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른을 욕하는법은 배운적이 없지만, 오늘만큼은 진짜 견딜수가 없어요.
저희집은 아파트입니다. 좀 오래됐구요, 할머니는 자식에게 폐 끼치는거 싫다고 멀리서 혼자 사십니다.
그냥 일요일에 잠깐 오셔서 우리 사는거도 보고, 식사도 하시고 가고 그럽니다..
모셔오려 해도 할머니가 오시질 않아요. 뭐.. 자식생각은 끔찍히 하는 할머니고 그런겁니다.
근데, 뭐가 문제냐구요?
우리 할머니 -_-
한가지만 빼면 참 좋으신 분이예요. 그 한가지...
우리할머니는 대한민국 미신의 총 집합소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어요!
ㅜㅜ 이거 안 당해보신 분은 모를겁니다.
제가 이제 24인데... 이사 몇번하고 (옛날엔 같이 살았어요) 같이 있는동안 아주 머리가 터집니다.
오늘만 해도..
신발장 옆에 있는 거울.. 10년 넘게 잘만 보다가, 어디서 또 안 좋다는 소리를 듣고는 다짜고짜 이유도 없슴다. 신발장 옆에 거울 떼랍니다. 엄마아빠.. 기가 막히지만 이 노인네가 또 그러는구나 하고 뗐습니다.
아~ 정~~말 보기 흉해요.
집에 개운죽 같은거 잘 키우시죠? 우리집 그거.. 170cm 넘게 키웠는데, 엄마가 정말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그 대나무.. 실컷 키워놓은 대나무.. 또 내다 버리랩니다. 이유요? 대나무는 집안에 들여놓으면 안된답니다.
아빠와 남동생이 입던옷은 여자가 입어도 되지만, 엄마나 제옷은 저~~얼대로 아빠나 남동생 안 입혀요.
옷 같이 입을 일이 뭐 있겠냐하지만.. 물려입히기 이런거... 저랑 제 여동생은 죽어라 물려입고 남동생은
항상 사서 입었습니다 -_-
저녁에는 빗자루질 하는거아니랩니다. 이유요? 그냥 안 좋댑니다.
아침에도 아버지 나가기 전엔 빗자루질 하면 안된답니다. 나가고 나면 비질 하래요.
게다가 잘때 머리는 북쪽이나, 서쪽으로 두고 자지 말랩니다. 그래서 우리집침대들 다 이상한 방향으로 가 있어요. 제방은 아주 가관입니다. 침대 하나만 위치 바꾸면 정말로 예쁜방인데, 침대 방향 때문에 방구조가 아주 그냥 뒤집어져 버렸습니다.
동짓날 팥죽 먹는거 아시죠?
우리집 그거 뿌립니다. 무슨 시간이 있던데... 이번엔 새벽 세시였던가?
-_- 평일이든 뭐든 찾아옵니다 우리집으로(완전 귀신이 따로 없어요 이럴땐!!)
일주일 내내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 피곤한데, 들춰 깨웁니다.
팥죽도 그냥 안 끓입니다. 할머니가 시킨대로 끓입니다. 그거 온집안 각진덴 다 뿌립니다.
생각해보세요. 깨끗하게 치워놓은 방에 불그스름하게 핏자국처럼 갈라져서 말라붙은 팥죽.
처음 봤을때 팥죽인줄은 상상도 못하고 무슨 주먹만한 바퀴벌레를 발로 밟아 죽인줄 알았습니다!
물론 지난 동지도 어김없이 했지요. 빨아서 걸어놓은 옷과 시트랑 피아노에 팥죽 다 튀었습니다. 젠장..
초하루에는 머리 감는거 아니랩니다. 머리에서 썩는 냄새가 나도 할머니 집에 계시면 그날 못감습니다.
미쳐요 진짜. 명절 하루전도 마찬가지구요. 옛날에 명절 전에 머리 감았다가 1년동안 잔소리들었습니다.
이제는 알아서 요령껏 안감은척 하기.
걸핏하면 무당집 찾아가서 "방책"을 하라는둥.. "방향"이 안 좋으니 이걸 저리로 옮기라는둥..
사실.. 옛날 사람들이야 시골에 살면서 가재도구 그냥 여기놓든 저기놓든 다 안 예쁘니까 그렇게 옮기고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도시는 안 그렇잖아요.. 생각해보세요.
예를들어서 소파앞에 탁자가 있어야 편한데 그 탁자를 세로로 놓으라거나 -_- 없애라는둥.
꽃같은거 예쁘라고 화병에 꽃아놓으면, 이자리는 안 좋니 어쩌니, 이색깔 꽃은 뭐가 어떻니...
요즘 무슨 기간인데 이 꽃을 사면 되니 안되니...-_-
습기차면 보통 집안에 장농 문 열어놓지요?
우리집 엄두도 못 냅니다. 행여나 할머니 계신날 장농문 열리면 아주 난리납니다 그날은.
장농 문 열어놓으면 아빠가 빨리 돌아가신다나요?
-_- 씁... 진짜!
뭐.. 그깟 장농문 하시지만. .한여름에 장마철에 이불에서 곰팡이 냄새 나는것 같아요. 미칩니다.
근데, 문 열어놓을것 같은 날씨 되면, 꼭 집에 와 계십니다 -_- 감시하는거죠 뭐.
울 할머니.. 요즘같은 세상에도, 여자가 무슨 대학을 가냐고 하십니다.
저요, 대학 합격했을때 할머니가 돈 먹는다고 보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ㅋ 웃겨 정말.
배째고 이번에 대학원까지 붙었어요 -_-V
돈대줄것도 아니면서 진짜. 여자가 잘나면 집안에 재수가 없다나.
... 위에 써놓은것들은 아예 생활화가 되서 그냥 말도 안 하고 지킵니다. ㅋ -_- 할머니 고집. 알아주거든요. 근데, 일주일에 한번씩 오셔서. .그것도 겨우 쉬는날 하루 있는 일요일에 오셔서 되도안한 뭐가 안 좋다면서 집안을 들쑤셔놓고 갑니다.
우리엄마 저거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이제는 슬슬 한계인거 같아요.
제가 소리도 지르고 화도 내보고 했지만 들은척!도 안 합니다.
아주 개무시하고 그냥 자기 하고싶은대로 다 합니다.
예~ 말은 우리 좋으라고 그런거랍니다. 우리요? 저런거 안 지켜도 잘만 살수 있습니다. 저런거 다 지켜야 되면, 한국인 중에 제대로 사는사람 아무도 없을겁니다.
단지, 할머니 한분만 가만 있으면 되는데.. 왜그걸 모르시는지..
나이먹은 어르신 저런거 다 알지만, 그 스트레스는 감당하기가 힘들어요. 오늘도 진짜..
그냥 저정도가 어때서? ㅎㅎ 겪어보세요. -_- 아주 피가 말릴겁니다.
작은어머니가 좀 사고방식이 직선적이고, 합리적입니다.
할머니 저런거.. 도대체가 이해를 못해요.
근데, 작은어머니 외모.. 코가 좀 높아요.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결혼 끝까지 반대 했었습니다. 여자가 콧대가 높으면 어쩌고저쩌고.
고분고분하던 울 엄마랑 다르니까 정말로 미워해요. 사실, 할머니 아니라도 그집은 지금 재산도 많고, 정말 잘 살고 있습니다. 할머니.. 작은집 결혼하고 이때까지 3번 찾아갔습니다. -_-
가도 말 안듣는거 아니까 안 가는거죠. 이번에 할머니가 사고쳤어요.
여튼, 작은엄마보고 여우라 그러면서, 썩을 여우놈 하나가 들어와서 집안 망친다고 난리쳤습니다. 지금. 그집 더는 못 참겠다 이혼 하니마니 그럽니다.
뭐.. 자세한 내막까진 이야기 하기 그렇구요, 잘못은 작은아빠가 다 했는데, 여자가 안되서 그렇다는둥..
죄는 작은 엄마가 다 뒤집어 썼어요..
휴....
너무 길어졌네요.
ㅠㅠ 돌아가시겠습니다. 대책없는거 압니다.. 그냥 너무 답답해요. 진짜.
사춘기땐 완전 살인충동 느꼈습니다...... 여기에다 좀 내뱉으면 속 편해질까요
대책 있는분들. 이거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겁니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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