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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1035822
    작성자 : 둥글이8
    추천 : 46
    조회수 : 3471
    IP : 121.154.***.211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8/03/26 10:46:47
    http://todayhumor.com/?sisa_1035822 모바일
    대한의사협회 최대집의 연기력.

    afgg.JPG


    작년 9월 대한의사협회 공식 행사 중에 난데없이 "의사들의 목숨이 달려 있기 때문에 피를 뿌릴 겁니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행사 연단을 머리를 박는 인물이 나타났는데, 그가 바로 최대집이었다.

    조갑재와 변희재로부터 '구국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떠오르는 보수의 아이콘 최대집이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되기까지에는 당시의 쇼맨쉽도 일익을 담당했다.

    문제는 당시 그가 '굶주리는 의사들의 수호자'를 자처해 결연한 의지로 피를 뿌리겠다면서 연단에 머리를 박는 모습이다.(사진) 이 당시 최대집이 진정으로 '피를 뿌리기 위한 결연한 의지'로 나섰다면 연단 모서리에 머리를 박으면 되었다. 그냥 연단으로 다가가 90도로 몸을 숙이면 되었다. 이를 통해 가벼운 찰과상에서부터 뇌진탕으로인한 즉사까지, 내리치는 속도에 따른 운동에너지의 조절을 통해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이는 의학적 상식이나 실험물리학에 대한 이해가 딱히 없어도 된다.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한번이라도 찧어본 사람은 안다.

    하지만 그는 애써 연단을 두손으로 밀어서 두개골에 대한 타격을 최대화할 모서리를 피해 연단의 앞면에 머리를 들이민다. 당시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봤다면 재야의 종 타종 행사를 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나도 나름대로 돌아다니면서 퍼포먼스를 많이 해 본 사람이지만, 이러한 수준 낮은 퍼포먼스는 자신의 결의를 속이는 것이고, 타인신뢰를 속이는 것이다. "연단에 머리 박고 피를 뿌리겠다."는 결의를 외치는 이가 머릿 속으로 '모서리에 머리를 박으면 아플 테니 연단을 밀어서 앞면을 쳐야지'라는 계산을 하는 행태가 얼마나 조잡한가. 차라리 계란이나 밀가루 던지고 말지, 이렇게 '자기 희생과 결의'를 가장한 추잡한 쇼맨쉽은 퍼포먼스 좀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피해야할 최악의 그것이다.

    이렇게 조금만 숙고해 보면 이러한 속보이는 쇼맨쉽의 의미가 와 닿는데, 이권의 위협을 느끼는 의사협회 소속 의사들은 그러한 뻔한 삼류 연기에 엄청난 위로와 감동을 느낀 듯 하다. 그 삼류 연기는 의사들 사이에 강한 여운을 남겼고 결국 이번에 최대집이 의사협회장이 되는데 일말의 영향을 미쳤던 듯 하다.

    이는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메소드 연기'가 위기의 상황에 있던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그들을 지도자로 추종하게 만든 이유와 같다. 가슴에 설움이 찬 이들에게는 신파극이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유감이다. 최대집은 서북청년단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자유통일해방군' 상임대표직으로부터,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진보의 살인 사건으로 몰아 왔고, 박근혜 탄핵이 '없는 죄 만들어 보수를 짖밟으려는 행태'라는 등으로 일베 수준을 넘지 않는 시대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허고헌날 보수 논객들과 어울려 진보 죽이기 프레임 만드는데 혈안이 되어, 언론에 회자될만한 상황에 얼굴 비추며 되도 않는 퍼포먼스를 해왔던 것도 결국, 다음 총선에 자유당 비례대표 자리 받기 위해 대한의사협회를 발판으로 이용한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 하지만, 신파극에 굶주린 의사들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이러한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그나마 의사들은 기득권 층 중에서는 예외적으로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입각한 최소한의 양심을 구비한 집안이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는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 최대집을 회장으로 선출한 결과로 '의사들 역시 자신들 이권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는 집단'으로 낙인 찍힌 듯 하다.

    그러고 보니 아는 분이 겨울 산행 했다가 손가락에 동상 걸려 병원 찾아갔던 얘기가 떠올려 진다. 담당 의사는 대뜸 '손가락을 절단 해야 한다.'고 했단다. 지인은 낙담했지만, 여태껏 40년 넘게 달고다녔던 정든 손가락을 대뜸 잘라내기게 못내 아쉬워 딴방법을 찾았단다. 그리고 몇 만원 안들여서 다시 손가락을 살려낸 덕에 지금도 내가 쓴 글에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상황이다.

    사람을 돈으로 밖에 보지 않는 장사치들이 세상에는 많지만,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장사하는 이들은 그 중에 가장 큰 해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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