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행사부스에만 있어서 벼룩시장의 전체적인 면을 보지못한 주관적인 느낀점임을 알려드립니다.
1. 운영진분들이 고생이 엄청 많다.
다들 각자의 생활이 있으실텐데도 꼼꼼하게 체크하신것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감탄할 정도로요.
그럼에도 부족한부분들은 당연히 있지만 그걸 피드백으로 다음엔 더더욱 보완할수 있는 분들이라고 보여지구요.
게다가 처음엔 각자부분의 물품체크부터 행사시작하고나서는 각자파트진행 및 스태프관리하느라 쉴틈없으셨구요.
점심시간에 제대로 식사하신분들이 많이 없었어요!! 먹고하시지!
2. 자원봉사자(이하 자봉사)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부족했다.
저는 대전벼룩시장에 잠깐 구매자로 들러봤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서 서울벼룩시장의 규모에 감이 없었습니다.
물론 1,2회보다 더 커진 3회였는데, 자봉사분들이 40여명이나 오셨습니다.
운영진분들이 자봉사들의 휴식시간과 벼룩시장을 즐기는 시간을 주고자 많이 뽑았지요.
다른 파트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맡은 부분은 천연비누만들기 행사부스였는데 당초 예상과 달리
감사하게도 행사참여자분들이 계속 와주기도 하셨고 진행스태프들이 익숙해지기전이라 로테이션을 돌릴만큼 여유가 안나왔어요.
저도 솔직히 대전에 있을때 '내가 자봉사로 가도 꿔다논 보리자루가 될거같으니 구매자로만 참가해야지' 라는 마인드였습니다.
서울에선 주말에 할게 없어서 와본거구요. 미욱한 저의 도움도 크게 받아주시더라구요.
다음회엔 많은분들이 망설이지 않고 자봉사로 참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3. 자원봉사자분들의 마인드에 감동.
스태프들의 오전일정은 아침 8시에 모여서 12시까지 세팅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아침8시에 모이려면 준비+이동시간 따지면 6시쯤에 일어나야 해서 처음엔 '너무 이른데 많이 지각할거같으니 나도 지각할까?'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축구 몇개 보다보니 5시반이어서 자의반타의반으로 그냥 가게되었음..)
제가 7시 55분쯤에 도착했는데 많이 모이셨더라구요. 속속 한두명씩 계속 오셨구요.
그리고 남녀비율이 반반쯤 된거같았습니다. 처음에 테이블,파라솔,의자 등등 여러 장비들이 왔을 때 모두들 용달차 앞으로 달려가서
짐을 옮기기 시작했지요. 남성분들은 하나라도 더 나르려고 조심스럽지만 빠른걸음으로 움직이셨구요. 여성분들은 가벼운 의자부터
크기가 큰 테이블 , 가장무거웠던 파라솔지지대까지도 빼지않고 하시더라구요.
평소 사회에서는 여성분들이 무거운걸 나르면 제가 들어드릴게요 할수 있었는데 벼룩시장에서는 도와드리려다가도 멈칫하게 되더라구요.
그분들 스스로 힘을 보태고싶어서 오신건데 그 기회를 뺏는것 같아서요.(다른 남성 자원봉사자분과 얘기할때 그분도 그런걸 느끼셨던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제 부스뒤쪽에 스탬프 찍어주시는 자봉사분들이 분명히 쉬는시간이셨는데 저희 행사부스가 조금 바쁜것같으니
쓰레기들 치워주시고 저희 행사물품 나르는것 도와주시고 나중엔 비누만들기 진행&포장 스태프로 변신하셨습니다.
그덕에 원래 스태프였던 저와 몇분들이 쉬는시간이 생겼어요.(감사드려요)
벼룩시장이 마감되고 운영진분들이 정산하느라 정신없으실때 자봉사분들 통제를 안받는 상태였는데 하나둘씩 판매자분들이 빠진곳으로 가더니
테이블,의자,파라솔을 설치하시더라구요. 아무말없이 가는데 다른분들도 바로 따라와서 철거하고 바깥쪽으로 나르구요. (정말 묵묵히)
4. 벼룩시장 구매자분들 태도에 감동.
행사부스 스태프로 서투른데도 불구하고 보채거나 짜증내는분들을 못봤어요. 정말.
제가 아르바이트하면서 아무리 바빠도 인상이 안좋은 분들 계시면 나중에라도 꼭 기억나는 편인데 어제는 그런거 한번도 못느꼈습니다.
비누만들때 필요한 왁스를 녹이는데 걸리는 시간이 있어서 미리 준비 못했을때 기다려 달라고 말씀드리면 '언제 되나요?' 라는 말을 할법도 하신데,
한번도 들어본적 없구요. 비누 찾으러 와주신분들이랑 행사 참가자분들을 동시에 상대할때 찾는분들께 소홀했던 상황이 몇번있었는데
그때도 막 보채는분들이 없었구요. 물론 비누가 안굳어서 벼룩시장 다 구경하시고 가려고 하는분들도 '5~10분 더 있어야 될거같아요.' 말씀드리면
'흔쾌히 조금있다가 올께요' 라고 말씀해주셨구요. 포장해드리면 제가 진행에 서툴러서 생각한 비쥬얼이 안나왔을 텐데도 기쁜얼굴로 받아주시구요.
정말로 보람찼어요.
5. 마지막으론 벼룩시장을 떠나서 오유인분들을 만났을때의 즐거움.
제 주변엔 오유에대해 아는 친구들이 거의 없습니다. 어제 행사 끝나고 자봉사&운영진분들이랑 저녁기다리면서 담소를 나누는데
오유인만난적이 없었는데, 여기있는 사람들이 다 오유인인걸 문득 떠오르니 엄청 희한한 감정이 들었어요.
얘기 주제도 오유에서 뭘 봤다. 요즘 트렌드가 뭐다. 등등 별거 아닌 얘기하다가도 웹상의 드립을 치면 리액션이 빵빵나와줬구요.
그리고 얘기중에도 모두들 친목질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그런지 이름이나 오유아이디도 거론하지 않았구요.
(얘기 많이한 자봉사분들도 연락처를 알거나 아이디를 아는분들은 없어요. 얼굴이랑 나이정도만 알아요.)
정말 오유에 대한 자부심때문인지 공원근처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동을 본적이 없어요. 오히려 바닥에 있는 쓰레기들을
거리낌없이 맨손으로 줍고 꼭 쓰레기봉지에 버리구요. 그런 행동들 보면서 자부심이 느껴지더라구요.
여기까지가 제가 어제 행사 참여한 자원봉사자로 느낀겁니다. 행동반경이 부스에서 떨어지지않아 좁은 시야로 매우 주관적인 글을 작성했으니
양해바라구요. 4회 서울벼룩시장이 개최되면 흔쾌히 자봉사로 참여 할거구요. 많은분들이 자원봉사자 신청해주셔서 운영진분들의 부담을 덜어주시고
한결 더 원활한 행사진행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ps. 운영진분들에 대한 언급이 적은 이유는 말씀드렸다 시피 제 행사부스안에서만 있었기 때문에 못봐서 언급을 '못'한거에요. 슬쩍슬쩍 다른 운영진분들을 보면 밤새 준비하고 한숨도 못주무시고 오셔서 피로한 모습으로 잠깐잠깐 물마시는것(그것도 한시간에 한모금꼴).
현장에서의 모습만 봐도 그러할진데 행사전의 준비와 행사후의 정리(회계포함)를 꼼꼼히 하려는거 쉽지 않잖아요.(물론 다 아실거라 생각함.)
제 스케쥴만봐도 회사퇴근하면 7시에 밥먹고 씻고 뭐하면 9시인데 내일 출근까지 최대한 시간내봐야 두세시간인데 정리나 준비를 하려면 좀더 시간을 오버하는 수밖엔 없지요. 우리모두가 즐기는 행사를 마련해주신 운영진분들은 두세번 언급당하시고 박수받으셔도 마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