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인즉슨 서점에서 일베의 사상이란 책을 봤다. 서평 얼핏보니 일베 옹호 글인것같던데 저런 책이 어떻게 팔리냐-라는 것이었는데. 베스트로 올라온지 얼마 되지 않아 수많은 지적, 일베 옹호라기보단 분석에 가깝다 라는 댓글들이 달렸지요. 저 역시 그 중 한 명이었고요.
그런데 제가 안타까운 것은, 비슷한 내용의 글이 빈번하게 보이나 사실 '일베의 사상'이란 책은 상당히 일베에 대해 심도있는 분석을 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사상'이라는 단어 하나로 인해 '일베 옹호글이다! 잡아 족쳐라!'와 같은 반응이 주가 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일베를 싫어합니다. 오유저이기 이전에 광주에서 나고 자랐으며, 덕분에 대학&군대에서 못들을 소리 많이 듣고 심지어 면전에서 ㅇㅂㅊ에게 '7시국 순수혈통' 운운하는 소리를 들은 사람입니다. ㅇㅂㅊ의 ㅇ자만 들어도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는, 저보다 일베를 더 증오하는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저는 이 책을 읽고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일베라는 괴물의 전체를 잡아낼수는 없었지만 어느정도 윤곽은 보여줄수 있었다. 그것이 일베의 사상을 완독한 저의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사상이라는 제목 하나로 인해 이 책의 가치가 재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봤자 사람들이 읽지 않고 오해가 앞선다면 그 책은 죽은 것이나 다름 아닐까요. 그러한 현상이 가슴아플 뿐입니다.
그래서, 비록 부족한 솜씨지만 일베의 사상에 대한 강독을 한번 해볼까 합니다. 제 기회를 통해서, 이 책에 대한 오해가 풀리는 것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가지고 널리 이야기를 주고받았으면 합니다. 그것이 일베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한번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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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독에 앞서)나는 왜 일베의 사상을 질렀는가?
저에게 일베란 ㅈ같으면서도 미스테리한 존재입니다. 뭣같은 이유는 앞에서 말씀드렸으니 다들 아시겠고, 미스테리한 이유는 바로 그치들의 행동원리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까지 빈번하게 터져나오는 여러 비윤리적 사건은 물론, 50년 전부터 써먹어서 식을대로 식은 떡밥인 빨갱이를 그렇게 자기들끼리 재미있게가지고 노는 것을 보는 저의 느낌은 동물의 왕국을 볼때 느껴지는 생명의 신비와 비스므리한 것이었습니다. 대체 무슨 약을 빨면 저런 행동원리를 가지고 행동하는가? 그 궁금증이 바로 지름신 강림의 첫번째 이유였습니다
또한, 일베를 이야기할때마다 나오는 주장인 '일베 폐쇄론'이나 '개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에 대한 찝찝함이 이 책을 사게 만들었습니다. 만약 정말로 일베를 광고만 받으면 창조경제가 될 수 있는 사이트 warming.co.kr로 옮긴다고 칩시다. 그럼 과연 ㅇㅂㅊ들이 전부 현실로 돌아올까요? 변희재의 수컷닷컴이 그 좋은 반례가 아닐까요. 그리고 '개에게 먹이를 주지 맙시다'... 이건 제가 경험으로 얻은 교훈이 있기에, 한번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일베 이전, ㅇㅂㅊ이 디시 정사(정치-사회 갤러리)충이던 시절, 저는 셋째형과 정사충을 화두로 토론을 했습니다. 나이에 비해 식견이 있어 토론을 하면 형의 의견을 바탕으로 결론이 나기 마련인데, 그날은 좀 달랐습니다. 정사갤에 대한 의견이 서로 극과 극을 달렸거든요. 형은 정사갤에 대해 그리 말했습니다. '어차피 일시적인 유행이고, 길거리에 누가 싸놓은 똥과 같다. 시간이 지나면 얼마 안가 사라질 것이다. 관심을 주는 것 자체가 과장이며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점점 인터넷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으며 현실까지 퍼져나간다. 이거 재대로 관리 못하면 나중에 더 커질 것 같다.' 결국 그날의 토론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끝났지만, 미래에 일어난 일들을 아는 여러분은 말하지 않아도 많은 걸 아시겠지요... 그렇기에 저는 개에게 먹이를 주지 말자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결국 그 개가 지금 저희들의 손을 물어뜯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일베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런 벌레들의 규모가 무지막지하게 커진 이유가 대체 무엇이며, 그 아래에는 어떤 생각이 들어있으며, 고로 어떻게 해야 제2의 일베의 등장을 막을 수 있는가. 저는 일베의 사상이 그 해답을 이끌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아예 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일베에 대한 인식의 토대에 있어서 저자와 저의 생각이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를 '코끼리는 생각 하지마!'를 패러디하여 '일베는 생각 하지마!' 라고 표현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고요? 다음 글에서 계속 말하겠습니다. (지금 좀 졸려서...다음 이 시간에 계속!)
p.s. 거듭 말씀드리지만 일베 옹호 절대 아닙니다. '일베 옹호냐?'라는 말만 아니라면, 기꺼히 즐겁게 댓글란에서 토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