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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istory_1076
    작성자 : 눈비비고
    추천 : 10
    조회수 : 1902
    IP : 122.128.***.43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1/04/30 03:08:34
    http://todayhumor.com/?history_1076 모바일
    손원일 제독과 한국 해군
    http://cheonji.egloos.com/4992547
    출처입니다.

    1908년 생. 해방 후 창설된 대한민국 국군에서 몇 안 되는 독립군 출신입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국립중앙대학 항해과를 졸업하고 중국 해군의 국비유학생으로 독일에서 3년간 수학하였다고 합니다.

    해방 후 해군의 모체인 해방병단을 창설했습니다.
    이 때 당시 해군의 손에 있던 것은 일제가 남기고 간 고물배 몇 척. 영해를 지키기는커녕 쏠 포탄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군의 배를 구하기 위한 성금이 시작되죠. 장교는 봉급의 10%, 간부는 7%, 하사관과 수병은 5%를 매월 군함건조기금으로 내 놓고, 해군부인회에서는 바자회로 기금을 모으고 일반 국민들도 그 못 살던 시절에 성금을 보탭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만오천달러.

    1949년 9월, 손원일 제독은 경무대에 들어가 군함 구매계획을 보고합니다. 이 때 이승만 대통령은 봉투 하나를 제독의 손에 쥐어주죠. 거기에는 사만오천달러가 들어 있었습니다. 총 육만달러.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10월 1일 손원일 제독은 미 해양대학교로부터 퇴역 초계정(PC-823)(450톤급)을 만팔천 달러에 입수합니다. 이렇게 남은 것은 약 4만 달러죠. 백두산함을 한국으로 보내고 샌프란시스코로 갑니다. 여기에는 미국이 쇼 미 더 머니로 찍어낸 수많은 퇴역 군함들이 있었습니다. (현재 한국도 이런 배무덤에서 참수리 등을 모아놓고 후진국에 팔고 있습니다) 여기서 손원일 제독은 2300톤급 PF(다목적 호위함)급 함정을 봅니다만... 이게 척당 5~6만 달러 -_-; 거기다 미국에서는 PF급 이상은 정부에서 관리한다며 안 팔죠. 낙심한 손 제독. 그런데 저기에서 전제가 있죠. "정부에서 관리" 그렇다면 정부에서 관리하지 않는 배도 있나요?

    있죠. 민간업자가 파는 PC급 합정들이 있었습니다. 소개장을 받은 손 제독은 미국 서해안의 산 피에트로 항으로 갑니다. 이 선주들은 유태인이었습니다. 유태인의 장사속이야 알 만 하죠. 오히려 조금 바가지 써도 잘 했다 할 정도였는데요. 선주는 이만달러를 요구합니다. 이에 손 제독은 만달러로 깎아 버리죠. -_-; 누구는 땅 파서 장사하냐고 안 판다고 하는데 만이천에 세 척 사겠다고 흥정을 해 버립니다. 그리고 여기에 예인비도 공짜 (...) 선주가 요구한 건 척당 천 달러였죠.

    이렇게 만팔천달러 샀던 배를 만이천달러에 세 척을 사고, 600KM 이상을 한 푼도 안 들이고 끌어 온 거죠. 1950년 3월 21일, 손 제독은 한국에서 인원을 불러서 배를 수리합니다. 이 때 손 제독은 투 스타. 소장이 직접 배에서 먹고 자면서 수리를 한 겁니다. 거기다 부속품도 깎았죠.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처음에 산 PC-701 백두산함, 702 금강산함, 703 삼각산함, 704 지리산함입니다.

    이 백두산함은 6.25 전쟁 발발 직후 해상을 순시하다가 북한의 특공대가 탄 수송함을 격침합니다. 한국군 최초의 해전으로 500명 이상이 타고 있었다고 하며, 한국의 남부지방에 상륙해 후방을 교란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우연이긴 했지만 이걸 성공적으로 막은 거죠. 제대로 포 쏘는 연습도 못 했고, 무장도 영 아닌 상황에서 공격하기를 꺼리다가 공격했다고 합니다.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하네요.

    이후 미국 등의 해군이 오면서 제해권은 확실히 잡게 되었고, 손 제독은 인천 상륙작전에서 영흥도와 덕적도를 탈환하게 됩니다. 그리고 직접 소총을 들고 한국 해병대의 상륙작전을 지휘하죠. 다시 말하지만 이 분은 그 때 장군이었습니다. 한국전쟁 전체에서 비교할 만한 예는 백선엽 장군 뿐이었죠.


    이렇게 백두산함은 1000톤도 안 되는 작은 배였지만, 한국 해군의 시작으로 큰 공을 세웁니다. 그 중심에는 손원일 제독이 있었죠. 그 이후 한국 해군은 육군 위주의 정책 때문에 발전이 더뎌집니다. 하지만 꾸준히 해군 강화를 내세워서 결국 96년에 만재배수량 3800~3900에 이르는 DDH-971 광개토대왕함이 첫 선을 보이죠. 한국 해군이 처음으로 만든 3000톤급 이상 구축함입니다. 미국에서야 호위함으로 분류하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_-;

    그리고 그 후 약 12년만에 한국 해군은 최초의 이지스함인 DDG-991 세종대왕함을 취역하게 됩니다. 기준 배수량 7650톤, 만재 배수량은 일단 만 톤이라는데 그보다 더 높게 잡아서 순양함급으로 잡는다는 카더라도 있더군요.
    이렇게 한국 해군은 50년에 450톤급 백두산함을 얻은 후 60년만에 일만톤에 이르는 이지스함을 확보하게 됩니다. 90년대만 해도 배가 작아서 큐트 네이비, 귀여운 해군이라는 별명을 들은 한국 해군이 이렇게 성장한 거죠. 덕분에 전쟁 소설은 새로 나올 때마다 해군에 대한 설정을 바꿔야 했죠. -_-;

    그 시작에는 손원일 제독이 있었습니다. 한국 해군사에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이름으로 214급 잠수함의 1번함이자 네임드쉽이 됩니다. 52년 그는 중장, 쓰리 스타로 예편했지만 56년까지 국방부장관을 하기도 하며 서독 대사를 지내기도 했죠. 그리고 1980년 돌아가셨습니다.

    한국군 역사를 살펴 보면 이렇게 악착 같이 선진국들에게 뜯어 낸 역사가 많습니다. 에 주로, 아니 거의 미국이었죠. -_-; 그렇게 고생하신 분들에 의해 이렇게 강력한 군대로 성장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존경심이 드네요.


    스페로님의 연재를 보다가 문득 손원일 제독 얘기가 떠올라서 올려봅니다 ^^

    P.S : 출처에도 나온 말이지만, 이렇게 악착같이 돈 깎고 얻어내려고 했던 군함은, 6.25 전쟁 후 미국이 무상으로 기어링급을 잔뜩 주면서 해결됩니다. -_-; 이후 광개토대왕급 등이 나올 때까지 이들이 해군의 주력으로 오랫동안 활동했죠.

    아래는 현 해군의 최고함인 세종대왕함입니다.
    눈비비고의 꼬릿말입니다
    역사는 역사를 위하여 역사를 쓰는 것이고, 역사 이외에 무슨 다른 목적을 위하여 쓰는 것이 아니다. 자세히 말하자면, 사회의 유동상태와 거기서 발생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쓴 것이 역사이지, 저작자의 목적에 따라 그 사실을 좌지우지하거나 덧보태거나 혹은 바꾸고 고치라는 것이 아니다.

    가령, 모호한 기록 중에서 부여의 어떤 학자가 물리학을 발명하였다든지, 고려의 어떤 명장이 증기선을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문자가 발견되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신용할 수 없는 것은, 남들을 속일 수 없으므로 그럴 뿐만 아니라, 곧 스스로를 속여서도 안 되기 떄문이다.
    - 조선상고사, 신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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