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사태님께서는 오성취루 대신에 일식 얘기 꺼낸 것이 논점 회피에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한 거라고 하셨습니다. 이건 조롱으로 들립니다. 오성취루 얘기 전에 그 얘기를 꺼낸 이유는 댓글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결과를 낸 다음이면 모르겠지만 토론 중에는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튼 댓글을 아직 보지 않으신 것 같아서 글로 따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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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취루에 대한 반박입니다.
해당 논문에서는 이렇게 말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오행성의 평균 적경은 7h 29m 으로 루성(婁星)위치가 아니라 이로부터 130도 가량 떨어진 장성(張星), 즉 바다뱀자리에 위치한다.
루성이 아니라 장성이라는 것입니다. 130도가 떨어져 있죠.
물론 루성이 아니라 장성이라 하더라도 오성취ㅇ가 그렇게 엄청난 확률로 벌어지는 일이라면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맞다고 봐야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서 박창범 교수는 이 각도를 10.26도로 보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오성취루, 아니 오행성이 어느 별에 모였다는 어느 기록에도 이게 정확히 몇 도로 한 것은 없습니다. BC1735년이죠? 이 때를 천문학으로 되검증해 본 결과가 10.26도였습니다.
즉 오성취루가 박창범 교수의 주장대로 10도 수준으로 모였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에 250년에 한 번 오는 게 오성취루인 게 아니라, 이 때의 오성취장(장성에 모였댔으니 장이라고 해야겠죠?)이 10.26도라서 오성취루를 "10도 안팎"으로 정의한 것입니다.
환단고기, 단기고사 어디에도 오성취루에 대해 "모였다"고만 했지 어느 정도로 모였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 오성취루의 각도를 30도라고 할 경우 오성취루 현상은 33년에 한 번입니다.
밤하늘은 360도로 본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그 중 130도라면 상당히 벗어난 위치입니다. 그 많은 밤 하늘의 별들에 각기 행성이 모일 확률은 다 다르며, 그 각도가 몇 도일지는 검증되지 않았고, 박창범 교수의 논문에서는 어디까지나 "장성에 모인 별들의 각도가 10도"라는 것 뿐이었습니다.
참고로 오성취라는 것은 환단고기에만 등장하는 말이 아닌 중국 사서에도 등장하는 말입니다. 어느 별에 모이면 오성취X라는 식이죠. 중국 학자들은 이것이 "얼마나 모였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며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단 이 글에서는 곧바로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0.0007%라는 어마어마한 값이 나올 정도로 희귀한 것은 아닙니다.
맨 위 그림은 루(양자리) 와 장(바다뱀자리)의 거리를 대충 표시한 것입니다. 실제 밤하늘에서 저 정도 차이가 납니다. 물론 논문에는 루성이 지금 과 다르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는 20도, 그리고 논문 내에서 130도 차이가 난다고 했으니 그 차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밤하늘에서 130도 차이는 한 번에 보자면 극과 극(인간의 눈이 180도를 커버하는 건 아니니까요), 제대로 보려면 등을 돌려서 따로 봐야 될 수준입니다.
물론 이 발견은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치는 0.007% 정도의 희소한 가치가 아니라 환단고기와 단기고사의 천체 관측에서 맞은 게 있다는, 130의 차이를 생각하면 비교적 부정확한 가능성이죠. 하지만 이 부정확을 정확으로 고치려는 노력 대신 이것을 "오성취루"라 부르며 진위 여부가 확실히 밝혀졌다고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박창범 교수가 이것에 대해 더 연구해 주기를 바랬습니다만, 오히려 논문에서보다 더 강경한 어조로 책을 냈더군요. 논문에서는 말 그대로 가능성 탐구였습니다만, 책에서는 확신이었고, 이것이 퍼 날라지면서 환단고기에 신빙성을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93~4년 첫 발견 이후 근 15년 동안 여기에 더 연구된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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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살펴볼 점은 환단고기-단기고사 두 개가 모두 진서라고 확신할 수 있는 증거인가 입니다.
환단고기와 단기고사의 단군에 대한 서술은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죠. 우선 단기고사는 이를 전단, 후단조선으로 나누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기자 조선이 있습니다. 이 역사가 1097년입니다. 환단고기에는 기자조선에 대한 언급이 1097년간 전혀 없죠.
또한 단기고사에서 기자조선이 멸망한 것은 BC16년입니다. 기자조선이 멸망한 것은 BC108년, 위만에 의해서였습니다. 단기고사에서는 이 기자조선의 멸망이 백 년이나 늦춰진 것입니다. 환단고기에서는 단군 멸망 후 단기고사에서 언급되는 200년 동안 해모수가 나라 세우면서 세력 확장 중이었고, 기자 조선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단기고사에서는 춘추전국시대의 등장이 70년이나 빠르며, 기타 사건들 역시 기존의 역사보다 끌어올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기록에서 늦췄을 수도, 단기고사에서 당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곧 단기고사의 연대를 의심해 봐야 된다는 것입니다. 현재 삼국사기 및 각 기록의 연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것은 최근의 사료인 조선왕조실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학계에서는 이런 사료들을 연도와 개월, 심하면 하루하루의 차이까지 비교해서 찾아보고 있습니다. 단기고사 역시 여기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단기고사는 100년, 70년이라는 너무 긴 차이를 두고 있으니까요.
마찬가지로 환단고기는 단군조선에 대한 것만 빼면 기타 역사가 전혀 다르게 서술돼 있습니다. 환단고기에서는 단군 조선이 존재하는 동안 단기고사에서는 기자 조선이 일어났고, 환단고기에서는 해모수가 영토 확장을 하는 동안 기자 조선은 존속하고 있었습니다. 서로의 사료에서 서로에 대한 언급은 없이, 단군조선에 대한 것만 일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환단고기와 단기고사의 연대에 대해서도 의심해 봐야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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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내리겠습니다.
1. 오성취루는 알려진 것처럼 루성에 오성이 모인 것이 아니며, 그 위치는 130도나 떨어져 있습니다. 가능성 있는 일이지만, 0.0007%정도의 어마어마한 가능성은 아닙니다.
2. 단기고사는 중국 기록과의 교차 검증을 통해 추정 연대가 정확한 지 검증해 봐야 합니다.
3. 환단고기와 단기고사의 차이를 통해 그 둘의 관계 또한 의심해 봐야 합니다.
4. BC 1735년 오성이 집결한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은 루성이 아니었으며, 환단고기, 단기고사의 연대를 재검증해서 이에 다시 적용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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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아유사태님의 반박을 기다리며, 다음 토론은 환단고기와 단기고사의 관련성에 대해서 잡고자 합니다. 괜찮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