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왜 하느냐"는 저의 물음은 "왜 생각을 하느냐" 와 동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철학없이 사는 사람, 즉 생각없이 사는 사람을 불쌍히 여김과 동시에 부러워 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이성뿐만 아니라 남의 이성까지 죽입니다. 스스로를 동물과 같은 선상에 놓습니다. 저는 동물과 인간의 우열을 정하려는게 아닙니다.
다만 생래적으로 가진 이성이라는 수준의 책임을 지지않고 회피하며 버리려고 하는 태도에서 안타까움을 느끼며, 이러한 태도에서 나오는 본능적 쾌락의 만족, 순간적 편함의 안주가 부러울 뿐입니다.
하지만 여기 철학게시판은 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오는곳, 즉 생각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생각함을 포기한 사람이 아니라면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왜 나는 생각을 하는가?
철학의 목적을 대부분이 진리추구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명백한 진리라도 나와 우리, 세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묻어두는게 옳다고 봅니다. 그 진리는 가면을 쓴 신기루일 뿐이니까요.
솔직히 진정한 진리가 있다면 그것을 부정하려해도 부정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일 겁니다.
한마디로 우리들 입에서 이것이 진리라며 나오는 헛소리들은 전부 진리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말따위 할 필요없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것. 그게 진리 아니겠습니까?
'존재하는 것은 있는 것이다', '생명은 죽는다' 이딴 말은 굳이 할필요가 없을 뿐더러 해서는 안됩니다. 진리가 말로 변형되면 퇴색되고 오류가 생깁니다.
당연히 당연한걸 말이나 글로 표현하면 그 재료(말, 글) 속에서 '존재하는 것은 없는 것이다', '생명은 죽지 않는다' 이딴 모순적인 오류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와는 다르게 '남에게 해를 가해선 안된다', '자식이라면 효도를 해야한다' 이러한 모든 진리탐구와 물음에는 절대적인게 없습니다.
상황, 배경, 환경, 개인의 특징, 성향 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것은 상대적인 진리입니다. 이러한 진리탐구는 주로 관습의 논쟁에서 법으로 종결됩니다.
도덕또한 다를바 없습니다.
종교에서의 진리는 사후입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것들은 사후를 모르기에 종교의 진리는 믿음에 매달린 희망입니다.
살아있는 것들의 진리는 사후가 아니라 삶을 놓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왜 나는 생각을 하는가"의 제 자신에 대한 저의 물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물음으로 전환됩니다. 물론 다른 분들은 다를수도 있겠지요.
이 물음의 전환은 이상의 뜬구름에서 현실의 땅을 밟는 것처럼 의미있는 일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이런 물음이 떠오른 근본적인 이유는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비난과 무시를 가하는(아마도 군중으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고 있을) 가학적 성향의 분들 때문입니다. 철학게시판이라고 해서 물론 모두 철학(생각)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오는 것은 아니겠죠. 제가 가급적이면 피하고 싶어하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아무 생각없이 그저 흥미거리를 찾기위해 마우스 클릭과 키보드 타작으로 너무나 쉽게 철학이라는 감투를 쓸수 있습니다.
생각(철학)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생각은 인간의 족쇄와 같기에 그들은 가끔 모순된 짓을 저지릅니다.
이제야 제가 하고 싶은 말의 결론이 나오네요. 윗글들은 운동이 부족한 제 손가락 운동의 결과였습니다.
결론은 폭력성에 대한 것입니다.
철학의 대상은 모든 것입니다. 그 중에서 우리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죠. 그 중 하나가 사람입니다.
필로소피. 철학엔 사랑이 빠져서는 안됩니다. 지혜를 사랑하라는 것인지, 지혜로 사랑하라는 것인지는 몰라도 철학의 중심에는 관심, 사랑이 있다는건 확실합니다.
인간이 하는 철학의 대상에 인간이 빠진다는건 생각없는 사람들의 발상이겠거니와 철학의 대상으로 인간을 삼았는데 인간에게 관심과 사랑이 없다는건 생각없는 사람들에게 채워진 족쇄적 생각의 발상입니다.
철학사상의 깊이는 남이 파주는게 아니죠. 스스로가 하는겁니다.
자기 생각은 없으면서 남의 생각에 갈증을 가지고 있는 분들 바닷물 마시는 겁니다.
생각에도 단계와 순서가 있을 것인데 남이 한 논리적이고 멋있는 생각의 부분들만 흡수해서 자기거인척하면 안됩니다.
밑바닥 다 보입니다.
보이세요?
저는 깨진 거울의 작은 파편입니다.
의미없는 반대 버튼 누르시는 분들
개소리라며 무시하거나, 개소리 내시는 분들
깨끗한척, 똑똑한척, 우월적인척 하시는 분들
분위기, 대중에 휩쓸리는 분들
생각없는 분들
생각하는척 하는 분들
생각하는 분들 등
소중한 모든 분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