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설치돼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동상이 27일 기습 철거됐다.
28일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작년 12월 마닐라 베이 산책로에 세워졌던 위안부 동상이 전날 밤 철거됐다.
3m 높이의 위안부 동상은 현재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동상이 있던 자리 주변엔 파란색 비닐이 둘러쳐져 있다.
일본 언론은 현지 목격자를 인용해 "27일 밤 마닐라 시정부가 굴착기 등 중장비를 이용해 동상을 철거하고 다른 위치로 옮겼다"고 전했다.
필리핀 주재 일본대사관은 "필리핀 정부가 위안부 동상을 철거하면서 대사관에 연락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국사위원회는 작년 12월8일 현지 민간단체의 후원을 받아 위안부 동상을 설치했다. 동상 아래엔 "1942~45년 일본 점령 밑에서 학대받은 모든 필리핀 여성의 기억"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당시 동상이 공개되자 주필리핀 일본대사관은 필리핀 정부에 항의했다.
이에 대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올 1월 "내가 막을 수 없는 헌법상의 권리"라고 일축했었으나, 일본의 거듭된 문제 제기에 "조치를 취하겠다"며 말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