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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cook_104321
    작성자 : 똘똘이군
    추천 : 18
    조회수 : 832
    IP : 89.84.***.155
    댓글 : 21개
    등록시간 : 2014/07/20 20:15:55
    http://todayhumor.com/?cook_104321 모바일
    채식인의 눈으로 본 개고기 논쟁
    (주의)음식갤에 불쾌할수있는 표현이 있습니다.




    비건(풀만 먹는) 이었다가 개인사정으로 락토오보(우유계란먹음)로 살고 있습니다.

    제가 채식을 시작한 경위는 세상의 모든 생명의 가치는 동일하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합니다.
    풀도 사람도 개도 달팽이도 마찬가지지요.

    처음에는 풀도 못먹고 물도 못마셨어요.
    내가 누군가의 생명(나의 것과 동일한 무게의)을 빼앗아 살고 있다는 것에 내 자신이 혐오스러워 견딜 수 없었고
    그렇게 맛있던 음식들이 시체로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계란 또한 새로운 생명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치면 난자나 정자정도 되겠죠.
    우유 또한 송아지들의 생명을 위한거지 제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넘어갈 무렵
    배가 고프더군요.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을 꺼내 먹으면서 구역질을 했습니다.
    몸은 음식을 원하는데 머리는 그렇지 못했던거죠.
    배가 고프다고 시체를 먹고 있으니까요.

    그러다가 정신승리를 하게됩니다.
    어차피 생태계라는 큰 틀에서 인간 또한 한 부분에 불과하고
    먹이 사슬의 일부일뿐 배고프면 시체를 먹는건 똑같구나.
    풀의 시체, 돼지의 시체, 개의 시체, 소의 시체, 극한 상황에서는 사람의 시체....

    그렇다면 내가 어차피 생태시스템의 한 부분이라면
    적어도 내가 먹어 사라진 생명에 대한 예의를 지키자.
    그리고 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만을 섭취해 다른 생명의 희생을 줄여보자.
    그들의 생명만큼 헛되게 살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남아 그들의 희생에 보답하자라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그게 취나물같은 풀이라도 말이죠.

    전 지금도 정육점이나 마트 정육코너, 생선코너에 잘 가지도 못할 뿐더러 예전에는 고소하기만했던 냄새도 잘 맡지 못합니다.
    저에겐 음식은 어떤 생명의 시체고 그것을 먹는다는 것은 그들의 생을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세상 모든 생명은 다른 생명의 먹이가 될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보자면 
    만약 산사태가 난 눈산에서 고립된다면 같이 있던 내 동료가 나의 먹이가 될 수도 있겠죠.
    해서 개고기반대론자들의 이유 중 제가 공감할 수 있는 주장은 단 하나입니다.
    '개를 너무 잔인하게 잡는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것은 나에게 생명을 기부한 개의 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개를 죽이는 과정에 대한 비판은 될 수 있을 지언정
    개고기를 먹지 말아야할 이유가 되지는 못합니다.

    브로일러의 닭들은 어떤가요?
    그들은 알에서 깨어나 도축되기전까지 하늘을 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편히 쉽게 그들을 먹기위해 죽음의 방식은 물론이요 살아있는 동안의 생도 송두리째 빼앗았죠.



    개고기가 먹기 싫다면 안드시면 됩니다.
    돼지고기가 싫다면 안드시면 됩니다.

    특정 음식을 먹는다고 미개하거나 교양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개고기반대론자들이 그 반대편의 사람들을 볼때 교양이니 문화수준을 따지더군요.
    제 관점에서는 저 포함한 모든 생물들이 가해자요 살해자입니다.

    그 중 특히 악질은 사람이죠.
    배고프지 않을때에도 돈을 위해 다른 생명을 핍박하고 죽이고 있으니까요.
    다른 동물들은 배가 고픈 만큼만 다른 생명을 죽입니다.
    그렇지 않은것은 인간이 유일하죠.

    먹고싶고 배고프면 드세요.
    먹기 싫으면 먹지 마세요.
    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을 강요하지 마세요.
    어차피 물만먹고 살지 않는 이상 가해자인 것은 누구나 똑같습니다.
    하물며 물에도 작은 미생물들과 무기질들이 그들이 가지고 태어난 생태계의 일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개고기를 반대하는 분들께 묻습니다.
    그리고 그를 반대하시는 분들께 묻습니다.
    당신이 바닷물 속의 플랑크톤 처럼 이 세상의 유지를 위해 희생하신 것이 있나요?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상대를 몰아세우고 사회의 화합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나요?
    어머니의 희생이 아버지의 희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분들의 희생을 방관하고 있지는 않나요?
    학생이라면 학생의 본분인 학업과 자기개발에 온전히 힘을 쏟고 있나요?
    당신이 당신의 본분을 잘 이루라고 자신의 삶을 당신에게 투척한 식물 동물 땅들을 생각하신 적 있나요?


    돼지의 삶을 빼앗아놓고 개고기를 먹지말라 하지 마세요.
    그 시간에 희생된 돼지의 삶에 감사하시고 헛된 시간을 보내지마세요.
    당신이 개의 생명을 부르짖으라고 돼지의 삶이 희생된 것이 아닙니다.
    그 시간을 좀 더 충실하게 희생된 돼지 상추 쌀들이 이 사람에게 먹혀서 정말 보람차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본분에 충실하고 모든 생명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세요.


    어차피 먹지 않고 살아남을 수 없다면 최소한 희생된 생명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세요.








    똘똘이군의 꼬릿말입니다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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