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울프섭에서 잠깐 시작했을 때입니다.
당시 저는 중학생이었고, 길드원들도 전부 중학생인 길드에 가입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환생을 하려면 20살까지 기다려야 했고, 스킬 초기화도 없었고 지금처럼 레벨 뻥튀기도 안 되던 때라
주 컨텐츠가 낭만농장에서 수다떨기였습니다. (레알)
그날도 길드원들과 함께 길마 낭만농장에서 놀다가 '야 우리 맞다이 ㄱㄱ' 하면서 단체로 PvP를 키고 난투를 부렸죠.
그러고 나서 저는 PvP 설정을 다시 원래대로 바꿨는데, 길마가 다시 PvP 비허용으로 하는 걸 깜빡한 겁니다.
그 상태로 우리는 낭만농장에서 나가 던바 힐러집 앞(당시 길터)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 멀리서 어떤 자이언트가 뛰어오더니 길마를 순식간에 쌍칼로 찔러 죽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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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길드는 순수 초식 길드(PvP는 베틀아레나 or 낭만농장 에서만!)였기 대문에 모두들 PVP용 장비가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길마는 당황했고, 그 사람은 길마 옆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계속 시체지키기를 하고 있더군요.
옆에 있던 부길마가 지금 뭐 하시는 거냐고 따지자 너무 당연하게 죽이려구요 이러는데...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그 와중에 길마는 한번 부활했다가 그 사람이 바로 다시 죽이는 짓을 반복하자 다시 부활하지 않고 있었구요.
PVP 끌 시간은 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따지자 '던광에서 피빕키고있는게 잘못이죠 당연히 켜놓고있으면 죽을걸 각오해야지' 라는 논리였고,
깜빡하고 켜놓은 거니 그만하자고 해도 '그건 님 잘못이고 내 알바? 나는 피빕이 켜져 있으니 님을 죽일거임' 하면서 계속 대기 중이더라구요.
결국 길마는 게임을 끄고 다른 채널에서 재로그인 후 얼른 살아났고, 길마는 매우 빡친 상태였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던광에서 싸움이 커지자 주변 사람들이 구경하러 와서 한마디씩 던지는데,
저희같은 초식 성향 사람들은 '실수로 킨거라고까지 하는데 너무한다' 라고 하는 데 반해
PVP 길드 사람들은 '키고 있는 게 잘못. 님이 정말 죽기 싫으면 방금 한 것처럼 껐다 키면 될 일 아님? 왜 컨텐츠 즐기는 사람한테 시비?'라고 하면서 오히려 저희가 잘못했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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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로 길마는 멘붕해서 게임을 접었고, 저희도 흐지부지하게 놀다가 고등학교를 입학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을 접어 길드는 와해됐습니다.
굳이 그 사람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망할 길드였지만(길드원 전원이 중2~중3이어서 고등학교 가면 끝날 걸 알고 있었음)
그 사람 때문에 저에게는 좋지 않은 기억 중 하나로 평생 남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때 마도카를 알았더라면 거기 신고도 하고 그랬을텐데 ㅋㅋㅋㅋ
몇년 전에 있었던 그 일과 비슷한 이유로 또 싸우는 걸 보니 씁쓸하고 마음아프네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