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
올해로 91살입니다.
할아버지가 아버지 중3때 돌아가신 이후로 5남매 다 잘키워서 좋은 대학보냈습니다.
근데요.
저희가족이 제가 초 5때 (10년전 일이네요) 부터 모시기로 해서 지금까지 모시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러죠.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게 당연한거 아니냐고
그렇죠. 자식된 도리로 부모님 모시고 사는게 저는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 할머니가 저희 엄마에게 어떤 정신적 피해를 입히는지 보신다면 인륜을 저버리고 싶습니다.
Episode #1
한번은 저희 할머니 핸드폰 요금이 3만원이 나왔습니다.
보통 할머니 요금은 1만원인데 갑자기 3만원이 나왔죠.
할머니도 놀라고 어미니도 놀라고.
그런데 저희 할머니 통신비를 저희 작은아버지가 부담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대뜸
"작은 아들이 요금이 나왔으니깐 내가 1만원, 너희가 1만원 해서 막내에게 부담을 줄여주자"
라고 하는 겁니다. 갑자기 엄마가 이게 뭔소리인가 해서
"어머니, 뭔가 이상한데요? 요금을 그쪽에서 냈으면 그쪽이 부담하는거지. 보세요? 저희가 어머니 모시면서 가스요금 전기요금 형제들에게 분할 계산하자고
한적 있나요?
솔직히 상식적으로 자식된 도리로서 우리가 모시면 통신비나 용돈 정도는 다른집에서 부담하는 것이 모시는 집에 대한 예의 아닌가요?
그런데 저희 할머니. 귀가 안들리십니다. 크게 이야기 해야하는데 하도 기가막혀서 크게 이야기 하니깐
"너 나에게 대드냐?"
라며 역정을 내시더라고요.
아니라고 해명해도 불쌍한 막내가 뭔죄라고!! 이러면서 책상을 두드리고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설명을 드렸더니 대뜸 하는말
"그러면 누가 너희 보고 모시라고 해서 왔냐?"
충격이었습니다. 저희는 뭐 좋다고 모셨나요? (사실 모시게 된것도 고모랑 머리카락 붙잡고 할머니랑 싸워서 저희집에 오신건데...)
이러면서 밖에 나가서 동네방네
"시어머니에게 대드는 며느리가 우리집 며느리다!!!
라면서 밖에나가서 난리난리를 치더라고요.
솔직히 이때 진짜 양로원으로 보내버릴까 생각했습니다.
또
"양반집에서 어디 이러느냐!!!!"
이러시는 거죠.
그날 엄마는 이때까지 모시고 산거, 간 안맞는다고 음식 집어치우는 할머니 모시고 살았던 이야기 하면서 속상해 했습니다.
다음날 한의원 갔더니 "화병" 이나서 기가 전부 막혀있다고....
Episode #2
첫째 아들이 난봉꾼이에요.
지금은 알콜중독증때문에 정신병동에 갇혀서 죽을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그분, 집안도 안돌봐서 이혼당하고 아들들도 찾아오지도 않아요
결혼 생활하면서 일도 안나가서 큰엄마가 나가서 먹여살리고
애들 앞에서도 매일 매일 소주 2병씩 30년동안 마셨데요.
그러면서 매일 형제들에게 와서
"동생 100만원만"
"00야 돈좀"
이러면서 평생을 살았어요.
솔직히 저희 가족들도 그분 정신병동 치료비 내기도 아까워서 서로 만나면 큰형 욕만 해요
그런데 재미있는것은 할머니는 자기 아들이라고 매일 전화하고
끝까지 감싸더라고요.
색안경도 이런 색안경이 없어요.
먹을거도 꼭 오면 반잘라서 정신병동으로 보내더라고요. 저번에는 김치를 했는데 절반을 다 갔다줬어요.
저희 김치 60포기.
엄마랑 저혼자 했던 거에요. 아버지는 티비보고 계시고요.
그런데 듣자듣자하니깐 준거 이웃들에게 나눠줬데요. 전부요.
뭐 이딴 경우가 다있는지 모르겠지만 할머니는
"우리 큰아들이 마음이 넓어서 그렇다"
이러니깐 저희 엄마는 미치는 거죠.
맨날 잔소리
"국이 짜다, 맛이없다. 쌀이질다. 난 돼지고기 싫다"
이런거 들으면서 시어머니 뿐 아니라 시아주버님까지 모시고 있으니
저희 엄마 너무 불쌍해요.
저희 엄마 저 늦게 낳았어요.
제가 22살 (93년생)인데
엄마는 55세 (60년생)이에요.
저 소원은 저 어렸을 때 미국 갔을 때 미국 일주 했었거든요?
그 코스 그대로 아버지랑 보내드리는 거에요.
근데 시어머니 때문에 곧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할머니 모시고 있어요.
엄마 불쌍해요ㅠㅠ
제가 할머니에게 대해서 불효를 하고 패륜이라고 해도 좋아요
그렇지만 직접 10달 동안 배에 품어서 찢어지는 고통 겪으면서 낳아주신 거는 할머니가 아니고 엄마에요
저는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단지 그거만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