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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1034771
    작성자 : 밍야몽야
    추천 : 0
    조회수 : 129
    IP : 125.176.***.194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5/08/25 14:34:50
    http://todayhumor.com/?freeboard_1034771 모바일
    답답해서 글 올려봅니다. ㅠㅠ

    이번 남북 합의문에 대한 사람들 반응을 보고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반응이길레 이에 대하여 의견을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자 사이트를 찾고 있었는데 트위터는 100자, 페이스북은 정치관련 글이 파급력이 없고, 디시는 진지한 분위기가 아니고...

    찾다 찾다 오유에 찾아오게 됐네요.  너무 답답한데 이런 이야기를 나눌 사이트는 몇 없더군요.


    주전공은 아니지만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이번 합의문에 대하여 논하고자 합니다. (모든 유감은 외교적 사과가 아닙니다.)

    1.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

    이것은 합의문으로는 정해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다시 한 번 만나서 실무적인 것을 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단 김관진 안보실장님이 언급했듯 정상회담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함.

    이 조항이 가장 논란이 되는데요. 새벽에 올라온 유감 관련 글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우리 측의 지뢰 도발로 인하여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함. 이 경우 유감은 외교적 문맥상 사과의 의미를 포함합니다.

    그러나 합의문의 2번 조항에는 북측이 도발의 주체라는 문구가 빠져있습니다. 2번 조항을 해석하면 아 너희 측 군인들이 지뢰폭발로 다쳤어? 그거 참 안쓰러운 일이네...’ 정도의 모호한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남측의 군인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 것입니다. 그 어디에도 자신들의 잘못에 대하여 남측의 군인들에게 사과를 한다는 말은 없습니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2512시부터 중단.

    이 조항 또한 논란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합의문에는 도발에 관한 재발방지라는 정확한 언급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비정상적인 사태란 말자체가 너무나 커다란 범위를 품고 있습니다. 훗날 혹시라도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 조항을 두고 큰 논란이 일어날 것은 자명합니다.

    4. 북측은 준전시상태 해제. 

    북측은 이번 협상으로 사과에 관한건도 어물쩡 넘어가고 민간교류 확대라는 이득을 보았으므로. 명분과 실리 모두를 손에 넣었습니다. 그렇기에 무리 없이 준전시상태를 해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5.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도 계속. 9월 초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

    이산가족 상봉은 최근 남측 정부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최대의 카드가 될 것입니다. 역대 정권들이 모두 그러했듯이 이산가족 상봉은 지지율 상승과 이미지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정치적 카드입니다. 정부의 실패와 실수를 덮을 수 있는 카드로 이만한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몇 가지 없습니다.

     

    6.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 활성화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이 조항을 통하여 사실상 5.24 제재가 그 의미를 잃게 됐습니다. (공식적인 선언이 없었으므로 해제란 말은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5.24 제재의 핵심은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남북 교역 중단,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인도적 지원까지 모든 지원을 차단입니다. 이 제재의 상당한 부분이 민간교류의 제한이 없이는 이루어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즉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대북 제재의 무력화를 통해서 말이죠. 이것은 명백하게 북측에게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고 북측이 준전시상태를 해제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이 쌀 한 톨 안주고 성과를 이룩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쌀 한 톨과는 비교도 안 될 성과를 북한은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대북 유화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북 유화 정책인 햇볕 정책을 비판하시는 분들이 어째서 새로운 대북 유화 정책의 초석을 닦게 될 합의문에는 그토록 긍정적으로 반응하시는지 의문이 듭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해석한 합의문입니다. 저는 북한에 대한 강경론자가 아닙니다. 또한 전쟁을 바라는 호전적 전쟁광도 아닙니다. 평화적인 대북 유화 정책을 반대하는 입장 또한 아닙니다. 저는 그저 북측에게 대한민국의 군인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던 청춘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라도 받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어려운 일인 것은 압니다. 북한의 특수성에 의한 어려움도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을 위하는 것이 국가와 외교부가 해야 할 일은 아닐까요?

    이번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의 역할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번 합의문에 대한 총평은.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문은 과거의 경우와 비슷한 합의문이며 북측이 상당한 성과를 얻고 우리 측은 북한에게 한수 굽히고 들어간 것 또한 사실이다. 큰 손해도 그렇다고 이득도 보지 않은 이번 협상에 대하여 무차별적으로 찬양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것 또한 옳지 못하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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