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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실제 겪었던 일입니다.
선배의 자취방
2008년 새로 회사를 옮겨 생활 하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회사는 강서쪽에 있는 회사였는데, 집이랑 거리가 멀어 매일 새벽 출근을 하고 회사일이 매번 늦게 끝나 퇴근이 늦는 날이 잦았습니다.
보통 10시가 넘어 퇴근하는 일들이 잦았는데, 잦은 야근으로 몹시 지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 그래도 견뎌낼 만 했습니다.
같은팀에 선배 둘이 있었는데, 그 중 최고 고참은 부산출신의 김OO이라는 분이었고, 그분은 사람이 참 좋았습니다. 나이도 저보다 두 살 많아 형처럼 생각하고 일도 많이 배우고 술도 많이 마셨습니다.
일이 늦게 끝났는데도 다들 스트레스가 많아서인지, 술자리가 좀 잦은 편이었습니다. 집과 회사와 거리가 먼 저는 매번 찜질방 신세를 졌습니다.
그 날도 술자리가 길어지고 시간은 새벽 1시…다음날이 공휴일이라 모처럼 술자리가 길어졌습니다. 그런데, 부산 선배가 저와 제 밑에 갓 들어온 신입사원과 술을 한잔 더 하자며 자신의 자취집으로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매번 찜질방 비용이 아까웠던 저는 그 후배와 같이 선배의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근처 편의점에서 씹을거리랑 술을 사들고 선배의 집에 들어섰습니다.
화곡동의 허름한 빌라의 반지하 였습니다.
그날은 비가 좀 내리는 날이 었는데,. 재워주는 마음은 고마웠지만, 집에 들어서자 마자 코를 찌르는 퀘퀘한 곰팡이 냄새는 견디가 힘들었습니다.
“아휴…이거 홀아비 냄새에요. 뭔 냄새에요?”
“시끄럽다 마. 반지하가 다 이렇다 아이가?”
후배와 저는 인상을 좀 찌푸리며 집에 들어섰습니다.
집은 거실을 기준으로 방 두개가 한쪽면 으로 되어 있고 거실 옆에는 부엌처럼 생긴 공간이 있었고 큰방으로 보이는 방 옆이 화장실이었습니다.
일단 선배의 안내로 작은방에 가서 양복 윗도리를 벗어 놓으니 선배가 갈아 입으라면서 옷을 건네 주었습니다.
편안한 옷으로 갈아 입고 거실에 자리를 폈습니다.
후배가 갑자기 안방쪽으로 가더니 문 손잡이를 돌리려 했습니다.
그때, 평소와는 다르게 선배가 매서운 목소리로.
“열지 마라!”
하며 소리를 쳤습니다. 후배도 저도 움찔했습니다. 평소 상냥하고 수더분한 선배가 저런식으로 호령한적을 처음 봤거든요.
그때, 후배가 넉살 좋게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듯이 한마디 했습니다.
“에이~~~선배, 여기 우렁각시라도 숨겨 두셨나요??히히”
“장난 아니다. 열지 마라!”
또 다시 이어지는 선배의 단호한 목소리에 제가 말했습니다.
“수영씨 그만해. 그리고,선배 왜 그래요?”
“저 방은 안 쓰는 방이다.”
안 쓰는 방이면 안 쓰는 방이지, 모처럼 후배들 초대해서 분위기 싸하게 만드는 선배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볼 맨 소리로 한마디 더 했습니다.
“아..안 들어가면 되지, 왜 그러세요? 수영씨…앉어.”
그렇게, 어색한 침묵과 더불어 선배가 만들어 놓은 잡탕 같은 안주가 끓기 시작해 제가 냄비를 상에 놓고 너스레를 좀 떨었습니다.
“자~자~ 한잔합시다. 우렁각시를 위하여~”
분위기가 살짝 풀리고, 다시 달리는 분위기.
술이 얼큰해 졌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다 보니 시간은 새벽 3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장실에 다녀온 후배가 갑자기…
“선배님..혹시 저 방에 사람 살아요?”
라고 물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선배는
“시끄럽다 마 …술이나 마셔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뭐야 수영씨 헛소리 하지 말고 한잔 해.”하며 술을 더 권했습니다.
후배는 고개를 갸우뚱 하며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며 술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어째 어째 잠이 들었습니다.
새벽즘 같았는데 ,갑자기 요의가 심하게 느껴져 눈이 떠 졌습니다. 목도 말랐고요.
일단은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꺄르르 웃는 소리.
반지하라서 혹시 바깥에서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오나 했는데, 생각해보니 비가 오는 새벽녘에 아이들이 바깥에서 놀리가 만무했습니다.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궁금해서 이상하다 생각이 들 때…
갑자기 화장실 입구에 선배가 딱 서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놀라서
“아이!!! 놀래라. 거기서 뭐해요??”
라고 했더니, 선배는 나직히.
“:볼일 봤으면 퍼뜩 자라.”
라는 말을 퉁명스럽게 내 뱉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왜저래…저양반..”
하고는 다시 거실에 누워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다음날이 밝았고 선배가 끓여주는 라면을 먹고는 후배와 집을 나섰습니다.
차가 있는 회사쪽으로 한참 걸어가는데, 후배가 말을 엽니다.
“선배…”
“응 왜?”
“혹시..자면서 뭔소리 못들었어요?”
“무슨소리??”
“애들 웃는 소리요…”
“응??”
“저 어제 화장실 갔을 때 분명히 애들 웃는 소리가 났거든요.”
“뭐라고??”
“그 소리 듣고 너무 소름 돋아서…아.진짜 못 들었어요?”
우리 둘은 갑자기 심각해 져서 담배를 한대 피우며 밤새 있던 일을 이야기 했습니다.
뭔가 미심쩍은 생각이 들어 선배의 집으로 다시 갔습니다.
선배는 살짝 놀라며 왜 다시 왔냐고 물었고,.
우리는 다짜고짜 선배를 추궁했습니다.
그러자, 선배가 한숨을 쉬더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회사에 갑자기 입사해서 급하게 올라왔는데, 당장 살 집을 구하려니 돈도 없고 막막했다.
집을 알아 보는데, 돈도 안 맞고 했는데, 이 집이 싸게 나온기라. 그래 부동산에 가서 집을 보는 데 그 방은 못쓴다 하데. 그래서, 그런게 어딨나고 따졌는데, 그 집은 사정이 좀 있다카면서 그리 해야 한다길래 일단 급한건 나니까네 그래 하기로 했제. 그런데, 짐 싸들고 와서 짐 풀고 친구놈이 한 놈 도와주고는 같이 술 먹고 자는게, 금마가 갑자기 아들 웃는 소리 난다고 하는기라. 내가 뭔 헛소리고 했는데, 금마 얼굴이 하얗게 질려 가지고는 여기 뭐 있다고 저 안방 이상하다고 하는기라. 내도 미심쩍어서 친구놈이랑 같이 그 방을 한번 들어갑보자 했제. 일단, 다음날 날이 밝아 문을 다고 들어가 봤는데, 방안에 침대랑 장롱도 다 있는데, 그걸 흰천으로 덮어 놓고는 노란 부적을 여기저기 붙여 놨다 아이가. 근데, 그 친구놈 집이 약간 그런걸 믿어서 금마가 그런걸 잘 아는데 ,한마디 하데. 이 방문 단단히 잼그고 절대 열지 마라. 카면서…저 부적 보이까니 보통이 아니다면서…당장 집 옮기라 카는데, 방법도 없고 …돈도 없고. 그래, 다른 친구놈에게 이야기 솔직히 하고 같이 살았다. 금마도 돈이 궁해가 같이 살았는데, 퇴근해도 밖세어 먼저 끝나는 놈 기다렸다 같이 들어가고 했다. 근데, 어제 금마가 여친네 집에 가서 잔다고 없다는 기야. 그래서, 니들이라도 데려가가 같이 잘라고 한기다. 미안한데이… “
선배의 이야기를 다듣고 나니 심정은 이해 되었지만, 화가 났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하신거잖아요!”
“미안테이..”
평소 동생처럼 후배들 챙기는 선배이기에 이 일은 후배와 셋이 함구하자면서 끝냈고. 선배는 얼마 뒤 계약기간을 다 마치고 이사를 했다고 했습니다.
참 대단하다 싶었어요. 그런 집에서 그 기간까지 살 생각을 다 하다니.
여하튼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그집, 그 방문이 눈 앞에 선하네요.
지금은 그 선배나 후배나 다 연락은 끊어졌지만.
화곡동,.. 소위 말하는 방석집 근처 그 집.
지금 생각해도 등골이 서늘합니다.
도대체 그 집 그 방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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