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육아게에 다시 글을 씁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기는 일상의 일들을 적어야지 하면서도 쉽게 시간이 안나네요.
어제 일을 대화체와 주관적시점으로 서술하고 다시 선을 그어서 객관적시점으로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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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애엄마에게 메신저로 연락이 왔다.
[&&이(딸,초2)] - 게시판 특성상 이름은 &&으로 양해바랍니다]
애엄마 [27.10.15 15:18]
&&이 실내화 가방 잃어버렸대
울면서 전화왔어
가방에 운동화도 들어있는데
암튼 그랬어 가방일아 신발 못찾으면 다시 사면되니까 속상해 하지말라고 했어
......
잠시 머리속이 하얘졌다.
첫째는 울면서 전화가 왔다는것, 둘째는 전에도 몇번 잃어버렸지만(물론 금새 스스로 되찾아왔다)
울면서 왔다는건 확실히! 잃어버렸다는것을 알았다.
[어디서 잃어버렸어?][실내화말고 운동화를 잃어버린거야?]
[방과후 교실로 컴퓨터교실을 갔는데, 끝나고 신발을 갈아신지 않고 갔다가 되돌아가보니 없어졌나봐]
화가 났다. 전에도 가끔은 실내화가 편하다는 이유(?)로 그걸 신고 그대로 피아노 또는 태권도 학원을
가거나, 비오는날 우산을 잃어버리거나 (우산 잃어버리는건 혼내지는 않는 편) 하면 가끔 주의를 주었지만
이번엔 본인이 꽤 마음에 들어하는 운동화를 사준것이고, 내년 여름까지는 신어라 라고 했던 신발이기 때문이다.
애엄마에게 잃어버린것을 다시사준다고 한것은 잘못된것이고, 그걸로 위로를 성급하게 한것에 대해 나무랐다.
내가 퇴근하고 집에 가서 관련 내용을 들어보고 그것에 대해 혼나야하는것은 혼나야 하지 않겠냐 라는 생각이었고,
애엄마 역시 그부분에 동의했다.
문제는.. 잃어버린것에 대해 해결을 해야했다.
애엄마가 컴퓨터교실선생님과 통화를 해보았고, 못찾겠다라는 답변과
내일부터 담을것(신발주머니),신을것(운동화)를 사줄것이냐, 아니면 잃어버린것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질것이냐를 결정해야 했다.
1차 임시결정은 비닐봉지 또는 종이봉투에 실내화를 가지고 이번학기까지 다니게 해야하느냐 라는것과
내일이라도 스스로 찾으려는 노력을 보인다면 주말에 다시 사주는것을 생각해보기로 애엄마와 의견을 나누었다.
나는 전단지를 만들어줄테니 그것을 가지고 학교에서 스스로 찾는방법을 제안했고
애엄마는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데 아이가 챙피해하고 그걸로 놀림을 받으면 견딜수 있냐라는 말을 했다.
애가 놀림을 받게 하기위함이 아닌, 본인의 물건을 잃어버린것에 대해 책임과 행동이 따른다는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며
그렇다고 애를 망신을 주려고하는것이 아니다라는것을 다시 한번 강조해주고 프린트를 하나 했다.
오후 느즈막, 애엄마가 다시 메신저로 연락이 왔다.
[찾았어]
[&&이가 찾아온거야?]
[아니, 친구중에 늦게 나온애가 &&이 물건인걸 알고 있어서 잃어버리고 가서
줄려고 따라나왔는데, 없어서 집에 가지고와서 걔엄마통해서 연락이 왔어]
조금 안심은 되었다.
[&&이도 내용은 알어?]
[아니, 어떻게할까?]
[우선은 알리진말고 내가 집에 들어갈때 들어서 받아갈께. 고맙다고 전해줘]
아이의 동네 친구들, 그리고 그 엄마들은 평소 자주보고 연락을 하니 아이들도 서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흘리면 챙겨주고 하는게 있던게 도움이 된 모양이다.
*주: 대신 가지고간 아이는 아직 휴대폰을 안사서 울 아이에게 연락할 길이 없었다.
친구아이네 들러서 감사의 인사를 하고 내 백팩에 넣은후 집으로 향했다.
집에 오기 전까지 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해야할지, 그리고 훈육에 대해 몇번의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초인종을 눌렀다.
평소엔 내 발걸음 소리, 또는 초인종 소리만 나도 반갑게 소리지르며 뛰어나오던 아이가 문을열고
들어가니 눈을 슬쩍 맞추고는 풀이죽어 있었다.
옷을 갈아입고, 큰애와 둘째(유딩,남아6세)를 불러서 식탁에 앉았다.
"&&이가 오늘 어떤 실수가 있었는지 이야기할 수 있겠니?"
대화의 진행이 가능한지 먼저 내가 말을 꺼내니, 아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다가 큰 호흡을 한번 하고는
말을 어렵게 꺼냈다.
"내가... 어.. 이래저래.. .. 이랬는데.. 이래서 다시 가보니까 없었어.."
애엄마에게 들은 내용 그대로다.
둘째놈은 이게 뭔상황인가, 계속 나와 누나를 번갈아보며 상황을 파악중이었고,
본인도 왜 내가 옆에서 같이 앉아있어야 하나를 고민하는 눈치였다.
"흐음... 우선 ##이(둘째놈)도 같이 앉으라고 한것은 그저께 가장 좋아하던 캡틴아메리카 레고 장난감을 너도
잃어버렸고, 누나는 오늘 운동화와 실내화주머니를 잃어버렸기때문에 이야기를 하려고 앉으라고 한거야"
둘은 이해한다는듯고개를 끄덕였다.
나 : "&&이는 잃어버렸을때의 감정은 어땟는지 이야기 해볼래?"
큰애: 잠시 생각하더니.. "너무 놀래서 아무생각이.. 안났고... 그리고 잃어버린걸 못찾는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슬펐어"
나: "아빠가 그이야기를 들었을때 엄마와 아빠의 마음은 어땟겠니?"
큰애:"화가 많이 났을거 같아요"
나:.. 음.. 그래 물론 화는 났지만, 그렇다고 너에게 소리지르거나 때리거나 하진 않을거야.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잃어버릴수 있는거야. 하지만, 너는 이미 몇번의 주의를 주었고
그걸 알고 있었는데, 실수를 한거라서 지금 이야기를 하는거야.
둘째:"다시사면된다고 생각했어" (윗 질문에 대답)
나: "흠.. 다시 사는건 아니라고 생각해. (둘다 고개끄덕) 너네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헤지거나, 부셔지면 고칠수 있고
사줄수 있지만, 잃어버린것에 대한 책임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겠니? (둘다 고개 끄떡)
그럼, 책임이라는것은 어떤건지 내일부터 어떻게해야할지 말해줘
큰애: 앞으로 잃어버리지 않고 조심할게요. (둘째: 나도)
나: 아빠가 듣고 싶은 대화는 조심할게요는 아니야. 자기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해야하는건 당연한거지.
아빠가 말하는 책임이라는것은 너가 잃어버린것에 대해 되찾으려고 하는 노력을 하느냐가 있어야 한다는거야.
이렇게 말하니, 아이는 이미 포기한 물건에 이미 찾아보는 노력도 했기에 더이상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듯했다.
그래서 나는 식탁에서 일어나서 내 백팩에서 아까 프린트해온 물건을 꺼내서 아이에게 주었다.
나: 너가 이것을 가지고 컴퓨터교실과 학교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찾는 노력을 해줄수 있겠니?
만약 너가 이게 창피하거나 말을 꺼내기 어렵다면 아빠는 하라고 하진 않을거야.
아이는 프린트물을 보자, 눈물이 글썽이던것이 사라지고, 얼굴엔 희망이 조금 생긴거 같았다.
큰애: 내일 이걸 들고 찾아 볼게요. 창피하지 않아요.
(평소 아이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라서 내심 걱정을 했는데, 자신있게 말하는 모습에
사실 조금 울컥해서 ..한 1분여 말을 못했다)
둘째 녀석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도 돕겠다고 했다.
나: 그래, 너가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한게 책임이고, 또 다른건... 다시 사주기 어렵다는거다. 이해하니? (고개끄떡)
쇼핑백에 넣어서 실내화를 가지고 다니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고, 다른거 신던 운동화를 다시 신어야 한다.
(아이는 안다는듯 입술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끄떡였다)
하지만, 아이 얼굴은 눈물은 사라지고, 불안함이나 두려움이 아닌 해결방법이 생겼다는것에 안도의 표정이었다.
나: &&이가 본인의 실수를 빨리 인정하고, 혼자서 그것을 숨기지 않고 엄마나 아빠에게 이야기를 바로 해주었고,
다시 되찾으려는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하니, 이번 분실건에 대해서는 너가 찾아본거로 인정하겠어
큰애는 무슨말이가 어리둥절해있었다.
나는 다시 식탁에서 일어나 내 백팩에서 신발주머니와 운동화를 꺼냈다.
그것을 본 아이는 안도의 표정과 찾았다는 표정이 교차하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이의 우는 모습에 나도 어쩔수 없이 눈물이 나지만 겨우겨우 참았다)
아이를 불러서 안아주니 "아빠 죄송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라며 대성통곡을 했다.
둘째놈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옆에서 춤을 춘다.
나: &&이가 잃어버린것에 대해 빠른 대처를 하기위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찾아올수 있었어.
아주 잘한거야. 하지만 다음에 또 잃어버리면 못찾을수 있어. 조심하자.
아이는 금새 울음을 그치고, 그제서야 쇼파에 있던 애엄마에게 다서 안긴다.
애엄마는 모든 기승전결을 지켜보고나서 아이에게 말을 한다.
"엄마가 속상한건, &&이가 물건을 잃어버린것이 속상한게 아니라, 너가 울면서 전화했을때
그옆에 아빠나 엄마가 바로 달려가주지 못한것이 속상한거란다. 앞으로도 가족은 서로 힘들거나
속상할때 같이 나눠줄수 있는게 가족인거야, 알겠지?"
라고하니 아이는 강아지새끼마냥 엄마품에 파고들어 뒹굴 거린다.
그제서야 모든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니.. 내가 웃으면서
등긁는것을 들고 짐짓 휘두르며 "이제 혼내야지. 발바닥 몇대를 때려줘야하냐~?" 하니
큰애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한쪽 발을 들고 "한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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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을 재우고나서 애엄마와 이야기해보니 큰애가 집에 들어오는 표정이 너무 밝고 흥얼거리길래
"넌 물건 잃어버리고 뭐가 그리 즐겁냐" 하니까 어떻게 해 잃어버린걸 ㅎㅎ. 해서
"너 아빠한테 말했어" 하니.. 아이가 "아니... 아.. 왜...?"
"그럼, 잃어버린걸 다시사거나, 어떻게 하든 아빠가 알텐데 말을 안하니?"
"아.. 그렇지.." 하며 풀이 죽더란다..
하지만, 금새 밝은 표정이 되서 아빠오기전엔 책도 읽고 하면서 즐겁게 지냈더라는 후담...
나 귀가시간 30분전부터 우울해지더니 풀이죽었다라는...
*애둘다 엄마성격을 닮아서 아주.. 밝은편..
2* 분실물 프린트는 일주일간 아이책상앞에 붙이기로 서로 협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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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든게 아이가 실수를 했을때 어떻게 훈육하냐는 문제입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실수는 누구나, 그리고 항상 존재하는 부분이라는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아이가 두려워하는것은 실수를 하고나서 부모의 행동과 대처방법인데요.
1. 화부터 낸다
2. 분실한것에 대한 책임으로 상관 없는 혜택가지 몰수& 강요를 한다
(컴퓨터 사용금지, 스마트폰 압수, 무슨무슨약속 지키기 등등)
3. 괜찮다 라고 하고 다시 산다.
4. 남탓을 한다 (가져간놈이 도둑놈, 모두가 나쁜애, 우리애 착한애)
어려서부터 일상적으로 대하는 여러형태의 부모행동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집에 귀가하기까지 여러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결론이 어느게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우리가 통상적으로 말하는 내 아이가 귀하다면 남의 아이도 귀한것이니 남탓할게 아니라
결국, 잃어버리고 실수한 내 아이의 문제점을 찾아 [가족] 이라는 구성원이 해결점을 찾는게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위상황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이 아이가 상황을인지하고 내 부모가 나를 혼내는(?)게 때리거나 화를 내는게 아니라
내 실수를 지적해주고, 그것을 앞으로 보완해주는구나 라는것을 인지하게 된게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이번일처럼 아이가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마음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한다는게 참으로 힘듭니다.
애엄마도 옆에서 보면서 내가 더 엄하게 꾸짓을수 있던 부분에서 아이의 모습에 말을 못하고
눈물을 참는걸 보고, 너무 웃겼다고( 뭐냐고?! -_-;) 합니다.
아이들은 실수를 합니다.
그리고 그걸 대처해주는 부모 역시 간단한 방법을 택할것인지, 아니면 여러 시물레이션을 돌려서
할것인지를 찾아보는것도 좋을거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결정하는것중 쉬운것이 있습니다.
내부모가 나를 키우면서 어떤 행동을 한것이 내게 상처가 되었는지,
아니면 행복한것이 었는지를 생각하고, 내 아이의 행동을 보고 내 부모처럼 할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해라.. 라는것을.. 제가 존경하는 분이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졌네요. 양해바랍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오탈자 있어도 이해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