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 일정이 애매해서 삼성 구단이나 류감독님 입장에서도 뭔가 참 대처하기 난처하긴 한듯.. 사실이라면 중징계는 물론이고 코시 엔트리에서도 당연히 제외시켜야 할 중대 사안이지만 아직까지 결과가 나오기는 커녕 수사가 제대로 시작조차 안 한 사건인데 기사와 소문만 듣고 징계를 내릴 수는 없죠. 아무리 신빙성이 있는 루머라 하더라도 루머는 루머입니다. 제대로 된 수사도 시작 안 된 걸 가지고 (기사에도 나와있다시피 검찰 내사입니다..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기 전에 이게 사건인지 아닌지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란 얘기죠) 구단에서 먼저 징계할 명분은 없고, 그런식으로 일을 처리해도 안되죠. 구단에서 선수 개개인에게 물어보는거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 그나마도 선수가 안했다고 하면 더 뭘 할 게 없습니다. 그냥 선수들한테 물어보고 아니라고 하면 검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다리는 수 밖에요. 코시 엔트리 발표 전에 최대한 빨리 검찰 결과가 나와서 수사가 시작되던가 하면 모르지만 그게 아니면 구단도 그냥 불안해 하며 기다리는 거 밖에 없습니다.
지금 상태에선 해당 선수들 코시 엔트리 빼라 말아라 하는 말은 다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만약 그런게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 하에 그 경우 어떤 징계를 해 마땅하다 정도 이야기 외에는요.
그리고 뭔가 좀 불쾌한게,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 착수하고 그걸 공표하기도 전에 내사 단계의 일을 언론에 흘렸다는 건 피의사실공표에 해당됩니다. 심각한 범죄행위에요. 내사 단계라는게 검찰이 이 사건이 실제 수사를 진행해야 할만큼 신빙성이 있는가, 사건이 성립하는가를 조사하고 판단하는 단계인데 이 시점에서 구체적인 인명까지 거론해가며 언론에다 퍼뜨렸다.. 이건 그게 아무리 실제 사건성립 가능성이 높고 신빙성이 있다고 해도 절대 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무죄추정의 원칙과 같은 이유에서 말이죠. 그리곤 그거 지금 제일 열심히 떠들어대는 언론도 종편 방송입니다.(종편 중에서도 제일 막장 소리 듣는 바로 거기요) 처음 시작을 누가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단독'보도란 제목으로 터뜨렸던 곳도 정국이 집권여당에 불리하게 돌아갈때마다 뭔가 스캔들 사건을 시기 적절하게 터뜨려댔던 바로 거기이구요.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게 마땅합니다. 사건이 있으면 수사해야 하는게 마땅하구요. 프로야구 선수 중에 억대 원정 도박을 저지른 작자가 있다면 당연히 밝혀내어 중징계를 해야 함이 마땅합니다. 그럼 검찰은 그냥 수사를 하세요. 언플질이나 하지 마시구요.
언론에서 까발린 이번 사건의 전모는 이런 것 같습니다. 검찰이 경제계 고위 인사의 원정 도박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원정 도박 자금 융통 관련 조직(조폭과의 연계 어쩌고 하는데 언론에서 말하는건 이런것 같네요. 해외 원정 도박에 쓸 고액의 돈을 출국시 가지고 갈 수 없으니 현지 어떤 집단에게 빌려서 도박을 하고, 귀국후 그 집단에게 원화로 갚으며 손익 정산을 하는 그런 시스템인 모양입니다. 이 조직이 조직폭력배와 연계가 있는 것 같구요. '조폭과 함께 원정 도박'같은 자극적 언플을 걷어내고 보면 '억대 원정 도박을 하기 위해 관련 사조직 시스템을 이용했다'인거죠. 여기 넘어가 무턱대고 '조폭이랑 연계돼 원정 도박을 했다니 승부조작까지도 의심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식의 루머 확산은 옳지 않다는거죠)의 장부에 삼성 프로야구 선수 몇명의 이름이 올라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이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아닌지 내사 단계에 있다. 이게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인듯 합니다. 일단은 제가 봐도 그런 자금융통 브로커의 장부에 이름이 올라있었다는 건 상당히 신빙성 있는 증거라고 보이네요.
그러나 제가 궁금한건 이겁니다. 내사 결과 그 증거가 충분히 믿을만하고 그래서 수사를 진행할 타당한 근거를 모았다면 수사를 하면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그 증거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거나 다른 증거들과 교차 검증해보니 수사 진행할 증거불충분으로 판단되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는거구요. (지금 정황으로 봐선 브로커 장부에 이름이 오른것만 가지고도 충분히 수사해볼만한 사건으로 보입니다만, 아무튼요) 근데 왜 아직 내사단계의 일을, 그것도 지금 이 타이밍에(뭔가 정국이 한창 시끄러운 시점에, 증거가 충분하면 바로 수사해버리면 될 일이고 그게 아니라 수사 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어 엎어질 사안이면 뒷감당 하기 엄청 힘들 코시 직전 시점에 무리해가면서까지..) 언론에 실실 흘리기나 하고 있냐는 거죠. 대체 뭘 위해? 이왕 흘릴거면 같이 수사하는 중이라는 그 경제계 높으신 분들도 같이 흘리던가, 이슈가 크게 될 만한 스포츠 스타 신상만 흘리는 건 뭔가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보이지 않네요.
떡찰에게 부탁합니다. 니들 할일이나 똑바로 하세요. 증거가 충분하다면 언플질하면서 피의사실공표 범죄를 계속 저지르지 말고 내일이라도 당장 당사자들 소환해서 수사 시작해주기 바랍니다. 어려울거 없잖아요? 장부에 금액 적혀 있고, 날짜도 기록되어 있을거 아닙니까? 그럼 당사자들 소환해서 해당 날짜에 어디 있었는지 조사하고 통장 입출금 내역 추적해보면 딱 나오는 답 아닙니까? 해외 원정 억대 도박이면 엄청난 중범죄죠. 증거가 그정도로 충분하다면 수사 시작해서 밝혀내세요. 뭐가 어렵다고 시간 끕니까? 뭐가 어렵다고 수사는 안하고 비겁하게 언론에다 질질 똥이나 싸지르냐구요? 그러라고 세금으로 월급 줍니까? 범죄자 있는데 잡을 용기가 없어 언론에 똥이나 싸고 여론전이나 벌이라고 주는 월급 아닙니다. 용감하게 달려들어 수사하고 잡아내라고 월급주는거에요. 꼴값들 떨지말고 할 일들 똑바로 하세요. 판사님이 영장 발부 안해줍디까? 영장 발부 받을만한 증거를 모아 오던가, 모았으면 수사를 시작하던가 하세요. 언플질 꼴값 떨지 말구요.
팬 입장에서 무척이나 아꼈던 선수들이지만, 그래서 만일 이 파렴치한 중범죄가 사실로 밝혀지면 배신감이 엄청 크겠지만, 그게 사실일 경우엔 내가 먼저 나서서 질타하고 내가 먼저 나서서 구단에게 가장 강력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요구할 각오를 이미 마음속에 굳히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떡찰에서 어떠한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지 않는 이상은(최소한 법원의 영장을 받아 수사 개시하기 까지는) 언론에서 뭐라고 Z랄을 떨건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검찰이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 수사를 시작하면 됩니다. 그럼 깔끔하게 정리돼요. 수사 시작되면 일단 코시 엔트리에서 빼고, 판결이 유죄로 나면 그때 구단+크보 징계 들어가면 됩니다. 근데 확실한 증거 가지고 있다면서 하라는 수사는 안하고 언플만 하고 있어요. 대체 검찰 '내사'단계의 일에 대한 해당 인물의 구체적 인적사항까지 포함한 상세 정보를 무슨 수로, 어떻게 언론들이 알고 있는 걸까요? 누가 알려줬으니 알겠죠. 누가 알려줬건 그거 알려준 공직자는 피의사실공표죄입니다. 수사는 안 하고 언플만 하면서 코시 날짜는 다가오고 여기저기 이슈가 더 커지는거..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는게 아니라 루머와 추측만 확산되게 만드는거.. 지금 검찰과 언론이 하고 있는 일이 이겁니다. 여기 낚이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