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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055065
    작성자 : 익명ZWdqZ
    추천 : 10
    조회수 : 344
    IP : ZWdqZ (변조아이피)
    댓글 : 59개
    등록시간 : 2014/04/05 22:40:16
    http://todayhumor.com/?gomin_1055065 모바일
    털어놓고 싶은데, 잠시만 시간내서 읽어주시겠어요?


    죄송합니다. 지금 좀 어지럽고 화도나고 슬프고 그래서... 글이 두서없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그냥 보지 않으시는게
    나을 것 같아요...



    제 인생은 항상 가난과 불합리함으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남들은 살면서 한 번 겪을까 말까한 고난과 위기가 유난했던 것 같아요.
    다가오는 기회도 결국 가난탓에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고, 사실 불과 몇 일 전에도 제 꿈이자 목표가 박살이 나서 많이 힘이 듭니다.

    항상 슬프고 외로웠습니다. 제 평가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꾸준히 '외향적이다' '친구가 많다' '성격이 밝다'였어요. 잘 웃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혹여나 남 모를 제 슬픔이 주변사람들에게 전염될까 전전긍긍하며 제 슬픔을 꼭꼭 숨겼습니다.
    힘들게 붙었던 학교는 두 번이나 놓쳤습니다. 학자금 대출 받아봤자, 서울에서의 생활유지가 힘들정도로 집이 가난했기 때문입니다.

    힘들게 올라간 학교는 결국 1년을 다니고 중퇴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일을 얻었지만, 가난이라는 이름의 구멍이 너무 크더군요.
    부모님은 상황이 힘들어지니 결국 저에게 의지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같이 짊어지지 않고는 벗어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모이지 않는 돈. 아버지의 사업을 수습하기위한 제 명의의 빚. 제 친구들은 꽃처럼 예쁘게 꾸미고 마음껏 캠퍼스를 누빌 때, 저는 수당도
    받지못하는 야근과 지랄맞은 클라이언트, 상사들의 요구에 몸상하고 마음을 다치고 속과 더불어 겉까지 우울한 여자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저는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불효막심한 원망과 자괴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행복을 누리며 사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과 시기심이 절 갉아먹기 시작한건
    이 무렵부터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털어놓을 곳은 없습니다. 부모님은 저를 이해해주지 않습니다. "너보다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고작 이정도로 그러면 어떡하니. 그럼 그냥 죽을까?" 이게 어머니의 답변이었습니다. 부모님께조차 서러움을 내색하지 않던 제가 
    그저 너무 힘들다고, 마지못해 제 마음을 한 자락을 내비쳤을 뿐인데 어머디의 원망어린 저 한마디가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 글에 다 적지 못할정도로 사실 저는 많이 아프고, 앞으로 다시 저에게 다가올 고난과 위기가 너무 두렵습니다. 10년지기 친구들에게조차
    털어놓을 수 없는 제 삶은 그저 비극적인 것 같아서, 사실 많이 창피합니다. 제가 제 아픔을 털어놓는 순간 제 한심한 삶에 넌더리가 난 
    친구들이 절 떠날까봐 너무 무섭습니다. 

    삶을 살면서 그 누구에게도 해 끼치지 않고, 나름 윤리적인 틀안에서 바르고 옳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왜 제 삶은 항상 이런걸까요.
    하루하루가 급한 이 시점에서 퇴직연금은 공단직원의 나태한 업무처리로 한참 누락되어있다가 이제사 진행하겠다 느긋한 답변이나 오고,
    다음주면 상환해야할 제 명의의 빚들과 가족들의 생활비로 나간 카드값이 제 빈 주머니를 물고 늘어지겠죠. 꼬박꼬박 상환하면서 항상 친절
    했던 담당자의 전화도 섬뜩한 독촉으로 돌변할거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칼날 위를 걷는 기분입니다.

    사실 아버지의 주변에는 아버지의 학벌 덕분에 흔히 '사'자 들어가는 친구들이 무척 많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존심이 강하십니다.
    무리하게 사업을 이어가시면서, 절대 힘든 일은 하지 않으시려고 합니다. 사실 돈 1800만원이 필요해서 제 명의로 대부업체에 돈을 빌릴 때도,
    항상 의문스러웠습니다. '장기 해외여행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인데, 그중에 아빠한테 돈을 빌려줄 친구가 단 한명도 없는건가?
    아버지는 그 친구들 곁에서 항상 체면을 따지십니다. 혹여나 그 대외적인 이미지에 금이 갈까봐 돈을 빌리고 싶다는 부탁은 차마 못하실 
    분이거든요. 그리고 그 덕택에 저는 매달 살인적인 이자율의 돈을 갚아나가고 있는 중이구요.


    참 한심하고 보잘 것 없는 삶이지만, 털어놓고 나니 속이 후련하네요.
    사실 인터넷에서 얻은 법적인 자문과 정보들에 힘입어 바꿔드림론 같은 제도를 이용해 볼 희망에 젖어있었는데. 권고사직당하면서
    신청자격조차 잃어버려 이도저도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연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알바라도 풀타임으로 뛰면서 갚을
    생각이었는데 3개월이상 급여가 들어온 직장에 재직중이라는 증명이 되지 않으면 불리하고... 저처럼 친계 가족의 벌이조차 시원치 않은 상태라면
    신청 부결될 확률이 높다네요. 혹시 신청하실 분들 있으시면 참고하셔야 할 것 같아서 적어놔요...)


    지금 어떻게든 살아나갈 탈출구를 찾는 중인데, 사실 막막합니다.
    너무 많이 울어서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데, 사실 오늘 새벽까지만 해도 죽어버리는게 제일 즉답일 것 같았습니다. 헌데, 아직 제 밥벌이도 못하는
    어린 동생들도 둘이나 있고 제가 사라짐으로써 남은 가족들의 일상은 최악에 진창을 구를테니 무책임한 선택도 못하겠어요. 
    제가 벌이가 있을 적에 신세가 처량해서 구조하다시피 거둬온 강아지도 한마리 있는데, 이 녀석도 저만 보고 사는 친구라 제가 없으면 많이 
    슬퍼할 것 같고...


    우울하고 슬프기에 짝이없는 이야긴데... 혹시 다 읽어 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은 그냥 제 전공이나 특기같은 아집은 버리고
    공장에라도 들어갈까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어요. 그냥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너는 할 수 있다' '다 괜찮아질거다' 주문이라도 외우면서 스스로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헌데 그냥 제 상황이 마냥 최악은 아니라고... 다른 분들에게도 충분히 너는 가능성이 있다는 따뜻한 응원이 듣고 싶었어요. 뭔가 저 혼자 생각하면
    23년동안 절 괴롭혀온 지긋지긋한 불행이 또 닥쳐올 것 같은데.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어떻게 잘 피해갈 것 같기도 하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털어놓으니 정말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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