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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없는게 유머니까 유머게시판.
또 업스므로 음슴체. 으음슴.
때는 대학교 다닐때였음. 그때는 헌혈하는게 참 좋았음. 마치 피를 뽑음으로써 정화되는 기분이었고
착한일을 해서 좋은일이 생길 것만 같았음. 그래서 두달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러다녔음.
그러다가 두달에 한번은 너무 적어! 더 자주 할 방법은 없을까? 하다가 혈소판 헌혈을 알게됐음.
무려 한시간이나 걸리지만 내겐 남는게 시간이므로 혈소판 헌혈을 하게됐음.
어느날 혈소판헌혈 하러 갔다가 문득 골수기증(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안내책자를 보게 됐음.
"으..아프겠다"라고 생각을 했지만 어느새 난 기증서약서를 쓰고 샘플을 채취하고 있었음ㅋ
가족의 동의? 음...원래 항상 긴급시엔 선조치 후보고라고 했음.
그리고 부모님 쿨하심. 간호사님께 들은대로 설명을 드리니 "뭐 별로 위험한거 아니네. 해"라고 동의해주심.
그리고 하루하루 연락을 기다리다가 지쳐갈때 쯤, 그러니까 약 신청한지 8개월쯤 지났을 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옴.
나님은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 다 잘받음. 히히
받아보니 저번에 채취한 샘플과 일치하는 환자분을 찾았다는 조혈모세포 협회측 전화였음.
내게 조심스럽게 기증해주실 수 있냐고 물어보셨음. 고민따위 없었음. 바로 하겠다고 함.
쿨함에 당황하신 코디분은 정말 해주실 수 있냐고 두번 물으심. 그래서 정말 해줄 수 있다고 두번 대답함.
이후에 좀 더 정확하고 안전한 기증을 위해 다시 한번 샘플을 채취하고 입원 일정을 잡기로 함.
그 과정에 코디님을 만났는데 코디님이 만나자마자 90도 인사에 "안녕하세요. 선생님"라며 나를 당황스럽게 함.
"무슨 선생님이에요. 제가 한참 어린 거 같은데,,,제가 그렇게 늙어보이나요?..저 아직 학생인데"
코디님은 웃으시며 그런거 아니라고 존칭일뿐이라고 말씀해주심.
...정말입니까? 그때 제가 21살이라고 했을때...놀란 기색이 역력하셨.....아무튼, 그래도 선생님이란 호칭은 과하다고 부담스럽다고 함.
실랑이 끝에 나는 코디님. 코디님은 기증자분, 또는 XX씨라고 말하기로 합의함.
간단하게 2차 샘플채취를 하고 결과나오기를 기다렸음.
약 한달 후 완전히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입원날짜를 잡자고 하셨음.
코디님은 12월 초나 말에 하면 좋겠다 하셨음. 당시가 10월 말이었으니, 그냥 11월에 하면 안되냐고 물어봄.
코디님 착하심. 친절하게 다 설명해주심.
"기증자분이나 환자분이 원하신다고 바로 되는게 아니구요, 일단 환자분의 면역력을 낮추고, 수술을 버틸 수 있게 체력을 갖추고, 항생제 투여하고 등등..음, 한마디로 환자분의 몸이 수술할 준비를 해야되요. 근데 그시간이 약 한달정도가 더 걸려요."
그랬던거였음. 신기했음. 오...
"물론 기증자분도 건강한 세포를 기증하기 위해서! 환자분하고 똑같이 몸을 만드셔야돼요. 다른건 별거 없구요 건강하시기만 하면돼요. 잘먹고 잘자고, 감기 안걸리고. 아! 그리고 제가 언제부터 술 드시면 안된다고 할거에요. 그거는 반드시 지켜주셔야 돼요.
왜냐하면 환자는 수술받을 몸을 다 만들었는데 기증자분이 기증하실 수 없는 몸이시거나,,또는 기증을 거부하실 경우..환자의 몸이 많이 해로워져요.
위험할 수도 있어요."
나에게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음. 살짝 부담감이 느껴졌음. 헐, 나때문에 한 사람이 위험할 수도 있다니...
반드시 잘먹고 잘자고 술을 안마셔야겠다고 생각했음. 사실 술을 싫어하기때문에 금주는 어렵지 않았음.
그래서 이때부터 정말 잘먹고 잘잤음. 아주 푹잤음.^^
아, 아무튼 12월초부터 중순까지 시험이 있었기때문에 사실 나란 남자 시험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남자지만 중순으로 잡았음.
12월초는 너무 촉박하고 초부터 중순사이에는 다른환자분의 수술일정이 잡혀있기때문이었음.
그래서 일정은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입원하게 되었음.
크리스마스 이브날 퇴원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여자친구는 업스므로...상관없었음.
그래서 코디님이 입원할때 면회오겠다고 함. 바쁘실텐데 감사합닌다.
그때부터 입원전까지는 별일 없었음. 잘먹고 잘자고, 술안마시고.
그리고 입원 3일인가...일주일전인가?부터 촉진제(척추에서 골수를 정맥으로 흘려보내서 정맥에서 조혈모세포를 채취하게끔 도와주는)를 맞았음.
그냥 독감예방주사랑 똑같음. 살짝 뻐근하고 가벼운 몸살걸린것처럼 반응이 옴. 일상생활하는데는 아무 지장없음.
그리고 22일. 그날이 왔음. 서울대병원으로 입원을 했는데 무려...특실을 줌.
근데 환자분이 가격을 부담한다하여 바로 6인실로 옮겨달라고 해줌. 협회측에선 그럴 수 없다고 거절.
왜그러냐고 따짐. 6인실 자리가 없다며...있는게 특실뿐이라고 함. 6인실 들어가려면 기다려야 된다고 함. 괜히 머쓱해짐.
특실 들어가보니 헐..완전 좋음. 대박. 우리집 거실보다 넓음. 개인 샤워실에 화장실, 벽걸이 TV, 냉장고, 헐..완전 호텔임.
사실 호텔안가봤음. 아무튼 진짜 우리집보다 좋았음. 게다가 겨울인데 더워. 최고임.:D
이런 과분한 영광을...시설물 쓰는데 진짜 조심 조심히 씀. 이러다 망가지면 어쩌나. 침대가 위아래로 움직임.ㅎㅎㅎㅎ
그리고 밤이 왔음. 감동의 도가니. 특실이다보니 전망이 진짜 좋음. 밖을 보았는데 종로의 야경이 한눈에 보임.
막 사진찍고 난리났음. 또 잠도 안와서 새벽까지 혼자 잘놀았음.:D
다음날 자고있는데 간호사님이 들어오시더니 씻고 바르라며 마취제라며 이상한 크림을 주심. 잘모르겠으면 코디님이 발라주실거라고 함
그리고 처음으로 병원밥을 먹음. 음. 싱거움. 그래도 배고팠으므로 다 먹었음.
밥도 다 먹고 씻기도 했겠다. 마취약을 발라야하는데 어떻게 어디다 발라야할지 모르겠음. 분명 설명을 해줬는데 잘 기억이 안남...
그래도 일단 바름. 막바름. 신기함. 바름. 또바름. 히히히
코디님 오셔서 마취약 발랐냐고 물으심. 자랑스럽게 보여드림. 혼자서도 잘함.
코디님 이상한 스티커를 붙여주심. 이거 붙여야 마취가 잘된다고. 잘못하면 마취 안되는 수도 있다고..
그리고 한시간 반뒤. 헌혈실로 이동했음. 사실 드라마에서 보는것처럼 침대에 누워있으면 알아서 옮겨줄줄 알았음
ㅋㅋㅋㅋ걸어서 감. 잘 걸어서감.ㅋㅋ
그리고 다른 간호사님이 오시더니 "이제 할게요"라며 왼쪽팔에 소독을 해주셨음
근데 소독솜이 따뜻했음. 아 대학병원은 역시 다르구나. 환자를 생각해서 소독솜도 따뜻하게 댑혀서 쓰는구나. 감탄했음
"오. 소독솜 따뜻한데요.ㅎㅎ"
간호사님이 웃으시며 말함.
"마취되서 그래요. 차가워요. 하며 손에 쓴 소독솜 올려주심. 차가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원은 다 똑같았음.ㅋㅋ 1초간의 감탄.
그리고 오른팔에 똑같이 소독솜으로 소독을 하는데..헐 차가움
"어..?이쪽 팔은 차가운데요?"
간호사님 쿨하게 대답하심.
"아, 마취 안됐네요. 괜찮아요."
.........?응?.....뭐 괜찮다니..괜찮은거겠지..는 무슨. 실제 느낌상 그런지 모르겠는데 헌혈 주사보다 아팠음.ㅜㅜ
그리고 세시간동안 주사바늘 꽂고 멍하니 티비보다가 천장보다가 다른사람들 보다가...그렇게 끝났음. 진짜 별거 없었음.
다 끝나고나니까 간호사분이 주사바늘 제거하시더니 한쪽팔은 그대로 놔두는거임.
"저..이거 안뽑아주셨는데요."
"아. 만약에 채취량이 부족하면 내일 한번 더 채취할 수도 있어서 그대로 두는거에요. 사실 뽑아도 되는데 또 주사바늘 꽂으시면...
아파하실까봐..빼드릴까요?"
진작 말씀하시지. 그렇게 한쪽팔엔 주사바늘 꽂은채로 병실로 이동함. 심심함. 때마침 과에서 종강파티 있다고 교수님들도 오신다고
오라고 함. 게다가 근처임. 오. 간호사님께 외출해도 되냐고하니 상관없다고 함. 돌아오시기만 하면 된다고.
그렇게 주사바늘 꽂고 종강파티 감ㅋㅋ. 사람들이 팔에 주사바늘 꽂힌거보더니 얘기듣고 놀라워함.ㅋㅋ
대견스러워함. 멋있다함. 괜시리 뿌듯해짐. 히히
그 기분에 이어 고기 왕창먹음. 물론 다음날 또 할 수도 있으니 술은 입에 대지도 않음.
기분 좋게 복귀해서 잘자고 다음날 또 채취할 필요 없다고해서 퇴원함.
그리고 감사패를 받고, 환자분과 가족들이 정말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어하신다고 코디님이 대신 전해줌.
기증자와 환자는 일체의 접촉이 금지되기 때문에 어떠한 신상정보도 주고 받을 수 없음. 그냥 감사의 인사만 받음
그래도 나중에 완치됐는지만 알 수 없겠냐고 하니 그정도는 알려주실 수 있다고 몇개월후에 수술 잘됐고 회복 잘하고 있다고 코디님을 통해서
연락받음. 히히. 그리고 이렇게 감사패를 받음.
그리고 퇴원하기전에 어떤 의사님이 들어오시더니 웃으시며 말함.
"산타가 된 기분이 어때요?"
"에..네??? 산타요?"
"네. 내일이 크리스마스잖아요. 기증자분께서 생명을 선물해주셨잖아요."
"아.."
이말에 진짜 가슴이 뭉클했음. 아 진짜 그렇게 되는구나. 되게 기분이 묘했음.
"정말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주신거에요. 기증자님도 좋은일 있으실거에요. 조심히 퇴원하세요."
그렇게 묘한 가슴두근거림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음.
끝-
P.S - 그렇게 깜짝 산타가 되었던 소년은 어느새 입대를 했고
지금은 직업군인을 지원하여 나라를 지키고 있음. 히히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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