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생 때였던가. '어린 왕자'라는 책에서 이런 문장을 봤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샘을
감춰놨기 때문이야.'
지금까진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든다. 작가 그놈은 실제로 사막에 아무것도 없이 홀로 남겨져 본 적이 없었을 거라고. 그래서 사막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거라고.
그렇다. 난 지금 사막에 홀로 남겨졌다. 어제부터 난 계속 이 사막 속을 헤매고 있다. 그때 그 사장님의 말만 잘 들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난 어제 술집 사장님의 만류에도 손전등 하나만 달랑 가지고 도시를 빠져나와 사막으로 나갔다. 단지 사막의 풍경을 제대로 직접 보고 싶어서였다. 술김에 그랬던 것일까. 차라리 아침에 가는 게 훨씬 풍경도 잘 보이고 이런 일도 안 일어나고 좋을 텐데 난 굳이 이런 저녁에 넓디넓은 사막으로 홀로 나왔다. 한참을 구경하고 있을 때였을까. 갑자기 강한 모래 폭풍이 불어 닥치기 시작했다. 난 그 폭풍을 피하고자 최대한 빠르게 달렸고, 그 결과 난 사막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처음엔 손전등이라도 있으니 조금이나마 나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손전등마저 얼마 안 가 배터리가 다 달아 꺼지고 말았다. 처음엔 몇 번이고 소리라도 질러봤다. 누군가가 이 목소리를 듣고 구하러 와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계속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택도 없었다. 누군가가 구하러 오긴커녕 목만 마르고 아파왔다. 그래서 난 소리 지르는 걸 포기하고 물이라도 찾아보길 선택했다.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을 걷다 어느 순간 아침이 밝아왔다.
난 아침이 밝아와도 한참 동안을 계속 걸었다. 하지만 이 사막을 몇 시간을 걸어봐도 물 한방울 조차 찾기 어려웠다. 게다가 엄청나게 더운 날씨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최대한 버텼다. 지금 쓰러지면 바로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정신력으로 이 목마름과 더위를 버텼다. 그리고 어느덧 해가 중천에 떴다.
사막은 점점 더 더워져 갔고, 내 체력에도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내 다리는 쉬고 싶다 애원하고 있었지만, 나의 목은 조금이라도 빨리 물을 찾길 원하고 있었다. 그 목마름이 미치도록 아픈 다리를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멀리서 푸른 무언가가 보였다. 무엇인가 하며 자세히 보니 내가 그토록 찾아다니던 오아시스였다. 난 다리가 아픈 것도 잊고 미친 듯이 뛰었다.그렇게 오아시스에 도착했다.
"아름답다."
그렇다. 사막은 그저 아름다울 뿐이었다. 난 바로 물속에 고개를 집어넣어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한참을 물을 찾아 걷다 겨우겨우 찾아낸 물의 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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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입니다. 사막 한가운데에 한 사람의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그 시체의 입 속엔 매우 많은 양의 모래가 있었으며, 현재 시체의 신원을 파악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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