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지성 있으면 오언 필요없다"
[조선일보 2005.08.20 07:18:06]
박지성의 이적료는 400만파운드(약 73억원)다. 그러나 팀엔 그 값의 3배나 되는 돈을 절약시켜 준거나 마찬가지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의 잠재력을 높이 사, 마이클 오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을 단호히 거절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오언은 밥티스타, 호비뉴 등 최근 영입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려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가 더욱 힘들어진 탓인지 잉글랜드로 U턴 하기를 원했다.
영국 언론은 스트라이커 보강을 원하는 맨유가 오언을 영입하는 데 뛰어들 것이 분명하고, 오언의 몸값으로 최소 1200만파운드 이상을 지급 할 것으로 전망했다. 왜냐하면 현재 맨유의 스트라이커 루이 사아는 무릎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하지 못해 그라운드에 나서기 어렵고, 올레 군나르 솔샤르 역시 1군에 제대로 복귀할 기미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스트라이커로 뛰다 맨유에 입단한 앨런 스미스도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스미스는 대량 득점을 끌어내는 타입이 아니다. 때문에 퍼거슨은 현재 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겨 노쇠한 로이 킨의 뒤를 이을 스타로 키우고 있다. 이렇다 보니 퍼거슨에겐 오언을 선택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안이 없는 듯 보였다. 박지성이 맨유에 들어와 치른 첫 두 경기에서 강한 임팩트를 주기 전까지 말이다.
퍼거슨은 현재 박지성이 맨유의 주전 스트라이커인 반 니스텔루이, 웨인 루니를 커버해줄 나머지 선수임을 강하게 믿고 있다. 퍼거슨은 “박지성이 전방 공격수 어느 자리에서도 뛸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며 “맨유의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아주 훌륭한 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득점은 못했지만 분명 기회는 많았다. 챔피언스리그 예선 데브레첸 전에선 분명 페널티킥을 얻어낼 수 있었는데 심판 판정 때문에 득점 기회를 놓친 적도 있고, 프리미어리그 첫 경기 에버튼 전에서도 찬스를 잡았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퍼거슨은 박지성이 곧 ‘득점 강박증’을 극복해 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지성은 측면 미드필더로 라이언 긱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말인즉 맨유는 마이클 오언 영입 전쟁에 더 이상 끼어들 필요가 없다는 얘기였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빠른 적응을 이번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는 바탕 중 하나로 꼽았다. 오랜만에 퍼거슨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이보다 더 기쁠 수는 없어요. 박지성과 반 데사르 영입도 엄청 만족스럽고, 리오 퍼디낸드와 폴 스콜스와의 계약도 가뿐히 성사됐어요. 제가 계획한 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죠. 또 데브레첸전 3대0 승리에, 프리미어리그 첫 경기 2대0 승리까지…. 시작이 정말 좋아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경기서 첼시에 패해 처음부터 좋지 않은 기분으로 시즌을 시작한 걸 생각해봐요. 우린 시즌 내내 쉽지 않은 경기를 벌였고, 결국 첼시를 따라잡을 수 없었잖아요. 지금은 정말 좋아서 계속 웃음이 나올 지경입니다.”
박지성선수가 퍼거슨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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