랐던 진보대권주자들의 발굴(?)에 힘써왔죠. 그렇기에 일단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은 자신의 스피커를 활용해 덩치를 키워주고자 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경향성은 2012년 대선이 끝나고 난 후 더욱 짙어졌습니다. 단일 후보만으로는 외연확장이 힘들다는 것이 숫자로 나타났기 때문이죠(이는 개표부정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접근합니다.) 때문에 문프를 기준으로 좌우를 가리지 않고 일단 "범진보"로 분류되는 인물들중 가능성(실질적 가능성과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인물들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피커로 불러들입니다. 결국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사람이 경쟁자들의 표를 흡수할 수 있을거라 기대하면서.(김어준식 고독 만들기...)
이러한 공학적 기획력은 우파진형에는 묘한 방식의 테러로 작용합니다. 총수의 스피커에 나가는 오른쪽 선수들은 인지도를 얻는 대신에 총수가 만들어낸 프레임안에서 판단되고 그렇게 사그러집니다. 뉴스공장등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인물들의 끝이 좋지 않은 이유는 인기를 댓가로 독이 든 콜라를 드링킹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스워진 정치인은 설자리를 잃어갑니다. 그럼에도 김어준의 달콤한 제안을 거절할 수는 없죠. 그게 총수가 가진 기획력의 힘입니다.
여기까지 이해한다면 과거(문프 당선 이전)에 누구를 얼마나 불렀는지는 결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이읍읍에 관한 태도는?
저는 총수가 최근 보이고 있는 미지근한 태도 역시 위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차기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차기는 이낙연이나 김경수가 될것이다라는 낙관적 전망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많은 인재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작년 경선 인재풀에서 이미 한명은 탈락하고 말았습니다.(안지사) 결국 남은건 박원순 시장과 읍읍이 두명이죠. 저는 이낙연 총리와 김경수의 현재 위치는 객관적으로 2012년 경선전 문프의 위치 정도로 판단합니다. 때문에 버릴 카드일 지언정(읍읍) 일단은 "일정 시점까지"는 끌고 가서 "사용 후 버린다"는게 총수의 판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굳이 친분으로 읍읍이 편을 들었다고 하기엔 총수가 보여주는 문프에 대한 선명도와 그간의 행보가 조금 더 피카츄의 배를 만지게 합니다. 의뭉스러운 점이 한때는 장점이었던 사람이 총수이기도 합니다.
제가 총수를 이렇게 판단할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총수를 언론인이 아닌 정치자영업자에(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 사람한테 중요한 것은 결과이지 과정이 아니니까요. 이제까지는 우리들이 하나의 적을 마주하고 있었기에 그 과정에 잡읍이 없었습니다만 정권재창출이라는 상황 안에서는 목적은 같지만 과정에 대한 요구가 다르기에 당연히 이견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토론이 너무 격화되어 돌아올 수 없을만큼 멀리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너무 멀어지면 "누구들"이 원하는대로 갈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물론 저는 저희 문파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격렬한 토론 뒤에 더 단단해져 날카로운 목소리로 문프의 장도(그전에 전당대회)에 힘을 보태줄것을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