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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10386
    작성자 : 다뎀벼
    추천 : 11
    조회수 : 365
    IP : 61.83.***.16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04/02/21 20:29:07
    http://todayhumor.com/?lovestory_10386 모바일
    [다뎀벼] 쌩 떽쥐뻬리... 그 격정의 삶
     
     1달만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지 1주일이 지나서도 계속해서 타지를 전전하다,
     이제서야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휴식의 포만감을 느끼며,
     쌩 떽쥐뻬리(Saint-exupery)의 글들을 읽었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어린왕자'도 읽었구요. 
     '야간비행'도 '남방우편기'도 '인간의 대지'도 읽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중편의 형식이고, 
     소설이라기 보담은 르포에 가까운 글들이기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주루룩 주루룩 읽었습니다. 
     귀에는 복잡한 구조의 에픽메틀 음악을 꽂고서 말입니다. ^^
     
     저는 누군가의 글들을 읽을때, 글보다 먼저 그 글을 쓴 사람의
     일생을 살펴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결국 그 일생이란 것이 그의 글들이니까 말입니다. 
     찬성하기 힘들다고요? 할수없습니다. 저의 생각이 그렇다는 거니까요.. 
     
     쌩 떽쥐뻬리?  그의 삶도 역시 그의 글과 같습니다. 
     직업 비행사였기 때문에 쓸수있는 글들이고 표현입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글 들은 글이 아니라는,
     행동파 문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데, 
     44 살의 나이로 이 세상에서 없어진 그의 마지막 삶이 너무 안타까워, 
     잠시 딴 생각에 빠졌더랩니다.
             
     실종으로 되어있는 그의 마지막..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
     볼것도 없이 적군의 비행기에 폭격 당했던지, 
     사고로 추락하였던지 하였겠지요.  
     시체도 구할수 없다는 실종의 변을 맞고, 
     이 희대의 글쟁이는 이렇게 사라진 것입니다.
     
     잠시 딴 이야기를 해서 미안한데,  
     그의 글을 읽었던 소년시절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이번의 독서에는 느꼈었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같이 들은 음악에 기인한 바가 클 것인데, 
     항상 저의 습관은 책을 볼때 음악을 같이 듣는다는 것입니다. 
     이번 에도 예외없이 플레이어에 음악들을 올려 놓았는데, 
     클래식과 헤비메탈을 성공적으로 조화시켜놓은 
     랩소디(Rhapsody)와 스카이라크(Skylark)의 음악들이 그 주류 였었습니다. 

     그러한 연유였는지 쌩 떽쥐뻬리의 삶이
     무척이나 격정적이고 활화산 같다는 feel을 글 곳곳에서 느꼈던것 같습니다.
     
     쌩 떽쥐뻬리..  
     그를 느끼며 왜 나는 내 주변의 누군가를 떠올릴까요..  
     굳이 누구라고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느껴지는 사람은 느껴지겠지요. 
     솔직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하지않는 글은 죽은 글이라 단호히 말하는 사람.  
     약간의 상상력이 글의 분위기에 일말의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그것의 취사선택에 무척이나 인색한 사람.
     
     쌩 떽쥐뻬리는 글과 틀린 삶을 산 사람을 경멸했던것 같습니다.
     본인 역시 행동파 문인의 상징으로 살았었지만, 
     생활을 바탕으로 하지않는 글쟁이에 대해선 엄청난 경멸을 가졌던것 아닐까요. 
     그의 글 곳곳에서 그러한 느낌을 많이 받을수 있었는데, 
     아무 복선이 없을것 같은 동화 '어린왕자'에서도 
     그러한 저변을 간간히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의 글을 옮긴 안응렬님의 표현을 빌자면,
     
     "쌩 떽쥐뻬리는 내용없는 문학에 대하여 모멸감을 가지고 혐오감을 느꼈다. 
      그는 자기의 생활도 직접 체험한 것이 아니면 쓰려고 들지 않았다. 
      그는 안이하고 허위에 찬 문학세계를 회의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체험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여, 정확성을 기하는 작가축에 든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상상력이 사실에 가미될수는 있어도 사실을 대신할수는 없다"
     
     나와는 동시대의 사람이 아닌 안응렬님이 느낀 감정이나 
     이 다뎀벼가 느낀 감정이나 동일하였나 봅니다. 
     저역시 그러한 생각을 무척이나 많이 하였으니까요. 
     님의 글 중(물론 쌩 떽쥐뻬리의 표현이겠지만)에 또 한마디가 제 폐부를 찌릅니다
     
     "쌩 떽쥐뻬리는 독자의 동의를 청하는 행동규칙에 자기들은 
      보통 순응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문필에
      종사하는 이들의 또 하나의 특권을 거부했다"
     
     위선이라는 것이지요. 단호하게 표현하자면 말입니다.. 
     다뎀벼도 그리 생각합니다.. 사족으로 붙이자면..
     
     비행기 조종을 하며, 비행하기전 비행기에 묻히는 기름 한방울,
     고작 몇 개의 볼트와 너트의 조임. 그러한 사소한 것들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이 사람은,  
     딱 한마디의 글이, 딱 한줄의 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지 알았을겝니다. 
     그러므로 항상 신중하고, 
     글속의 미묘한 부분에의 표현을 최대한 자제한 것이지요.
     
     너무나도 명확한 소설 '어린왕자'가 무엇보다도 난해하며 
     복잡한 구조의 소설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된것도 
     그러한 그의 글적 성향과 무관하지는 않을것입니다. 
     시간이 무척이나 많이 지난 지금의 나도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여우의 캐릭터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으니까요.
     
     ..........
     ..........
     
     휴식이라는... 
     언제나 들어서 기분좋은 행위의 한가운데에,
     쌩 떽쥐뻬리의 글과 그의 사상과 그의 삶이, 
     음악과 더불어 제 머리속에 녹아듭니다. 

     기분좋은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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