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또하나의 묘미 (왜 이종범은 3루로 냅다 달렸을까?- 기뻐서? 노우)
[서프 펌]
한국이 일본을 이겼다. 투수진과 수비수들의 완벽한 플레이!!!
하지만, 숨어 있는 1인치가 있다.
바로 타자들의 주루플레이이다.!! 무슨 말일까? 완벽한 플레이는 아니었는데, 분위기 파악 못하고 내가 미쳤다고 네티즌의 욕을 먹으면서 괜히 옥의 티라고 흠 잡으려 할까? 아니다. 그 반대이다. 한국의 코칭스태프는 정말 대단하다.
그 완벽하지 않은 완벽한 플레이.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고, 아마 나의 생각이 틀림없이 맞을 것이란 확신에 차있다.
완벽하지 않은 완벽한 플레이?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냐구?
이것을 이해하려면 우선 미국이 참 웃기게도 만들어낸 WBC의 룰을 이해하여야 하며, 야구의 일반 규정도 함께 알아야 한다.
하도 많이 들어서 웬만한 야구팬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짧게 얘기하자면, 승수 동률일 경우, 해당팀간의 실점을 비교하는 실점 최소의 원칙으로 다음 라운드 진출팀을 가린다.(득실차가 아니라, 실점최소). 한국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져도 6점 이하로만 지면, 한국은 4강에 올라간다. 바꾸어 말하면, 한국이 일본과의 경기에서 7점이상을 주고 패배를 당한다면, 한국은 4강탈락이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6-0의 대패의 경우에는 4강진출이 확실하지만, 8-7의 석패는 한국의 4강진출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번엔 야구 규정을 살펴보자.
야구팬은 다 알겠지만, 야구는 규정이닝인 9이닝을 다 채우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슨 말인고 하니, 후 공격의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9회초 수비를 마치면, 9회말 공격을 하지 않고 경기를 이기며 끝마치고, 또 다른 경우는 후 공격의 팀이 비기거나 지고 있는 상황에서 9회말 공격에 들어가게 되면, 끝내기 안타나 끝내기 홈런으로 역전시 쓰리아웃을 다 채우지 않고 경기를 이기며 바로 마치게 된다. (이 경우, 지고 있던 팀이 9회말에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점수는 상대팀과의 점수차+4점 -- 4점은 굿바이 만루 홈런일 경우)
이러한, 두 가지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일전의 숨어 있는 일 인치를 찾아 보겠다.
8회초, 한국의 공격, 서툰 주루플레이 두개가 나왔다. 하나는 김민재의 3루 대쉬, 타이밍상 아웃이었지만, 일본 3루수의 실책으로 세이프.
바로 그 후, 이종범의 2루타후 3루 대쉬, 아웃.
김민재의 3루대쉬는 다행히 일본 3루수의 실책으로 세이프가 되긴 했지만, 주루 미스이며, 이종범의 3루대쉬는 누가 봐도 오바였다. 하지만, 두가지의 주루미스들은 하나는 상대편의 실수로, 또 하나는 적시안타의 기쁨에 묻혀, 별다른 언급이 없다.
하지만, 언급해야 한다. 나는 그 주루미스들을 보며, 정말 대단한 코칭스태프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범의 주루미스는 코칭스태프의 치밀한 전략이라는 점에서 혀를 내두르게 했다.
8회초 한국의 공격. 과연 한국의 벤치는 한국팀이 몇점을 내야 만족할까? 보통이라면, 많이 내면 낼수록 좋다. 하지만, 앞서 이해한 WBC규정과 야구의 일반 규정으로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된다. 최적의 점수는 최대 2점이며, 점수를 한 점도 안내는 것이 3점이상을 내는 것보다 좋다.
정리해보겠다.
1. 0:0으로 9회말 일본 공격시, 일본이 9회말 뽑을 수 있는 최대 점수 4점- 0:4로 한국패배 그러나 한국 4강진출
2. 1:0으로 9회말 일본 공격시, 일본이 9회말 뽑을 수 있는 최대 점수 5점- 1:5로 한국패배 그러나 한국 4강진출
3. 2:0으로 9회말 일본 공격시, 일본이 9회말 뽑을 수 있는 최대 점수 6점- 2:6으로 한국패배 그러나 한국 4강진출
4. 3:0으로 9회말 일본 공격시, 일본이 9회말 뽑을 수 있는 최대 점수 7점- 3:7으로 한국패배 그러나 한국 4강 불확실
5. 4:0으로 9회말 일본 공격시, 일본이 9회말 뽑을 수 있는 최대 점수 8점- 4:8으로 한국패배 그러나 한국 4강탈락 (미국이 멕시코를 이긴다는 가정하에..)
위에서 보듯이, 한국은 9회초 공격까지 2점이하를 뽑을 경우, 9회말 일본의 공격과 상관없이, 지든 이기든, 4강에 진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3점 이상인 경우, 9회말 일본의 공격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0점으로 9회초로 게임을 마치는 것이 바로 3점 이상을 내는 것보다 더 나은 상황이라는 희한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희한한 상황속에서, 한국의 코칭스태프는 바보가 아니었다. 아니 너무도 치밀했다. 선수들의 주루는 3루쪽의 주루코치가 순간적인 판단으로 지시한다. 3루 주루코치는 미국전의 경기에서, 투아웃후 안타때 2루주자의 홈 대쉬를 무리라며, 막아서던 바로 류중일 코치였다. 그런 신중한 코치가, 무리인 줄 알면서도 선수들을 3루로 뛰게 했을까.. 김민재의 3루 세이프인 상황에서, 류중일 코치는 의외로 많이 기뻐하지는 않은 건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인걸까? 그 후 이종범의 플레이. 적시타의 상황에서, 기뻐하며, 천천히 1루로 뛰던 이종범은 왜 갑자기 무리를 해서 3루로 달렸을까. 바로 당시 상황, 2:0. 이제 점수를 더 낼 필요도 없고, 내서도 안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종범은 인터뷰시, 자신이 너무 기뻐 주루미스를 했다고 한다. 이종범이란 선수가, 단지 기뻐서 경기의 맥을 끊는 실수를 할 그 정도의 선수인가?)
나는 정말 한국의 코칭 스태프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나의 분석이 맞든 틀리든, 나는 김인식 감독을 중심으로 선동렬 김재박 코치등. 한국의 코칭스태프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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