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다 이런글을 쓰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민게시판에 그런 류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기때문에 아무래도 조금 도움이 되시라
여기다 적어봅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어렸을 때, 제 기억으로는 25살때로 기억을 하는데...
딱 한번 죽고싶다 라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20년정도 흐른 이야기니 지금이야 생각해보면 웃어 넘길 수 있는 고민인데,
그 당시의 제겐 아주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자살을 기도하려고 했던건 아니지만, 한달을 굶었습니다.
자판기 커피, 담배, 우유만 먹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의식적으로 곡기를 끊은거죠.
95키로 나가던 몸이 65키로까지 빠지니....
이러다 정말 죽겠다 싶더군요. 왜 내가 이런걸로 고민하지? 왜 내가 죽으려하지?
뭔가 깨달음을 얻은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더니 살아야겠다. 죽는게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대후,
30살이 될때까지 고시공부에 매달렸습니다.
2002년 월드컵때 빼곤 공부에 매진했던거 같은데, 꼭 2차에서 떨어지더군요.
나이먹고 앞가림은 해야겠고, 취직을 했습니다.
어지간한 성인남자들 3개월을 못버틴다는 회사에서 3년간을 버텼습니다.
3년이 지나도 최저시급밖에 주지 않는 몰지각한 경영진이 싫어서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그 동안,가진거 쥐뿔도 없었지만, 결혼도 했습니다. 간신히 보증금 만들어서 원룸에 월세 얻어서 살았습니다.
아이까지 있으니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겠단 생각에.....
생전 해본적 없는 영업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동차딜러에, 보험판매까지...........한 4년을 진짜 물불 가리지 않고 일했습니다.
낮에는 낮고객. 밤에는 밤고객 만나러 다니느라 집사람에게 원망도 많이 들었습니다.
연봉 1억이 넘어갈 즈음.
사기를 당합니다. 제대로..............
고객이 저에게 돈을 빌려서 잠수를 탔습니다. 37살때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만져보지도 못한 돈 2억을..............( 잡으면 갈아마셔버릴거 같습니다. )
살던 집. 보증금까지 탈탈 털리고............
보험대리점에서는 환수다 뭐다 해가면서 고소까지 하더군요. 같이 손해볼수는 없다고.....
다시 월세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죽고싶단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이 난관을 타개해야된다 뭘 해야하나 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한도 500만원짜리 카드 한장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많이들 싫어하시는
현기차의 하청업체의 하청업체의 하청업체에서 일 받아다가 진짜 인건비라도 남기면 다행인 그런 사업을....
발품 팔아가면서 산골짜기 골짜기에 가장 싸게 얻을 수 있는 그런 공장의 전전세로 들어가서
한달을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가면서 일했습니다.
컵라면만 먹으면 입에서 밀가루 냄새 난다고 그러죠? 그런거 없습니다.
암튼, 3년정도 지나니, 업계에선 작지만 실력있는 업체로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3D업종입니다. 자동차부품은 3D가 많습니다................ㅎㅎㅎㅎ
여기서 또 한번 더 뒷통수를 맞습니다.
자세한 건 뭐 설명드리기 어렵고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갑업체의 어렵고 힘든 부분들 다 해결해주고 마무리 지어주니, 너넨 필요없으니 꺼져."정도?
그 업체와의 거래로 인해서 약 1억 7천 정도 적자보고 또 방랑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연매출 겨우 10억정도 되는 회사에서 2억가까이 적자를 봤다면 말 다한꼴이었죠.
애는 이제 셋인데............
한창 돈 들어가기 시작할때인데...........
빚만 잔뜩 있는 상황에서,
다시 재기하려고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이 계통에 온지 3년 동안, 그래도 나름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다시 공장을 짓고, 라인을 구축하고, 영업을 뛰고 있습니다.
나를 믿고 따라오는 지인들과 직원들의 밥벌이까지도 이제는 내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힘든 내색, 지친 척하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뭐,
이건 제 이야기니 죽고싶다 어쩐다 하는 분들께 무슨 조언이 되거나 하진 않을 수도 있지만,
진짜 뭔가를 하고 싶다는 '의지'와
죽을동 말동 매달릴 수 있는 '행동'이 있다면,
그런 사람에게 '기회'라는 것이 찾아온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죽고싶네요......이런말은 '내가 정말 아닌가? 죽어마땅한가?'하고 딱 한달만 굶어가면서 생각해보신 후에,
뱉으시기 바랍니다.
아 참고로 저는 애 셋딸린 사십대초반의 평범한 가장입니다.
가끔 동네 피시방에 추리닝입고 슬리퍼 질질 끌고 가기도 합니다....ㅎㅎ
마음이 괴롭거나 힘드신 분들은 여기 적지 않은 제가 살아온 이야기들 해드릴테니,
댓글달아주시면 위로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유하는 우리회사 김과장이 이 글을 안봤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디아3 확장판 한다고 바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