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0년에 교정을 시작해 2012년에 끝냈고
교정 후 5년 간 치열 흐트러짐 없이 교정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교정 시작 당시 20대 후반으로 다소 늦은 성인 교정이었고요.
교정을 시작한 이유는 돌출입과 상악 덧니 때문이었고요,
그래서 발치 필수였고 치아 위아래 총 4개 삭제 후 교정을 시작했어요.
지금은 치아 뒤쪽에 철사로 유지장치 달아둔 상태인데
지내는데 별 불편함 없고 평소엔 있는 줄도 모르고 지냅니다.
평생 끼고 살아야한다는 점에서도 아직까진 거부감 없고요.
(아직까진 이라는 건 제가 40대 이후부터 치아나 잇몸이 약해지면 그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제는 어딜 가도 치열이 참 고르고 예쁘다고
특히 교정 전의 저를 아는 사람들은 다 놀라요.
교정 정말 하길 잘했다고, 입매가 예뻐지고 턱이 작아져서 얼굴이 갸름해보인다는 얘길 많이 들어요.
그래서 저를 보고 자기도 교정해야겠다면서, 전 직장에선 두 명이나 저를 따라 교정을 시작했었어요.
사실 많이 말렸었죠. 사람마다 다 예후가 다른거라서...
결과적으로 한 분은 잘 됐는데 다른 한 분은 돈만 날리고 잇몸만 상하고 잘 안 됐어요.
저를 원망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분명 말렸는데...
제가 말린 이유는, 제가 교정을 하기 전 엄청난 사전 조사를 했고
(병원만 열 군데를 돌았어요.. ㅎㅎㅎㅎㅎ)
궁금한 건 바로바로 의사선생님께 질문하고
제 나름 공부를 한 결과 얻은 사전 지식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걸 무시하고 남들 교정 예후만 보고 나도 해야지~! 하는 건 상당히 위험했기 때문이에요.
제가 이제부터 그때 얻은 지식을 나눠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정말 별 거 아니고 다들 아시는 것일거예요.
그 순간의 판단이 어려워서 그런 것일 뿐이죠.
1. 인터넷의 교정전후 사진만으로 그 병원을 판단하진 마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교정전후 사진만을 보고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구강구조나 건강 상태가 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의사가 했어도 어떤 환자는 엄청 잘 되고 어떤 환자는 완전 안 좋고
그런 경우가 제법 있더라고요.
그건 타고난 잇몸과 치아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2. 교정 싸게 해준다는 병원은 일단 피하고 보세요.
인터넷이나 페북에 라미네이팅 교정 이런거 할인 많이 해준다는 병원들은
일단은 열외로 미뤄두셔도 좋다고 봐요.
저희 엄마가 알려준 인생의 지론은
"아쉬운 사람이 우물 판다"인데
광고를 너무 심하게 하고, 깎아준다고 자꾸 그렇게 떠들고 다니는 건 오히려
얼마나 자기들이 아쉽길래 기본 시세가 있음에도 그걸 무시하고
저렇게 할인해준다고 하는거냐고
그리고 저런 곳은 환자들이 확 몰리기 때문에
그만큼 내게 돌아오는 서비스의 질이 낮아진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많은 경우의 수로 그렇습니다.
저는 자본주의자는 아니지만
내가 지불한 만큼 서비스의 질도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생을 가지고 가야 할 내 치아와 잇몸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너무 심하게 할인해준다는 곳보다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제대로 해주는 곳을 찾아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물론 적정한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찾는다면 그것은 복 받으신 겁니다. ㅎㅎㅎ)
3. "대한교정학회"를 참고하세요.
"대한교정학회"라고, 교정을 전문으로 이수한 의사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여기 들어가보면 지역별로 이 학회 소속 의사들을 검색해볼 수 있어요.
교정 시작 전 반드시 여기에서 내가 사는 동네에 병원을 운영중인 의사가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저는 여기서 검색해보고 뜨는 병원에만 방문했었어요.
4. 해당 병원이 언제 생겼는지, 위치가 어디인지 확인해보세요.
생긴지 얼마 안 된 신규 병원보다는 그 자리에 2~3년 이상 한 치과들을 권합니다.
물론 이건 케바케이므로 권장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위치를 한번 보세요.
유흥가 같은 번화가에 위치한 치과보다
저는 개인적으론 주택가나 아파트단지 근처, 학교 근처의 치과를 더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곳에서 수년을 버텼다는 건
그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그래도 인정받았다는 뜻이거든요.
경력 10년차 치위생사인 제 친구의 이야기에 따르면
가장 무서운 건 그 동네 아파트 부녀회장과 아이 데리고 오는 어머니들이라더군요.
맘카페 이런데서 잘못 소문나면 운영 접어야한다고요.
여담입니다만 제가 교정했던 병원이 딱 저 위치에서 13년째 운영중인데
광고 한번 안 했지만 입소문만으로 환자가 차고 넘칩니다. ㄷㄷㄷ
그리고 보통 직원들이 자주 바뀌고 하는데 비해
이 병원은 수년 째 카운터에 계신 분도 그대로 다니고요.
교정 시작하면 기본 1~2년은 고정으로 다녀야 하는데
중간에 병원이 없어지거나 페이닥터라 병원을 그만둬버리면
정말 대낭패입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수년내에 없어지지 않을 병원으로 고르셔야해요.
5. 본인의 평소 치아와 잇몸 상태를 잘 확인하고 파악해두세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교정 성공의 절반은
본인의 타고난 치아와 잇몸의 건강 상태라고 봐도 좋다고 봅니다.
저는 정말 감사하게도 타고난 건치와 건강한 잇몸을 가진 사람입니다.
어느 정도냐면 제가 덧니가 생긴 이유가
유치가 흔들리지도 않는데 영구치가 뒤에서 나 버려서
치과에 가서 마취하고 겨우 유치를 뽑는 바람에
자리를 잘못 잡아서 생긴 겁니다.
저는 유치를 전부 마취해서 뽑았어요; 것도 중학생 때까지...
중학교 교복 입은 여자애가 유치 뽑으러왔다고
심지어 마취까지 한 사례가 극히 드물어서
병원에서도 신기해했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제 이를 뽑고 나서 한번은 보여주더라고요.
치아 뿌리가 이렇게 튼튼하니 흔들릴리가 있겠냐고요.
저야 약한 뿌리가 뭔지 모르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대학 입학하고 친구들이랑 어디 놀러가다가
앞선 차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브레이크를 확 밟았고
그 바람에 뒤에 탔던 사람들 전부다 앞쪽 시트에 얼굴을 확 박은 사고가 있었어요.
그때 다른 사람들은 턱뼈 골절, 앞니 부러져서 임플란트, 콧뼈 부러짐 등의 부상을 입었는데
저는 약간의 타박상과 멍만 들고 치아는 멀쩡했어요.
근데 저보다도 덜 심하게 부딪힌 친구가 앞니 부러지고 턱뼈 골절되고 아래 치아 깨지고...
그때 제가 타고난 건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살면서 시린이, 피나는 잇몸도 겪어본 적이 없어요.
이런 사람이니 교정 후가 안 좋을 수가 없었겠죠.
물론 전보다 잇몸이 살짝 내려앉긴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프거나 시린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교정하면서 틈틈이 치아를 관리하는 버릇이 생겨서
전보다 치아가 더 건강해졌어요.
치석 관리나 충치 관리를 철저히 했거든요.
얼마전엔 1년만에 스케일링하러 갔는데도
치석이 많지 않다고 하더군요.
워터픽, 치실 등을 잘 이용해주면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잇몸과 치아가 부실하다면
찬물 마실때 이가 자주 시리다던가
붓고 피가 잘 난다던가
턱관절이 약하다던가 등등
평소에도 치주질환이 있고 약한 편이라면
교정을 정말 신중히 생각하시고
곱절 이상으로 병원 선택에도 신중하셔야 해요.
제가 다닌 병원은 정말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아주 천천히 당기고 당기고 이래서인지
손상이 더 적었습니다.
물론 시간은 더 들었죠.
제가 교정 끝나기 전에 결혼을 했는데,
다른 병원은 싸인 받고 브라켓까지 제거해주거나
날짜 맞추려고 억지로 세게 당겨서 빨리 끝낸다는데
이 분은 끝까지 절대 안 된다며
부득이 원한다면 철사만 빼주겠다고
대신 끝나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오라고
그래서 저 본식 끝나고 신행 가기전에 병원에 가서 철사부터 다시 달았습니다. ㅋㅋㅋ
그럴 정도로 자기가 정한 원칙은 반드시 지키는 분이셨어요.
보통 교정 알아보다보면
너무 오래 걸리는 게 싫다고
급속교정 이런거 많이 알아보시던데
그거 정말 잇몸 많이 상합니다.
신체의 일부를 바꾸는 일인데 그걸 급속으로 한다면
당연히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어요.
더군다나 타고난 잇몸과 치아가 약하다면
더더욱 안 좋아지고 다시 틀어질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필히 교정 전 자신의 치아와 잇몸 상태를 점검해보시고
충치 있으면 다 치료해놓고(교정 시작 후에는 치료가 안 됩니다)
잇몸이 약하면 미리 잇몸 건강을 챙겨두시고
그러고 시작하셔요
앞으로 손상이 많을테니 미리 보전해두셔야해요
6. 교정 후 자가관리는 필수입니다.
귀찮다고 유지장치 안 하시는 분들 많아요.
틀니처럼 생긴 유지장치는 잘 때만이라도 반년간은 꼭 끼셔야 합니다.
저는 반년 쓰고 졸업했고요,
지금 그 장치를 껴도 잘 맞습니다.
병원에서 정기검진 오라는 거 꼭 가시고요,
나도 모르게 치아 안쪽에 댄 유지장치가 깨졌거나 떨어져 나갔을 수 있어요.
그런 것 플러스, 치열이 심하게 틀어졌다면 재교정 혹은 다른 방식으로라도 빨리 열을 맞춰야하므로
귀찮더라도 병원에 정기적으로 친구네 집에 놀러가듯 가셔야 합니다.
7. 더 확실한 교정 효과는 투명교정보다는 철사교정이 좋습니다.
요즘 심미적인 것 때문에 투명교정 많이 하시던데
교정 효과가 확실히 떨어집니다.
저는 가장 베이직한 것이 손상률도 가장 적다고 생각하는지라
기왕에 하실거면 조금 아프시더라도 철사교정을 추천합니다.
투명교정은 제 주변에 서너명이 했는데
많은 경우의 수로 돌아오는 걸 보았어요.
그와중에 투명+급속교정을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잇몸이 많이 상했습니다...ㅜㅜ
쓰다보니 자그마한 팁이 아니라
왕창 긴 글이 되었네요 ㄷㄷㄷ
그래도 도움이 되셨음 좋겠습니다.
마지막은 방금 찍은 제 치아 상태입니다.
(놀람주의)
교정 성공해서 모두 가지런하고 건강한 치아 만드시길 바라며
제 팁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