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 엄니’의 종횡무진은 아무도 못 말려. ‘전원일기’의 일용 엄니로 사랑 받아온 국민 배우 김수미(54)의 변신이 무섭다.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과 시트콤 ‘귀엽거나, 미치거나’에서 속물 재벌 사모님으로 나와 신분 상승에 성공하더니 이젠 영화계를 접수할 태세다. ‘위대한 유산’ ‘슈퍼스타 감사용’ ‘오! 해피데이’ ‘마파도’ ‘간 큰 가족’…. 최근 출연한 영화만 해도 5편이 넘고, 조폭 집안의 대모 홍여사 역을 맡은 영화 ‘가문의 위기’도 곧 개봉한다.
이도 모자라 9월 5일부터 방영될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에서는 흡혈귀 이사벨로 변신한다. 프란체스카(심혜진)와 동갑내기지만 남자에게 정기를 빨려 졸지에 50대가 된 이사벨은 사실 3편의 핵심 인물. “이왕 바꾸려면 그렇게 확 바꿔야 돼.
이사벨은 약간 공주과인데 사랑에 목숨을 건 애야. 진짜 자기를 사랑해 줄 사람을 찾느라고 혈안이 돼 있지. 그런 이사벨을 어떻게 맛있게 만들지 고민 중이에요.”
그래도 역시 ‘일용 엄니’의 이미지는 철옹성이다. “다들 내 나이가 50대라는 걸 보고 놀래. 하긴 29세부터 노역을 했으니까. 지금 하라고 하면 죽어도 안 하겠지만 그 땐 그게 재미있어 보였어.” 작품을 받으면 작가나 감독이 원하는 것보다 200% 창조하려는 데서 희열을 느낀다는 그다. “ 아참, 목소리는 공개 안 했다가 ‘전원일기’ 첫 연습 날 비장의 무기로 꺼냈는데 다들 뒤집어졌지.”
절정에 오른 애드리브 내공이 어김없이 발휘됐다. “일용 엄니의 대사는 40%가 애드리브야. 난 대사를 안 외워. 나를 아는 감독은 거꾸로 애드리브 해달래. SBS ‘귀엽거나, 미치거나’에서 했던 ‘옘병’이란 대사가 제일 맘에 들어.”
29년을 ‘일용 엄니’로 산 그녀는 ‘전원일기’가 막을 내렸을 때 주저 없이 인도로 날아갔다. “그 곳에서 한 달 보내고 와서 1년쯤 쉬었어. 노역은 많이 들어왔는데 일체 안 했어. 일용 엄니를 완전히 잃어 버릴 수 있는 역은 안 하겠다고 하던 차에 한 1년쯤 지나니 마침 ‘발리…’가 들어온 거야.”
맞수는 맞수를 알아보는 걸까? ‘위대한 유산’에서 모녀로 호흡을 맞췄고, 최근 ‘삼순이’ 열풍을 주도한 김선아에 대한 칭찬이 이어진다. “그간 숱하게 많은 젊은 연기자랑 호흡을 맞췄는데 나랑 제일 잘 통하는 배우가 김선아였어. 내 애드리브도 잘 받아 주고.” 애드리브의 대비(大妃)다운 평이다.
그렇다고 코믹 연기의 대가로만 남겠다는 심사는 아니다. “내년쯤에는 연기 패턴을 바꿔 보려고. 이젠 감동과 눈물도 많이 줬으면 해. 영화 ‘선플라워’에서 소피아 로렌이 했던 연기도 할 수 있으면 좋겠고.” 그는 “시어머니가 교통 사고로 세상을 뜬 뒤의 충격으로 인생이 끝난 걸로 생각했다”며 “내가 겪은 일 때문에라도 이제 웃음보다는 울음을 더 잘 토해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삶의 신산이 아직 모자라는가, 네티즌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당한 ‘김수미 게장’의 사연이 궁금하다. 이름을 건 요리책을 낼 정도로 음식 솜씨가 이름난 그녀의 이름을 딴 이 통신 상품에 대한 불만이 인터넷상에 떠들썩하다. “누가 동업하자고 해서 했던 건데.
속썩여서 이제 안 해. 처음처럼 만드는 과정을 내가 일일이 다 간섭할 수도 없는데다, 자꾸 이문이 많이 남는 쪽으로 하다 보니까 원하는 만큼 할 수도 없고…. 다시는 안 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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