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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041796
    작성자 : 익명Z2Fmb
    추천 : 5
    조회수 : 262
    IP : Z2Fmb (변조아이피)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4/03/23 06:08:34
    http://todayhumor.com/?gomin_1041796 모바일
    저.. 도움이 필요해요. 좀 길어요.
    그리고 두서가 없을지도 몰라요.
    거의 대부분 그냥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는 느낌일 거에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이고,
    어쩌면 누구도 공감을 못 할 수도 있고
    어쩌면 사실 별 거 아닌, 누구나 살면서 다 겪는, 그러나 굳이 꺼내놓진 않는 진부한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가장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아무렇지 않다고, 괜찮다고 생각해도 괜찮아지지가 않아서 적어봐요.


    저는 현재 이십대 초반의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입니다.
    우선 제 어릴 적 이야기부터 간단히 설명해드리고 현재 상황이 어떤지 설명해드릴게요.

    부모님은 제가 유치원 입학하기 전에 이혼하셨고 저는 친할머니와 친할아버지 아버지와 살았어요.
    저를 키워주신 건 할머니구요,

    제가 알기로는 할머니는 아버지의 친모가 아닌 것 같고, 게다가 저까지 키우느라 힘드셨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할머니께서 훈육에 많이 신경쓰시고 건강도 많이 챙겨주시고 했지만 몇가지 기억으로는 그래요.
    할머니가 시장에 가서 오랫동안 (아마 오랫동안 이래봤자 몇시간이었을 거에요.) 
    돌아오시지 않아서 놀라서 찾으러 집앞으로 나갔는데
    할머니께서 돌아오시면서 제 얼굴을 보자 하신 첫마디가
    "왜 할머니도 엄마처럼 도망갈까봐?" 라고 하셨었던 게 기억이 나요.
    이때 좀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조용히 같이 집으로 돌아갔어요.
    평소에 본인께서 저를 키우는데 아주 많이 신경쓰고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고
    고생도 많이 하고 몸에서 사리가 나올 거다 말씀하시곤 하셨어요.

    엄마가 없어서 학교에서 엄마가 없는 티를 안 내고 있는 척을 하곤 했고,
    아무에게도 그런 이야기는 안 했어요. 왠지 부끄러웠거든요.
    초등학생때까지는 엄마라는 단어를 쓸 일도 없고, 저와는 관계없는 단어같아서
    있는 척 이야기하며 엄마라는 단어를 입으로 내면 굉장히 껄끄럽고 어색한 기분이 들었었어요.

    그러던 제가 새엄마가 생겼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어색했지만 좋은 분이었어요.
    저는 나중에야 알았지만 결혼후 알고보니 아버지가 빚이 있어서 같이 갚느라 항상 맞벌이를 하셨대요.
    이혼 하실 때 즈음 만나서 이 이야기를 들었어요.
    미리 이야기하지 않은 빚이 있고, 같이 갚아가는 도중에도 일정하지 않은 직장이었고, 핸드폰을 100만원을 넘게 결제하며 사용했다고.
    참다참다 짐을 싸서 먼저 나가시고.

    그 날은 제 고등학교 입시 발표날이었어요.
    합격했다고 전화드리는데 어쩐지 반응이 이상하더라구요.
    기뻐하시지도 축하하시지도 않고 나중에 이야기 하자고.

    실질적으로 수입은 새엄마가 책임지셨던건데, 집을 나가고 아빠와 저만 있으니
    그 때부터 학원비가 밀렸나봐요. 전 6개월뒤에 알았고, 집세도 밀려 집주인이 따지러 오고,
    가스는 끊기고 학비도 낼 수 없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집주인이 와서 저에게 이야기했어요. "내일 이사간다면서?"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고 정말로 다음 날 이사를 하게되었어요.
    어느 할머니가 살고 계신 아파트에서 방 하나만 빌려쓰는 거였어요.
    그런데 이 월세도 내지못해서 할머니께서 참다가 구청에 물어보셨데요. 저의 사정을.
    제가 이때 알바를 해도 차비 식비만 해결되지 월세까진 않되더라구요,
    아무튼 그래서 고1때 시설에 들어가게 됬어요.

    시설에서는 그래도 잘 보냈네요. 당연히 세끼 잘 챙겨먹었고, 다같이 여행도 많이 갔구요.
    19살까지 시설에 살다가 어느날 아빠가 시설에서 나와서 같이 살 수 있다고 했어요.
    정해진 날짜에 나왔는데 이사갈 집에 도배랑 보일러 공사를 해야한다고 3주를 이사를 미뤘어요.
    그 3주 동안은 아는 언니네 신세졌구요.
    알고보니 이사할 집은 없었어요..거짓말이었어요, 주소까지 적어줘놓고선 그래서 밤에 진짜 존재하는건지 찾아가보기도 했는데.
    결국 언니네에서 살면서 평일주말 매일 일을 하고 한달에 50씩 모아 시설에서 받을 돈을 합쳐 보증금을 만들었어요.

    월세지만 제 명의로 된 제 공간을 21살 때 드디어 얻었어요.
    어느 날 우편이 날아왔는데 제 이름으로 된 핸드폰 체납안내였어요.
    아버지가 제 이름으로 썼던게 밀리고밀린 거더라구요.
    나중에 알아보니 핸드폰, 인터넷, 체납이자까지.
    화도내고 울어도 봤지만 아버지에게 돈을 갚을 의지는 없어보였어요.
    결국 전 일말의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고, 더 이상 엮이면 불행할 것 같아서 연락을 끊어버렸어요.

    마지막으로 봤을 땐 영등포 노래방에 일하며 거기 딸린 사무실에서 생활하고 계셨어요.
    아참 어머니는 술집여자였대요. 할머니께서 나중에 최근에 말씀해주셨어요.

    아버지는 할아버지, 할머니 명의도 사용해서 빚을 지고 체납용지가 날아가게 했어요..
    제가 어릴 때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나서 집에 빨간딱지가 붙고,
    결국 그래서 할머니할아버지와 전 서울에서 지방인 고향으로 이사해서 살았는데
    또 그 아버지가 빚이라는 걸 겪게 만들었네요.

    아버지가 사용한 제 명의의 체납도 다 갚고, 제 명의는 도용할 수 없게 여러가지 방법을 이용해서 차단해놨고
    아버지와는 연락도 하지 않고 지금은 아르바이트가 아닌 직장을 다니면서 거기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아주 번듯해보이는 저인데
    친구가 봤을 땐 "넌 고생 한 번 해보지 않을 것 같아" 라는 저인데
    왜 지금 저는 괜찮지 않을 까요.
    지난 일들인데 저에게 멍인 것 같아요.
    외롭고 허무해요. 이따금씩..
    존경할 수 있는 부모님에게 사랑받고 커온 사람들이, 그래서 주변에도 사랑을 베풀줄 아는 긍정적인 그들이 부러워요.
    그 사람들도 당연히 살면서 힘들일이 있었을테고, 그렇지만 제가 괜찮지가 않아요.
    어떻게 해야 괜찮아질지 모르겠어요.
    영원히 이 상태이면 저는 어떻게 하죠? 괴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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