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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10204
    작성자 : 나를토막내줘
    추천 : 18
    조회수 : 1417
    IP : 61.111.***.66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04/02/17 01:08:59
    http://todayhumor.com/?lovestory_10204 모바일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http://boardr.sayclub.com/files/mn/blob4/491/483/35/35483491/b16/6./hae0823_25.jpg>

    한 침대에서 잘 수 있다는 것은

    한 침대에서 섹스를 할 수 있단 것과 다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침대에서 잔다는 것은 섹스만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한 침대에서 밤에 같이 잠이 든다는 것은
    그 사람의 코고는 소리..이불을 내젓는 습성..이가는 소리..단내나는 입등..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 외에도
    그 모습마저 사랑스럽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화장안한 맨얼굴을 예쁘게 볼 수 있다는 뜻이며
    로션 안바른 얼굴을 멋있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팔베게에 묻혀 눈을 떳을 때
    아침의 당신의 모습은 볼 만 하리라.
    눈꼽이 끼고, 머리는 떴으며, 침흘린 자국이 있을 것이다.
    또한, 입에서는 단내가 날 것이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단내나는 입에 키스를 하고
    눈꼽을 손으로 떼어 주며
    떠 있는 까치집의 머리를 손으로 빗겨줄 수 있다는 뜻이다.

    당신이 함께 그와 또는 그녀와 잔다...
    처음에 당신은 그의 팔베게 안에,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자겠지만.

    한참 깊은 잠 중에서는 당신들은 등을 돌리고 잘 지도 모른다.
    왜냐면, 깊은 잠속에서 당신의잠 버릇은 여지 없이 다 나오기 때문이다.
    이를 갈기도 하고.
    눈을 뜨고 자기도 하며
    배를 벅벅 긁거나.
    잠꼬대를 한다거나.
    잠결에 울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당신이 함께 잔다면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단내나는 입으로 키스를 할 수 있으며
    옷을 충분히 입지 않았다면...바로 성교가 가능할 지도 모른다.

    섹스만을 하기 위한 잠자리에서와는 다르게
    별도의 복잡한 절차와 교태와 암묵적인 합의가 필요 없다는 뜻이다.

    그런...
    한 침대에서 잔다는 것은...
    매일 같이 잘 수 있다는 것은 서로 매일 같이 성교를 하는 사이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가..
    집이 아닌 곳에서, 애인과 성교를 할 때에는
    우리는..일단 그와, 그녀와 어떤 합의가 있어야 한다.

    사랑한다고 믿는다고.
    아니면 충분히 매력적이다라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하튼 잘 만한 사람이며 사이라는 것은 서로..합의하에 이루어진다.

    몇시에 호텔에.또는 여관에 들어가서 몇시에 나선다는.
    그런 합의가 있으며.
    그 곳에 가기 전에 상대방의 귀를 만진다든지.
    엉덩이를 만진다든지.
    하고 싶어..라고 말을 한다든지 하는
    서로의 확실히 약속된 언어적, 비언어적 합의가 있을 것이다.

    그 곳에 가면...남자는 계산을 하기 위해 지갑을 열 것이고.
    여자는 텔레비젼을 켜며 콘돔을 준비하라고 말을 한다.

    둘은... 습관에 따라 먼저 목욕탕으로 들어가기도 하며
    그냥..침대에서 일부터 벌릴 수도 있다.
    그렇게 한바탕의 폭풍이 지나가면...
    잠시 누워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도 하며..
    여자는 눈썹이 지워지지 않았나 화장을 고칠 것이며
    남자는 자신이 여자를 만족시켰나 다시 되씹어 볼 것이다.

    그런 후 다시 한 번의 폭풍이 있을 것이다.
    시간에 쫓긴다거나 정력이 형편없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그런 후..
    다시 목욕탕에 들어가 씻고.
    그 곳에 발을 디딜 때와 다름없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
    여자는 화장을 하고, 머리를 빗으며
    남자는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을 것이다.

    그러면..성교뒤의 느낌은 어떨까.

    사랑하는 사이라면..그런 최면에 걸렸다면. 좋을 것이고.
    여자가 집에 늦었다면..여자는 불안할 것이며..
    새벽께라면...남자는 더 머무르고 싶을 것이다...
    가임기간이라면 둘 중의 하나는 불안할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기쁠 지도 모른다.
    불행하다면 둘 다 불안할 것이겠지만...

    그들은..
    항상 꾸민 모습으로 만나며
    눈꼽 낀 얼굴을 볼 수 없으며 단내나는 입술에 키스를 할 수 없다.

    남자는 여자의 화장 안한 얼굴이 얼마나 큰 상상력을 요하는지
    알지 못할 것이며
    여자는 남자가 얼마나 씻기 싫어하고 게으르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항상...잘 차려진 모습으로 만나며..
    섹스는...그들만의 합의된 축제이다.

    그러므로,
    한 침대에서 잘 수 있다는 것은
    한 침대에서 섹스를 할 수 있단 것과 다르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中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질 수 있다는것은... 잔다는것은..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를토막내줘의 꼬릿말입니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
    난..운명따윈 믿지 않는다.
    언젠가...
    또 다른 사랑이 내게 찾아올 것이다...

    나 아닌 또 다른 나...
    그건 역시...
    너......

    Reminisc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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