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읽고 싶었던 만화들을 죄다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결혼할 때 가장 많은 짐이 만화책이었다는....지금도 벽 한 편이 다 만화책입니다. 버리려고 해도 버릴 책이 없네요.)
한편 와이프는 죽을 때까지 읽을 만화책이 생겼다고 기뻐하더라고요.
아들이 처음부터 만화책을 읽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들의 첫 책은 초점 책이었습니다. 초점 책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아들 녀석이 매우 기특했죠.
그리고 초점책이 지겨워졌을 때쯤 기어 다니기 시작할 무렵 아들에게 보여준 책은 그림 병풍 책이었습니다.
(주로 동물, 숫자, 글자 등이 있는 책인데 세워놓고 보여주니 '깔깔~' 거리고 좋아했습니다.)
돌 무렵부터 아들은 병풍 책과 그림 카드 등이 지겨워졌는지 본격적으로 단행본 도서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아이가 읽었을 <사과가 쿵>, <달님 안녕>,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괜찮아> 등을 읽었습니다.
(물론 아들은 그림만 보는 것이고, 글은 주로 제가 읽어줬죠. 와이프 마음을 훔쳤던 바로 그 달콤한 목소리로..)
그리고 팝업북은 아들에게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바로 책이 무섭다는 거였죠. 툭 튀어나오는 팝업북의 그림들을 보며 아들은
깜짝 놀라 울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엄한 아버지였고, 아기가 책을 무서워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팝업북이 재미있는 책이라며
함께 소리내 읽어주고, 저도 보면서 놀라지만 (곤충 팝업북에 사마귀보고 쓰러질 뻔..) 책이 무섭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제 고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집에서 책을 많이 읽는 편입니다. 평일은 하루 2~3시간 정도, 주말에는 강도 높게 5~6시간 정도 읽는 편입니다.
아이 앞에서 일반 단행본도 많이 읽지만, 평생의 단짝 친구같은 만화책도 읽는 편입니다.
아이는 아버지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책만 좋아하는 아버지처럼 아들이 다른 장난감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더운 여름 땀 흘리며 짊어메고 가져온 러닝 홈은 방치 상태이고, 바라밤 댄스를 추며 뽀로로와 친해지게 하려 노력했지만
뽀로로보다 아들은 마사루를 더 좋아하고 있습니다. 타는 자동차, 미니카 등을 사줘 봐도 녀석이 통 관심이 없습니다.
그리고 만화책을 뺏으려 하면 마치 자기 밥그릇을 빼앗긴 사나운 멍멍이처럼 제게 '이거~~" 라고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고 물으려 합니다.
유아게의 양육 선배님들께 질문을 드려 봅니다.
1. 19개월 된 아들이 동화책이나 그림책보다 만화책을 좋아합니다. 그 만화책은 제가 읽던 만화책들입니다. 성인이 읽는 만화책을 봐도
괜찮을는지요. 아들이 그동안 눈으로 살펴본 만화책은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이나중 탁구부, 그리고 얼마 전부터
멋지다 마사루를 본격적으로 펼쳐보기 시작했습니다. (이토 준지 만화책과 호러 만화책들은 일단 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격리 조치했습니다.)
아들이 만화책을 계속 읽게 둬도 되는지 아니면 눈물을 머금고 아들 눈에 띄지 않게 만화책을 없애야 할까요?
2. 이놈이 다른 놀이보다 책만 보는 것을 좋아하는 데 (물론 저와 와이프가 함께 있을 때는 읽어주는 편이고, 금서에 다가설 때는 제재를 가하긴
합니다.) 혹시 사회성이나 인격 형성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요?
육아 선배님들의 고견 기다려봅니다.
증거 자료로 멋지다 마사루 정독하는 아들의 사진을 남깁니다.
<러닝 홈과 뽀로로 자동차는 몇 개월 째 제구실을 못하고 있고, 멋지다 마사루는 최근 하루에 3번 이상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