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7일 오전 11시경 .. 아내가 조그마한 간격으로 배가 아프다고 하길래 성급히 병원으로 갔습니다 . 병원에서 자궁문이 1cm 열렸기에 출산은 불가피하다며 촉진제를 투여하더군요 . 단순한 주사가 아니라 링겔인데 두봉을 투여합니다 . 한봉이 모두 소모되는 시간은 대략 3시간정도로 총 세봉을 투여했습니다 (쌍으로 투여하는 촉진제중 한봉은 그 소요시간이 매우길어서 7시간정도였기에 바꾼건 다른 쌍의 한봉이었습니다) 촉진제를 투여하자 곧 진통의 아픔이 조금씩 더 아파온것 같았고 아내의 얼굴과 입술은 정말 눈으로 확연히 구별이 가능할정도로 창백해졌습니다 . 아마 호러영화를 찍으면서 해대는 분장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 투여한지 1시간정도가 흐르자 아내는 매우 고통스러워 했으며 땀이 물 흐르듯이 흘렀습니다 . 하지만 그 진통이 지속되는 진통도 아닌 3~5분간격으로 오는 그런 진통이라 옆에서 보는 전 피가 말렸죠 . 진통이 오지 않을때의 아내는 마치 비 맡은 풀마냥 축 쳐진 , 한편으론 너무나 평온스러운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 그러다 다시 진통이오고 .. 간호사가 들어와서 하는말이 ..
"많이 아프시죠 .. 근데 더 참아야 해요 .. 이건 아직 초기에 불과해요"
정말 온 몸의 피가 대지아래 물 웅덩이마냥 말리는 느낌이었습니다 ..
'초기라니 .. 잘못되면 ..'
아내의 몸무게는 출산시 50k를 갓넘긴 .. 몸무게였습니다 . 즉 아기를 낳은상태라면 40k대인 .. 매우 마른 체형이었죠 . 게다가 빈혈기가 매우 심했구요 그래도 아내는 잘 참았습니다 . 아직까지는 견딜만 하다면서 .. 하지만 아내의 진통이 올 때즈음 해선 얼굴의 혈관이 터져나갈 정도로 찡그린 표정과 제 손을 잡은 아내의 손이 마치 신이 인간의 타락에 노여워해서 분개한 것마냥 너무나 강하게 잡은 손 , 제 손이 부러질거 같더군요 .
그렇게 4시간정도가 흐르자 간호사가 이제 중간까지 왔다고 했습니다 .
'대체 이게 중간이라면 ..'
보는 제가 괴로워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제왕절개 하자 .. 그거해도 아무 문제없데!!"
아내는 이 말에 견딜 수 있다며 , 이 정도 각오는 했다는 말로 완강히 거부를 했고 저 또한 더이상 저왕절개에 대해 말을 꺼낼 수 없었습니다 . 그렇게 안스러운 마음에 아내의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려하자 아내는 짜증을 냈습니다 . 지금까지 제가 잘못을 하지 않은이상 짜증을 내지 않던 아내인데 .. 나중에 들은 말이지만 그 순간 너무 짜증이 났다고 , 아파서 짜증이 났다고 하더군요 . 진통은 좀더 빠른 간격으로 왔고 아내의 사막의 오아시스로 존재하던 평온한 시간도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 그때 제가 해줄수 있는건 입술이 찢어지지 않도록 물을 발라주는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
"오늘이 내일이었음 좋겠어 .."
아내의 말이었습니다 .. 오늘이 내일이라면 내일또한 오늘처럼 고통스러울텐데 .. 하지만 오늘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내일었으면 좋겠다는 말이겠죠 .. 하지만 전 빌어먹을 이기주의자였을까요 .. 그 순간 전 , 그냥 시간이 조금 빨리 지나가서 아기를 낳고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전날 잠도 제대로 자질 못했고 .. 여러가지로 너무나 피곤했고 .. 또한 이 순간을 아내와 제가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어서(어머니와 아버지께선 고향에 계셔서 다음날 올라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애를 분만한 후 몇십시간이건 잠에 빠져들고 싶었습니다 ..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 아내의 안전은 신에게 밖에 빌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기에 이 순간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
오후 6시경에 간호사는 이제 거의 다 되었다며 조금후 분만을 할 거라고 했습니다 . 어린나이에 잘 견딘다는 말과 함께 .. 그렇게 한명의 간호사가 더 들어왔고 아내에게 호흡법을 일러주기 시작했습니다 . 아이를 낳을때는 함부로 힘을 주면 않되고 자신이 불러줄때 힘을 주고 그 외에는 알려주는 호흡법대로 행동하라며 아내에게 자세히 말로 , 행동으로 알려주더군요 . 시간은 6시 40분경을 가리키고 아내는 분만실로 인도되었습니다 . 간호사는 제게 출산과정을 보겠냐고 물었고 저는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 일단 준비를 하는지 저는 잠시 밖에 있으라고 했고 45분경 의사가 들어왔습니다 . 오늘 처음 방문했을때 무뚝뚝해보이는 표정에 거부감이 들었던 의사선생님 , 이제는 제가 아내에게 지금까지 해온것보다 더 간절한것을 해줄거라고 생각하니 거부감은 경외심으로 바뀌더군요 .
몇분후 드디어 저도 들어가고 간호사는 안에서 했던것처럼 호흡을 인도했습니다 .
"지금 힘주면 않되요 ! 알고 있죠 ? 제가 알려준대로 해요 . 저 따라해요"
정말 이 순간이 아니면 누구도 알지 못하는 기분일것입니다 . 가만히 서있는데 , 아내의 머리맏에 서있는데 제 주위가 핑핑돌고 손하나 까딱하면 제 몸이 분해 되어버릴거같은 긴장감 ..
그 순간 눈에 양수가 터져나온후 아기의 머리가 보였습니다 . 단 5분도 되지 않았는데 아이의 머리가 보이자 긴장감은 더욱커지고 뭔가 잘못된거 같아서 더욱이 움질일수도 없었죠 . 드라마나 영화 기타 매스컴에선 여자의 출산을 방영할시에 진통보다는 분만시의 시간을 더 보여주고 난산일경우 분만시 7시간도 걸린다는 말을 들어서일까요 ..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몸을 짓누르던 쇳덩어리가 없어진것마냥 절 가볍게 만드는 소리 ..
아기의 울음소리 ..
저와 아내는 순간 서로를 보며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 분만은 10분체 안됏는데 ..
하하 ..
하하 ..
하하 ..
"딸이네요"
'딸 .. 나하고 아내가 쌍꺼풀 있으니까 아기한테도 있겟지 ..'
가장 먼저 떠오른것이 이거였습니다 .. 쌍꺼플 ..
저는 밖으로 나왔고 아내는 양수와 피를 빼낸다고 좀더 분만실에 있었습니다 . 그 후 아내는 회복실로 옮겨지고 그제서야 침실용 침대에 누울수 있었답니다 .. 아내가 우리아기 봤냐고 묻기에 ..
"건강하대 근데 양수에 불어서 그런지 조금 이상해 ^ ^;; 근데 머리는 동글동글 하더라"
아내의 몸은 심하에 부어있었고 빈혈로 인해 혈액을 생성시키는 주사외에도 피주사를 맞아야했습니다 . 그 외에는 그다지 큰 문제는 없었고 장장 8시간에 걸친 출산은 끝이났고 제가 그렇게 원하던 잠에 들 수 있었습니다 . 하지만 급격하게 돌아오는 허기에 병원에선 산모에게만 미역국과 밥을 제공해서 전 어찌 할 수 없어서 그 다음날 집에가서 밥을 챙겨먹어야 했답니다 . 아내의 불편에 비하면 우주안의 모레인가요 ? ^ ^;;
.. 마지막으로 과거 여자들은 아기를 낳기전 마루밑에 있는 신발을 한번보고 방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 어쩌면 이승과는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길이니까요 .. 마치 자기 생명을 담보고 하나의 생명을 탄생시키는것일지도 모르겠네요 . 하지만 요즘 아이를 낳는것이 단순히 여성의 입장을 고찰시키는 도구로 사용되는 경향이 강하고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고되고 찬양해야할 순간 , 신이 인간에게 내린 가장 위대한 일을 그런식으로 밖에 나타낼줄 모르는것이 이번 아내의 출산을 보고 씁쓸하다고 느껴졌습니다 . 출산은 여자 혼자의 일이 아닙니다 . 그건 아내와 남편의 둘의 일이지 절대 여자의 혼자일이 아닙니다 . 그것을 단순히 여성의 입장을 관찰시키는 도구로 사용해선 안되고 그것을 단순히 남성의 입장을 빗대어 축소시켜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출산 .. 언젠가 미혼이신 분들은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당연히 넘어야될 과제인데 서로가 함께한다고 지금부터라도 생각하시고 미리 대비 하셨으먼 좋겠습니다 .
DJ뇌종양파덕의 꼬릿말입니다
이쁜신혼 방*꾸라파덕*입니다 염장질 같은 것 안하니까, 염려마시고 많이들 놀러 와 주세요!! 매일 매일 업데이트 되고 있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