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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hil_10532
    작성자 : 크캬캬캬갸으
    추천 : 13
    조회수 : 804
    IP : 124.199.***.88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5/01/10 01:47:54
    http://todayhumor.com/?phil_10532 모바일
    [철학에 관한 이야기] 1. 철학 입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철학이라 말은 하지만 철학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또한 그 범주도 광범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을 배우고 싶지만, 혹은 알고 싶지만 수많은 서적들 중에 어떤 것을 읽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이에 대한 일련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씁니다.


    1. 딱히 끌리는 철학자가 없다면 철학사를 읽어라.

    철학과 철학사는 엄연히 다른 것입니다.

    철학사는 저자가 일정한 관점을 갖고 철학의 흐름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입니다. 

    아주 단순한게 비유를 한다면 

    공자 이후로 맹자가 이를 계승 발전하고 반대로 순자는 맹자와는 다른 성악설을 주장했다. 이 순자의 학풍은 한비자에게 영향을 주었다.  

    이런식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물론 너무 단순하게 적긴했지만 이전과 그 이후를 일정한 관계속에서 보게 됩니다.

    이 관계 속에서 각 학파 혹은 인물의 철학이 드러나고 차이점과 공통점을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철학자나 학파를 찾을 수도 있고 그 철학자와 관련된 서적들도 철학사 책에서는 보통 같이 알려주기 때문에

    입문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할 점은 철학사가 저자의 관점, 철학에 의해 한 쪽의 편을 들고 옹호하고 반대편은 무시하고 폄하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특히 가장 큰 문제가 옹호하거나 비판하기 위해서 원전을 짜집기하거나 오역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 경우 전공자든 입문자든 한 철학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편견으로 앞으로 공부하는 것에 많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는 국내 재야 학자분들이 집필하신 경우 종종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입문하시는 분이라면 '어느 대학 교수 누구'로 된 책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서양은 러셀이나 힐쉬베거의 서양철학사를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러셀보단 힐쉬베거가 더 좋을 듯 싶네요.

    동양은 풍우란의 중국철학사가 좋긴하지만 다소 접근이 힘드시다면 역시 풍우란이 저술한 간명한 중국철학사를 추천합니다.


    2. 주류 철학을 택해라
    철학사도 결국 사람의 역사라 여기에도 이단아가 있습니다. 

    사실 이단아들의 철학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이 접하기에는 다소 난해할 수 도 있습니다.   

    또한 생각보다 친숙한 것도 아니며 책을 구하기도 어렵고 논문을 참고하기에도 그 수가 적어 구하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혹여나 학회 같은 것도 찾기는 더더욱 힘들고 여러 사람과 그룹을 짜서 강독도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류 철학을 택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서양에서는 플라톤, 데카르트, 흄, 칸트, 헤겔, 비트겐슈타인 등의 우리에게 잘 알려지고 친숙한 철학자들을 말합니다.

    동양에서는 유가, 도가, 불가 등의 계통을 말합니다.

    또한 보통 주류로 여겨지는 철학자들은 입문자들이 받아들이기에 나해하거나 거부감이 적은 편입니다.

    주류가 주류인 이유는 바로 그 당시에 보편적으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점에 따라서 현재의 여러분들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지나치게 염세적이거나 망상인 경우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편입니다.

    이단아지만 내 맘에 들어! 라고 하신다면 말리지는 않지만 아마 고통받는 자신의 모습을 보실 확률이 높습니다.


    3. 기존에 가지고 있던 철학적 지식은 잊어라

    국내에 서양 철학이 들어오는 시점에서 원전에 대한 잘못된 번역에 의해 굳어진 오류들이 아직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 아닙니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현관 기둥에 적혀있던 말입니다.

    또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가 아니라 ' 인생을 짧고 (과학 혹은 의료)기술은 길다.' 입니다.

    이 말은 예술가가 아니라 그리스의 유명 의사인 히포크라테스가 한 말입니다. 

    이들은 모두 잘못된 번역으로 굳어진 오류들 입니다.


    또 다른 것으로 '편견'입니다.

    플라톤의 철학은 칸트 헤겔에 비해서 단순할까요? 예술을 무작정 탄압을 했을까요?

    화이트 헤드가 어떤 의도로 말했던 서양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각주에 불과할 만큼 플라톤 철학이 선점한 것이 굉장히 많습니다.

    보통 이데아론이 대표적이기 때문에 이것이 전부로 알고 계신분도 많지만 정치 철학과 언어 철학 등에서도 이미 선점한 것들이 꽤 있습니다.

    또한 이데아가 우리가 흔히 아는 초월적 존재, 혹은 세계로 보는 관점도 있지만(실존적 번역)

    번역에 따라서는 이데아의 가설이라하며 에피스테메, 독사, 아그노이아를 구분하는 검증의 방법으로 보기도 합니다.(규정적 번역)

    이 경우 플라톤이 영향을 받은 파르메니데스도 이와 같이 해석할 경우 

    '있는 것은 있다'가 아닌 '있는 것은 어떤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로 번역이 됩니다.

    보통 파르메니데스가 변화를 부정했다고 하지만 이 번역의 경우는 그렇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만물유전론을 주장한 헤라클레이토스와 대립하는 학자가 아니게 됩니다. 

    사실 횡설수설 이야기 했지만 플라톤의 철학은 후대 철학자들이 말했던 것을 이미 말하고 있었고 아직도 논의하고 고민할 것이 많습니다.

    그래도 단순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아마 그 분은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술술 읽고 파악하시는 천재이시거나

    아직 플라톤 대화록 전체를 다 안 읽어보시거나 이해를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에 관한 부분은 단순하게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관련지으신다면 충분히 이해가 가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점은 동양 철학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성리학이 탁상공론이거나 비현실적이다와 같은 것과도 맞물림니다.

    이런 말을 하시는 분들 중에 성리학에 관한 서적, 하다 못해 논어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신 분이 있을까 싶습니다.

    아마 읽어 보신 분들은 철학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결론적으로 철학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배우고 익힌 사람이 잘못한 것 입니다.


    따라서 철학을 편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신다면 이해에 방해만 될 뿐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알고 계셨던 것들을 내려놓고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4. 번역이 잘 되어 있지 않은 경우는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어라

     사실 국내 인문학계는 정말 심각한 상태입니다. 철학 원전 보다는 힐링 상담에 관한 서적이 인문학 베스트 셀러로 올라와 있고

    과거에 썼던 책에서 편집하고 짜집기한 사람이 존경받는 인문학자로 여겨지고 오역과 원전 짜집기도 심심치 않게 합니다.

    또한 대학에서 가르치는 철학과 천여년간 연구 되어온 것들을 전부 쓰레기 취급하고 비판하며 자신이 진정으로 이 고전을 올바르게 번역했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문제는 이런 책들이 논리는 저멀리 날아갔지만 잘 팔린다는 것입니다. 가슴 아프고 또 가슴 아픈 일입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바로 '번역'에 대한 문제 때문입니다. 사실 번역은 국내에서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중국, 일본만 보더라도 번역에 엄청나게 힘쓰고 전공자의 경우 원전 번역을 논문으로 제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번역은 한 단어를 어떤 것으로 대체하느냐에 대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논쟁이 오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여기서 잠깐 접어두고,

    문제는 굉장히 유명한 철학 서적들도 국내 상황이 좋지 않아서 번역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장이 이상하거나 앞뒤가 안 맞거나 하는 등의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서적을 읽어보시고 그 번역이 이해가 가지 않으신다면 다른 번역으로 책을 한 권 더 사셔서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읽으시면 오래 걸리고 힘들 것 같지만 오히려 읽는 것에 막힘이 조금 줄기 때문에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동양 고전에 한정해서 이야기를 한 다면, 동양 철학은 주석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역경의 주석서인 십익, 도덕경의 대표적인 주석서인 하상공주와 왕필주 등등은 원본의 택스트에 해석을 달아둔 것입니다.

    문제는 이 해석이 각 학파와 개인의 입장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원전을 그대로 읽으시기 위해서는 여러 주석서를 참조하시면서 읽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 비교하면서 읽다보면 좀 더 풍부하게 원전을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간혹 원문의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시고 자신이 최고의 번역을 내놓았다!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 살포시 무시해주시면 됩니다.

    이 분들의 가장 큰 문제는 몇 천년 동안 연구되어온 주석과 해석을 무시했다는 것입니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해석은 좋습니다. 하지만 근거가 없고 앞뒤가 맞지 않으며 자신에 뜻에 따라 짜집기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철학은 창조와 창의력의 학문이 아니라 논리의 학문입니다. 저런 것을 망상이라고 하지 철학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특히 자신이 무시한 철학자가 재구성한 원전의 통용본을 가져다 쓰는 모순을 보여주면서 절정에 치닫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동양 고전을 읽으실 때는 반드시 인정받은 주석서를 참고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원본의 의미를 풍부하게 가져가면서도 각 주석서에 관련된 학파의 철학을 단순하게 나마 비교하고 파악할 수 있습니다.


     졸려서 뭐라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민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시면 저녁에 답글 달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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