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는 자꾸 들이대고
뒤에서는 자꾸 저만 나쁜년 만드는 남자가 있어요

딱 한번 만났고, 딱 두번 전화통화한 사이에
인연이니 운명이니 운운하는 거 정말 싫어해요
무슨 소설 속에 나오는 여주인공으로 저를 부르는 것도 너무 오글거려요

계속 싫다고 했는데 자꾸 들이대길래
좀 심한 소리를 했어요 소름끼치고 무섭다고...
그랬더니 앞뒤 다 짜르고 단지 저 말만 가지고
자기는 세상에서 제일 로맨티스트고 순수한데 제가 그걸 짓밟은 것 처럼 소문내고 다녀요

물론 처음부터 심한 말을 한 건 아니에요
돌려서도 수도없이 말해보고, 자길 남자로 보냐는 말에 단호하게 아니라고 앞으로도 그런일은 없을 거라고도 했었어요
그럴때마다 그 사람은 자기가 온 세상의 상처를 다 받은 양
싸이에 우울함의 극치를 보이다가
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쉬를 해요
그럼 전 또 정색을 하구요
그게 반복되면서 저도 점점 더 심한 말을 하게 되구요
진짜 욕만 안했지 싸가지없는 말도 많이 했어요

잘 알지도 못하는 저한테 너무 집착하니까 무서워요 진짜
지인 말로는 고등학교때는 스토커로 신고된 적도 있대요
말 한마디 나눠본 적도 없는 여자애 집에서 걔 나올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여자애 아버지가 신고하셨다고...

제가 스마트폰을 쓰는데 기기를 바꾸느라고 한 반나절 정도? 카카오톡을 지웠었거든요
그랬더니 자기 피하는 거냐며 제발 그러지 말라고 자기 죽는꼴 보고싶냐고 장문의 문자가 오길래
제가 소름끼치고 무섭다 그런거거든요...
그러고나서 한 3일간 조용하더니 어제부터 또 아무일 없었던듯이 연락이 오네요 ㅠ
지금 하나도 답장 안하고 있는데
보통 연락이 없으면 그냥 넘어가든가 한참있다가 다시 연락할텐데
이 사람은 열번이고 스무번이고 혼잣말 하듯이 연락을 해요 
아 정말 이상한 사람에게 걸린 것 같은데 어쩌죠
그냥 이대로 무시하면서 제풀에 지치길 바래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