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보면 정말 어려워서 읽기 힘든 책들도 있고, 취향에 안맞아서 힘든 책들도 있더군요.
몇몇개를 소개하자면.
1. 신을 죽인 자의 행로는 쓸쓸했도다 - 박상륭.
문학계에서 거장중 한명으로 꼽히는 분이시죠. '죽음의 한 연구' 는 걸작 중 걸작이라는데 어렵기로는 한국 문학에서 끝판왕급이라더군요. 그건 못 읽어 봤고, 신을 죽인 자의 행로는 쓸쓸했도다를 사서 읽어보려고 했는데... 으앙 죽음. 한 문장도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분명히 한국어인데... 독서 초보도 아닌데...ㅠㅠ 글의 첫 문장은 이렇습니다.
" 차라투스트라는, 자기의 독수리가, 더이상 자기의 암뱀을 쫗으고 덤비려 하지 않으며, 뱀도 또한, 수독수리의 대가리를 물어 빨아들이려 보채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자기가 두번째의 서른을 넘게 살고 있다는 것을, 문든 깨달았으며, 이제는 그러면, 스스로 자기를 태워, 그 재 속에서 자신의 뼈를 조립해내고 날개를 돋과냈던, 자기가 쌓은, 속이라는 재단에 내려, 다시 한번 더 자기를 태울 때라고, 그 '몰락'의 시간이 온 것이라고, 알았다."
어찌 어찌 대략 80페이지를 읽고 해석하던 중 때려치고 말았습니다. 좌절...
참고로 죽음의 한 연구 중의 문장은 이렇다네요.
"공문(空門)의 안뜰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깥뜰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수도도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살이의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어서, 중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중(俗衆)도 아니어서, 그냥 걸사(乞士)라거나 돌팔이중이라고 해야 할 것들 중의 어떤 것들은, 그 영봉을 구름에 머리 감기는 동녘 운산으로나, 사철 눈에 덮여 천년 동정스런 북녘 눈뫼로나, 미친 년 오줌 누듯 여덟 달간이나 비가 내리지만 겨울 또한 혹독한 법 없는 서녘 비골로도 찾아가지만, 별로 찌는 듯한 더위는 아니라도 갈증이 계속되며 그늘도 또한 없고 해가 떠 있어도 그렇게 눈부신 법 없는데다, 우계에는 안개비나 조금 오다 그친다는 남녘 유리(羑里)로도 모인다."
나중에 내공이 쌓이면 다시 도전해보려구요.
2. 구토 - 장 폴 사르트르
독일에서 후설의 현상학을 공부한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에 작품이죠. 이미 여러모로 유명한 책인데, 책 제목이 구토여서 그런지 읽다보면 토할 것 같아요. 어려워서... 주인공이 사물을 설명하는 부분이 정말 토나와요. 한 3-4번 정도 처음부터 다시 정독하다가 결국 포기. 한 절반정도 읽었는데 항상 보다가 잠들어서...나중에 독서 내공이 쌓이면 다시 도전해봐야겠어요.
3. 변신 (단편집) - 프란츠 카프카
아 읽다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못 읽겠더라구요... 다 읽긴 했는데 읽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책 내용을 읽다보면 드는 생각
으아아 꿈도 희망도 없어 라는 느낌...
그래도 한번쯤은 읽어 볼만 해요.
4. 시크릿 - 론다 번
(주의 : 감상평에 개인적인 편견이 많이 들어있음)
이... 뭐... 병...
긍정의 배신이라는 책을 쓴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말을 빌자면, '언론으로 부터는 비교적 따뜻한 관심을, 식자층의 경악과 조롱을 받은' 책입니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한번 읽어 볼까 했는데, 판타지 소설이더군요. 긍정적인 생각이 일면으로 중요할 수 있다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닌데, 이 책은 그냥 종교서적 같아서 못 읽겠어요.
무대책의 긍정주의를 전파시키고 모든 나쁜 결과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게 만들 여지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주의, 낙관주의적 사고를 하기전에 안토니오 그람시의 '감옥에서 보낸 편지'를 추천합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사람은 자기 자신의 도덕적 힘들의 근원이 자기 안에 있다-자기 자신의 활력과 의지, 목적과 수단의 긴밀한 결합-는 확신을 갖고 결코 좌절하지 말고, 통속적이고 진부한 기분이나 비관주의와 낙관주의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 나 자신의 마음 상태는 이 두 가지 감정을 모두 종합하고 그것들을 넘어서고 있지.
나의 이성은 비관주의적이지만 나의 의지는 낙관주의적이란다.
어떤 상황이건 나는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는데 내가 비축해 놓은 의지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있단다. 나는 절대로 환상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실망하는 일도 없어. 나는 언제나 끝없는 인내심으로 무장되어 왔단다. 그건 수동적이고 활력 없는 인내심이 아니라 끈기있는 노력과 결합된 참을성이다."
- 안토니오 그람시, 감옥에서 보낸 편지 중 -
5. 88만원 세대 - 우석훈
읽다보면 비참해져서 힘들더라구요... 아...
6. 부자삼성 가난한 한국 - 미쓰하시 다카아키
외국인이 본 한국의 모습은 역시 씁쓸하군요... 읽고 있는 중입니다만, 좀 아프다고 해야할까요...
일본 사람이 우리나라에 대해 논할때마다 울컥하는게 있어서 더욱 진도가 안나가네요. 아베노믹스나 어떻게 해봐! 라고 외쳐주고 싶다가도 틀린 주장은 아니라... 복잡한 심정으로 겨우 겨우 읽게 되네요.
이외에도 더 있긴한데 생각나는건 여기까지군요.
다른 분들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