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외할아버지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셨다(내용길고 불편할수 있어요)
그시절 강원도 산골에서 어린 손녀를 키워주셨던 우리 외할아버지는 한국전쟁참전용사셨다
한고개 넘어 사시는 이웃 투투할배라고 불리던 할아버지와 나란히
나무와 소먹일 풀을 베러 지게에 어린 손녀딸을 들쳐메고 새벽녁
풀을 베러 나시었다
손녀는 투투할아버지가 무서웠다
분명 이뻐해주시는데 무서웠다
투투할아버지는 왼쪽 허벅지 아래로 다리가 없었다
할어버지 왜 투투할배는 다리가 없어??
라고 어린 손녀가 물으면
전쟁통에 총맞아서 다리늘 잘랐다고 무심하게 나의 외할아버지는 말했다
다리가 없는 그 할배는 꽤나 싹싹한 어린 계집아이를 예뻐했다
그 어린 계집아이는 할배가 자기를 예뻐하는줄 알면서도 옆에가는게 싫었다
잘린다리에 대어있는 나무작대기가 너무 징그럽고 싫었다
생각해보면 우리집 맞은편 자전차포 할아버지도 한쪽 눈과 손가락 두개가 없었다
왜그러냐고 물으면 전쟁통에 그랬다고 무심히 말하곤 했다
그 할배들은 그냥 전쟁통에 그랬다고 다들 무심한듯 아무렇지 않은듯 얘기했다
그냥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듯 얘기했다
나는 내가아는 전쟁에서 몸을상한 할배들이 일하지 않고 대우받으며 사는 사람들을 본적이 없다
그리고 그 누구도 그들이 영웅이라고
그들에게 감사해야한다고 말하는걸 들어본적이 없다
그들은 그렇게 가난하게 성치않은몸으로 열심히 사시다가
그렇게 삶을 마감하셨다
손이 없으면 없는대로
다리가 없으면 없는대로
눈이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전쟁통에 그랬다고 쓱 얘기하고 풀을베고 자전거 나사를 조였다
내가 초등학교때에도 히로시마원폭피해자들을 돕는 성금 모금회도 제법 열리곤 했다
내 왼손가락은 한덩어리여서 제일 불편한 새끼 손가락‥
지금은 아주 먼일같으나
사실 나 어릴때만 해도 어디에나 어디서나
전쟁의 피해자들이 살고있었다
종전선언이 있을거란 믿겨지지 않는 장면을 보며
외할아버지가 눈물나게 보고싶었다
북한빨갱이놈들이라며 욕을 하시며 그래도 통일은 되야지‥
라던
다행히 몸은성하셨던 그러나 고생만하시다 가신 우리 외할아버지
이 불행한 근대사가 불과 얼마되지 않았다는것을
상기하며
속이 상한다
문득 투투할배가 이리온 , 할때 잽싸게 뛰어가 무릎위에 앉아주지 않았던게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살갑게 목에 팔이라도 둘러 꼭 안아줄것을
전쟁이 난건 거기서 다리를잃은건 그의 탓이 아닌데
이제는 말할수도 없는 투투할배에게 미안하다고 그때 예뻐해줘서 너무고맙다고 할아버지 나라지켜줘서 너무 고맙다고
한국전쟁 1950ㆍ6ㆍ25~2018ㆍ04ㆍ27
무언가 꿈을 꾸고있는것같은데
마음한켠이 아려서
산문형식으로 중얼거려보았습니다
국가유공자들의 처우가 더더욱 좋아졌으면
티비에서 나오는 믿기지 않는 장면들을 보며
이젠 볼수없는 나의 외할아버지가 너무 그립네요
대한민국 근현대사가 이기회에 더욱 정확히 알려지기를 소망합니다
혹 글이 불편하시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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