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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언론 사주의 혼맥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논문을 통해 신문사의 재정상태를 담보하는 것은 광고 밖에 없기 때문에 혼맥은 신문 사주와 재계 사이의 파이프라인 구실을 한다면서 재벌신문사에 대한 정확한 혼맥도 분석을 내놨다.
지금까지 참여연대와 방송사가 주최로 한 재벌 혼맥에 대한 집약적이고 심층적인 혼맥도는 나온 적이 있었지만 언론사들만을 주체로 한 혼맥 분석도는 처음이라 논문 내용은 한동안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조광명은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인 '한국 언론 사주의 혼맥에 관한 연구'를 통해 "조선·중앙·동아일보의 혼맥은 30대 재벌그룹에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이 분석 결과를 공개하면서 "언론사주가 재벌과 혼맥으로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재벌에 대한 비판기사가 나타나는 것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란 주장도 내놨다.
그는 언론보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혼맥의 영향력을 분석하려고 했다는 동기도 밝히면서 분석 결과 조·중·동이 30대 재벌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상류층과 전방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전했다.
혼맥으로 먼저 일체감 형성
그의 논문에 따르면, 조선일보의 경우 방응모 일가(방상훈 사장)가 과거 LG그룹 허만정 공동창업주의 장남인 허정구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 가문과 사돈으로 연결돼 있다. 여기서 시작한 혼맥은 벽산그룹을 거쳐 박정희·김종필에게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방우영 명예회장의 일가는 태평양그룹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으며, 여기서 이어진 혼맥은 농심·동부·삼양사를 거쳐 신문업계의 빅3 가운데 하나인 동아일보와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이 혼맥 과정에서 "김병관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아들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딸과 결혼했다. 이 회장은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사위이므로, 이같이 혼맥으로 연결해 봤을 때 조·중·동은 논조가 아닌 혼맥으로 먼저 일체감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혼맥도에 따르면, 중앙일보의 경우 홍진기 전 회장의 딸 홍라희가 삼성을 창업한 이병철 전 회장의 3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결혼했다. 홍 전회장의 둘째딸 홍라영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차남 노철수와 결혼해 노신영 일가로 시집을 갔다. 노 전총리의 장남인 노경수는 현대그룹 정세영의 장녀 정숙영과 결혼해 사돈의 인연을 맺었다.
현대의 혼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5남 정몽준이 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의 4녀 김영명과 결혼하면서 혼맥이 넓혀지게 됐다. 이에 따라 김동조 장관 일가를 거쳐 LG그룹의 허씨 일가로까지 이어지며, 허씨 집안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사돈관계이기 때문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업계의 라이벌이기 전에 인척관계를 맺고 있다는 결론을 내놓기도 했다.
신문과 재벌의 탄탄한 혼맥 카르텔
혼맥 분석 논문에 따르면, 동아일보 역시 조선·중앙일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혼맥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기업들과 만나게 되며 그 과정에서 이들 언론과 만나게 됨을 볼 수 있다. 그 시작점이 어디든 보수신문과 재벌의 탄탄한 '혼맥 카르텔'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아울러 조·중·동이 혼맥으로 일체감을 형성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 결과다.
조광명은 "언론사 사주의 입장에서 사돈이 운영하는 기업에 해악을 끼치는 보도를 할 수 있겠느냐"며 그물처럼 얽힌 조·중·동과 재벌의 혼맥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또 "오히려 언론사주의 입장에선 자신의 이해(광고)와 사돈의 이해에 적극 가담해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과 정치를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며 ▲출자총액 제한문제 ▲특소세 폐지문제 ▲법인세 인하문제 등과 관련해 이들 언론이 보여준 친재벌적 논조를 근거로 들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국민들 가운데 대부분이 '언론사는 도덕적일 것'이라는 믿음, 재벌의 행태와 언론사의 행태는 다를 것이라는 관념을 갖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쉬운 표현으로 우리 사회가 '언론사 사주와 재벌이 끼리끼리 해먹는 구조'라는 사실을 국민들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논문이 언론사주와 그들이 보도하는 재벌 관련 기사에 대해 분석하는 데 있어 좋은 근거자료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여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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