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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다. 눈을 떠보니 황구가 내 눈앞에 보인다.
새벽에 그 상태로 정신을 잃은듯 했다. 어느덧 아침이었다. 시계를 보니 8시...
이상한 경험을 하고 나니 해가 떠 있지만 산의 풍경도 전체적으로 무서웠다.
그렇게, 황구에게 사료를 주고는 방에 들어갔다.
담배에 불을 붙여 한대 피웠다.
간밤에 겪은 일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허연 그것은 정확한 형체가 없었다.
그냥 허연 물체였다.
그게 귀신일지 아닐지가 문제는 아니었다.
그런것에 쉽게 공포를 느끼는 내 자신이 못마땅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어제 허연물체가 있던곳에 가보리라.
직선 거리로는 얼마 되지 않는곳이지만 해가 떠 있는 상태로 보아하니 족히 1시간을 걸어야 하는 반대편 산등성이었다.
혼자 가는게 좀 그래서 겁쟁이 황구의 목줄을 풀었다. 그렇게 황구를 앞세우고 길을 나섰다.
황구는 모처럼의 산책이라 그런지 신나게 이곳저곳을 다니며 킁킁대며 꼬리를 흔들고 즐거워 했다.
그렇게 산을 넘어 문제의 그 장소쯤...그러니까 그 산등성이에서 내가 사는 농막이 보이는 그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갑자기 황구녀석이 꼬리를 내리고 얌전해 지기 시작했다. 앞 서 나가던 녀석이 이제는 내가 끌고 가지 않으면 잘 가지를 않는다.
그렇게 어제 반대편에서 보았던 그 장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 장소는 조금 이상했다.
겉에는 나뭇가지가 많아 잘 안 보였지만, 그 나뭇가지들을 치우자 약간은 평평한 곳이 어느정도 넓게 펼쳐져 있었다.
무성한 잡초와 잡목들이 다른곳에 비해서는 빼곡하지 않게 펼쳐져 있었다.
황구녀석은 그 나뭇가지 안의 그 장소에 아예 들어오지 못하고 어제처럼 낑낑대며 앉아있었다.
"황구야! 도대체 왜그래?? 여기 뭐가 있니?"
라며 황구를 돌아 보았다. 녀석은 정말 겁에 잔뜩 질려 있었다. 그 평평한 곳을 여기저기 뒤져보며 걸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둘러 보고는 다시 반대편으로 걸어 나오는데 산 아래에 도착하니
어느 중년의 여성이 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어색하지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안...안녕하세요?"
반대편의 그녀도 고개를 살짝 숙이며 묻는다.
"누구슈?"
"예,,,저 반대편 산에 사는 사람입니다."
"아...산에 들어와 산다는 그 총각?"
"예...맞습니다."
"아휴...우리 부락에선 총각이 유명인이유."
"예?"
"하이튼 요즘 총각 이야기가 이 동네 최고의 관심사유."
"아..예"
난 약간은 머쓱했다.
"그런디...밤에 잘때 별일 없어유?"
"예?"
"아니...뭐 자다가 뭐 보이고 그런거 없슈?"
"그게 무슨...?"
"총각...여기가 어딘지 모르고 들어 왔구먼이라?"
"여기에 뭐가 있나요?"
"아...이거 내가 괜히 이야기 꺼냈남."
"뭔데요? 아주머니?"
"여가...뭐 외지사람들은 양악산이라고는 하는디...우리 부락에서는 다들 귀신고개라 한다니께."
"예? 귀신고개요?"
"응...여 산에 귀신이 많응께...그래서 우덜도 밤에는 잘 안다닌다니께."
"예...근데 뭐 요즘 세상에 귀신..."
"근데 또 그게 그렇지 않다니께...그래서 우덜도 낮에도 잘은 안댕겨요. 나야 뭐 이짝에 약초가 좀 필요해서 당기제.
글고 총각 사는곳 빼고는 다 이장님 산이니께 다닐때 뭐 함부로 뜯고 그러면 큰일 난당께요."
"아...예..."
"그럼 가끔 마을로도 내려오고 하시요."
그렇게 아주머니께 목례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귀신고개...급하게 들어오느라 이것저것 알아보지 않고 평소 귀신등을 믿지 않는 나였지만 어제의 일도 있고 하니 뭔가 찜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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