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이이익”
오늘도 편의점을 나서면서 담배에 라이터 불을 켰다.
하나, 둘, 셋.... 가만 있자. 도대체 내가 담배를 사러 편의점에 방문한 날짜가 언제부터이더라.
나는 매일 이곳 편의점에서 담배를 샀다. 군대에서 몇 년간 오바이트 쏠릴 정도로 지내고 난 이후 사회에 복귀한 나는 담배를 끊었다. 물론 한때 대학 졸업 후 취직이 안되면서 담배를 잠깐 피운 적이 있었지만 이 근처 회사에 입사한 이후 담배를 아예 끊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상황이었다.
그런데 내가 최근 며칠 동안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그것도 하루에 한 갑씩.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내 집과 내 사무실에 담배가 쌓여 있다. 담배는 하루에 한 개비 밖에 피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매일 같은 시각 편의점에 들러서 담배를 사간다.
내가 담배를 사는 이유는 하나다. 바로 편의점 알바생 때문이다. 어느날 나는 회사에서 퇴근한 이후 이곳 편의점에 들렀다.
편의점에 들른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편의점 알바생은 나의 뒷통수를 망치로 두들겨 팬 듯이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손님이 많지 않아서인지 귀에 이어폰을 끼고 흥얼거리면서 바닥 물걸레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표정 하나하나가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살며시 웃으면서 바닥 물걸레 청소를 하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내 평생 살면서 저런 예쁜 여자는 처음이야라고 이야기한다면 상당히 오래 사신 분들은 웃으면서 “도대체 네가 살면 얼마나 살았냐”라고 핀잔을 주실 것이 분명하지만 어쨌든 내가 살아온 나날을 세어보면 저렇게 예쁜 여자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나를 이렇게 얼어붙게 만든 여자도 처음이었다.
군대에서 외박 나왔을 때 처음 찾아간 다방에서의 여종업원도 이런 느낌을 주지 못했다. 대학교에서도 온갖 퀸카들과도 대화를 나눈 나였다. 그리고 직장에서도 여직원들과 스스럼 없이 이야기하는 나였다. 그런데 편의점 알바생을 보자마자 나는 가슴이 쿵쾅거리면서 머리가 하얘진 것이었다.
“저기,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편의점 알바생의 말 한 마디에 하얗던 머릿속이 다시 제자리 찾아왔다. 참, 내가 물건을 사러 편의점에 왔었지, 그런데 내가 무엇을 사려고 들어왔던가. 순간 나는 내가 편의점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 까맣게 잊었다. 무엇인가 빨리 무엇을 대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디스 플러스 좀”
순간 들어온 게 담배였다. 왜 하필 담배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편의점 알바생 뒤에 있는 담배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담배를 달라고 외친 것이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 제대로 피지도 못하는 담배를 계속 사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녀에게 아무런 고백을 하지도 못했다. 고백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수많은 여성들과 교류를 나눠봤지만 편의점 알바생에게는 용기가 나지 않았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한 번 용기내서 데이트를 하자고 이야기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수없이 많은 다짐을 했다. 오늘은 반드시 그녀에게 고백을 하리라고 다짐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순간의 용기에 불과했다. 편의점 알바생 앞에만 가면 나는 아무런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저 담배만 달라고 외쳤다. 그리고 다시 편의점을 나와서 용기 없는 나를 질책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반드시 고백을 할 것이라고 다짐을 했다. 오늘은 반드시 그녀를 내 여자친구로 만들겠다고 수없이 다짐을 했다.
용기. 용기를 북돋는데 담배가 필요했다. 못하는 담배지만 한 대 피우리라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들었다.
내 호주머니에 있던 담배는 ‘디스플러스 아레나’이다.
디스플러스 아레나는 우리나라 3대 남성지(지큐, 에스콰이어, 아레나) 중 하나인 아레나 소속 디자이어가 참여한 한정판 패키지다.
여행이라는 컨셉과 딱 들어맞는 요소인 나침반이 있다.
기존 디스플러스는 니코틴 함량이 0.80이고 타르는 8.0이다. 반면 디스플러스 아레나는 니코틴이 0.60이며, 타르는 5.5이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담배는 해로운 것이니 금연을 해야 하며, 담배를 배우지 않은 사람들은 아예 담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흡연자들은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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