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후로 이어진 북한의 대남, 대미 선전은 말 그대로 선전의 의미가 다분했습니다. 결국 내부 강경파(군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내부선전용 워딩이었던거죠.
"우리가 대화를 구걸한게 아니다."
"미국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주도권은 우리가 쥐고 있다."
사실 북한의 내부 사정을 보면 이해못할 일은 아닙니다. 독재국가, 군사국가의 특성상 김정은의 지위는 언제나 군부의 고삐를 놓으면 안되는 아슬아슬한 균형 위에 놓여있습니다. 대외적으로 급격한 개방을 추진하다 자고 일어났더니 쿠데타가 일어났더라...라는 시나리오도 가능한 상황이죠. 실제로 개혁개방 시기 러시아에서도 옐친에 대한 복고파의 쿠데타가 일어났던건 다들 기억하실겁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국에서 김정은은 트럼프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합니다. 트럼프는 대내외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딱히 두드러지는 경제 회복세도 없고, 오바마 케어로 대표되는 지난 정권의 업적을 갈아엎지도 못하고, 외교적으론 중국과 미적지근한 성과만 거둔 상황입니다. 곧 있을 중간선거를 위한 업적이 딱히 없기에 판문점 선언을 통해 마련 된 "쉬운 길"을 덥썩 물었을 뿐이죠.
트럼프의 옵션은 간단합니다.
1.극적인 세계평화 기여를 통한 중간선거 승리와 노벨상
2.단기결전을 통한 악의 축의 붕괴와 승전 선언
이 두가지 카드를 항상 머리속에 지니고 있는거죠. 트럼프는 둘 중 쉬운 길을 택하고자 하는 합리적 사업가의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쉬운 카드로 봤던 1번이 김정은의 오판으로 진흙탕이 될 듯하자 미련 없이 판을 깨버린 겁니다.
물론 트럼프도 2번 옵션보다 1번 옵션이 여전히 여러 메리트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공개 서한 형식으로 여지를 남겨준거죠.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체면 살려주는 것도 정도가 있다. 적당히 하고 기어들어와라. 아니면 2번 옵션으로 가겠다." 이를 통해 트럼프는 몇가지 본인에게 유리한 형국을 재조성했습니다. 1번 옵션이 문재인을 통해 깔린 판임을 모두가 아는 상황에서 조롱을 받으며 노벨상을 타느니 한번 갈아엎고 새판을 주도해 누가 보아도 본인이 개척한 업적으로 당당하게 성과를 얻겠다는 것이 제일 큽니다.
금일 김계관을 통해 나온 북한의 반응을 보면 전 개인적으로 결국 북한이 굽히고 들어가리라 보입니다. 김정은에게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죠. 애초에 미북간의 군사,경제,외교 위상의 차이는 가늠하지 못할 정도라 북한이 형식상으로라도 대등한 입장에서 마주 앉겠다는 생각은 망상에 불과 합니다.
김정은 입장에선 이런 상황에 이르러 차라리 전격적이고 신속하게 엎드려 미국의 비호를 받는 정권이 되던가, 리비아 카다피 처럼 폭격에 반군 크리 맞고 비명횡사 하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겁니다.
6.12일이 될지 혹은 그 이후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개인적으로는 이미 어느 정도 준비를 갖춰둔 6.12 회담이 북한의 백기 투항 형식으로 재개되리라 점 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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