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만약에, 심상정이 경기도지사가 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말은 어떨까요? 정동영이 열린우리당을 장악한 후의 참여정부처럼 흔들릴 위험이 적지 않을 겁니다.
경기도지사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모든 지자체 중 최다 인구인 곳으로 실질적인 지방정부 소통령입니다.
가진 권한이 막강하고 자기 사람 꽂아넣을 자리가 막대합니다. (서울보다 크고 전국 최다인구)
더욱이 개헌이 되면 중앙정부는 약해지는 반면에, 지방정부는 한층 강해지므로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 남은 임기 4년 내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특히나 일부 지지층과 정책을 공유하는 진보진영, 광의의 범여권 지사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대선만 아니면 상관 없다는 식의 물타기는 절대로 용납 되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최악을 막는 차악이라는 논리도 굉장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그 논리 하나 때문에 안철수, 안희정, 이재명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자유당만 막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괜찮다.
이것은 절대로 진실이 아닙니다.
똑같이 자유당을 막을 수 있어도 안철수가 아닌 문재인이어야만 했고,
안희정이 아닌 문재인이어야만 했고, 이재명이 아닌 문재인어야만 했습니다.
당연히 심상정이 아닌 문재인이어야만 했고요.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이라도 지지한다?
그런 싸구려 논리 때문에 파렴치 잡범 이재명이 무려 대통령 후보를 거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고,
이번에 막지 않는다면 그 끝은 결국 최악일 것입니다.
차라리 대놓고 자유당인 남경필이라면 중앙정부가 임기말까지 경기도지사 하나로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심상정이나 이재명이 경기도지사라면 대통령 임기말에 반드시 여권은 격랑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게 최악인 것이고, 노무현 시즌2가 되는 것입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 막는 일, 이미 벌어졌습니다.
'같은 진보진영의 자산이다', '같은 편이다', '우리편끼리 패권부리지 말자'
그따위 논리 때문에 지지가 가야할 곳에 지지가 하나로 모이지 못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힘을 잃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당대표, 대통령 후보시절 고난의 길을 걸었습니다.
반면 심상정, 이재명은 다릅니다. 같은 진보진영이라도 공격하고 짓밟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심상정은 참여정부 당시 한나라당과 손을 잡으면서까지 노무현을 공격하고 밟았습니다.
이재명은 2002년 검사사칭까지 해가며 자당 후보를 저격해 낙선시켰고, 2007년 버스떼기 경선을 주도하며 유시민 후보를 쉴새 없이 비방했습니다. 2010년 전략공천으로 정동영,박지원,박영선과 유세하며 검증 없이 기초단체장이 되었고, 2015년부터는 사쿠라진보 히든카드이자 문재인 저격수로 활약하며 보수,진보언론 모두로부터 버프를 받는 황당한 세몰이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때 호미로 막지 못했기 때문에 이재명은 유력 대통령 후보 행세를 하게 되었고,
그때 확실히 막지 못해서 이제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장담하건대 이번에 가래로도 못 막으면 다음 선거에서는 더더욱 못 막습니다.
지난 대선 때도 보다 못한 유시민이 '이재명 검증'을 언급하며 끊어내기 전까지는 오유도 시궁창 같았습니다.
똥인지 오줌인지 분간 못하면서 '우리 편', '우리 자산' 타령에 문재인 지지층까지 정신줄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 속을 슬프게 했습니다.
대통령이 성인군자라고, 지지층까지 군자놀이하면 그 끝은 참여정부 시즌2 입니다.
이호철, 양정철씨가 3철 프레임을 무릅쓰고 경선 앞둔 전해철 출판기념회에 왜 모였을까요
가뜩이나 여당 의원수도 부족한데도, 대통령 최측근이자 법무장관 후보였던 전해철이 경기지사에 나가는게 정말 문통의 뜻과 무관할까요?
철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도덕성은 정치인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입니다.
도덕적 흠결보다 진영논리를 앞세우고, 정치인으로서 검증을 피해 업적(?) 타령을 하는 순간,
MB는 다시 부활하고, 제2의 MB를 또다시 지도자로 뽑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괴물과 싸우기 위해 괴물이 되어서는 안 되고,
보수를 막는다는 논리로 비도덕적인 누군가가 미화, 정당화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작은 도둑질 했던 사람이 큰 도둑질도 하는 것이고, 사람의 본질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전과자 MB를 대통령으로 뽑았던 역사가 되풀이 된다면 여야불문 이 나라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혹자들은 이명박, 박근혜가 보수의 궤멸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진보진영에서도 어떤 인물들은 진보의 궤멸을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때 가서 후회하면 너무 늦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