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찍힌 사진이 조작, 유포되고 있다. 사진의 원본은 지난해 4월13일 뉴시스가 보도한 오른쪽, 조작된 사진은 왼쪽이다.
11년 만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썼던 글귀를 조작해 종북(從北) 프레임을 씌우는 사진이 인터넷 공간에서 유포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현 정부의 핵심 성과물로 부상하자 문 대통령을 '가짜 뉴스'로 흠집 내 보수층을 집결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는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찍힌 사진이 조작, 유포되고 있다. 사진의 원본은 지난해 4월13일 뉴시스가 보도한 '문재인, 안전한 나라 만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사진기사다.
당시 문 대통령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국민생명안전 약속식'에 참석해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단 한 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그러나 최근 돌고 있는 사진에는 이 문구가 "남한사람 때문에 태워지는 인공기가 단 한 개도 없게 만들겠습니다"라고 바뀌어 있다.
이 사진은 비교적 연령대가 높거나 보수적 성향을 가진 이들이 모여있는 단체채팅방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 한 보수정당 관계자는 이 사진의 진위 여부를 뉴시스에 문의해 오기도 했다.
이 같은 왜곡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남북정상회담과 뒤이어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으로 비핵화 여정을 밟고 있는 것과 상관성이 높아 보인다.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면 평소 안보 위기를 강조하며 현 집권 세력을 '종북' '친북'으로 비난해온 보수 세력이 설 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3~25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9.3%로 지난주 주간 집계 대비 1.5%포인트 올랐다.
리얼미터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보도가 늘면서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두 달도 안 남은 지방선거를 의식해 보수표를 결집하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