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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1019896
    작성자 : 순정의정치
    추천 : 9
    조회수 : 652
    IP : 121.163.***.9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8/02/04 21:38:49
    http://todayhumor.com/?sisa_1019896 모바일
    '문파’들을 위한 교육쟁점 해설 제1편 ‘공교육 정상화’라는 미몽에서
    이범 전 학원강사

    '문파’들을 위한 교육쟁점 해설 
    제1편 ‘공교육 정상화’라는 미몽에서 벗어나야

    1.

    한 선배가 저에게 “김상곤은 왜 저 모양이야?” 라고 묻는 걸 듣고 퍼뜩 정신이 들었습니다. 저는 더불어민주당과 진보교육계의 교집합에 있는 사람이거든요. 뭐라도 발언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른바 ‘문파’)을 위해 저 나름의 해석을 제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0년 전 제가 ‘교육평론가’라는 프로필을 처음으로 쓰기 시작할 무렵에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사교육이 번창하는 이유에 대하여 보수와 진보의 해석이 정반대더라는 거죠. 보수는 공교육이 부실해서 사교육이 커졌다고 봅니다. 이들의 해법은 ‘공교육 강화’입니다. 학교에서 더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열심히 공부시키면 된다는 거죠. 반면 진보는 경쟁 때문에 사교육이 커졌다고 봅니다. 이들의 해법은 경쟁을 줄이고 서열화를 타파하는 것, 이른바 ‘공교육 정상화’입니다. 

    당신이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처지라면 보수/진보 중에 어느쪽 입장이 마음에 들까요? 당연히 진보 쪽이겠지요. 진보는 경쟁과 서열화를 탓할 뿐 공교육 자체에 책임을 묻지 않거든요. 적어도 공교육이 부실하다고 자인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따라서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교육관료들이나 교사들은 잠재적으로 진보와 친화적입니다. 지금 상황은 교육관료들과 진보교육운동 세력이 손을 잡고 공교육을 오염시키거나 왜곡시키는 요소들, 이를테면 입시(수능)라든가 선행학습 같은 걸 걷어내어 공교육을 정상화하려는 것입니다.

    2.

    저는 이 문제에 있어서는 보수/진보 양쪽 다 맞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이 너무 심한 것도 맞고, 공교육이 부실하고 무책임한 것도 맞거든요. 경쟁 과열의 증거도 넘쳐나지만, 공교육이 부실하다는 증거도 만만치 않아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첫째, 교육과정이 이상해요. 자국어 문자 읽기 교육을 공교육에서 책임지지 않는 이상한 나라에요. 그래서 ‘신기한 한글나라’가 돈을 법니다. 수학은 또 어떤데요? 아동 발달단계와 맞지 않고 부모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문항들로 가득찬 수학 교과서를 만들어놓고는 ‘수학을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자화자찬하잖아요? ‘스토리텔링 수학’이라나 뭐라나. 이렇게 만든 주범인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사과나 유감표명 한번이라도 했습니까? 영어 얘기는 뒤에서 하겠습니다. 하여튼 국영수 교육과정 모두 엉터리입니다. 초등학교부터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요. 중고등학교는 더 이상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둘째, 교사를 업신여겨요. 예를 들어 교사에게 신학년에 담당할 학년과 과목을 언제 알려주느냐? 선진국에서는 신학년 시작하기 적어도 2개월 전에 알려주거든요. 우리는 신학년 1주일 전에야 알려줍니다. 행정적 편의(인사이동 일정)를 교육적 가치보다 우선시하는 거죠. 이래서야 창의적 교육이든 주입식 교육이든 간에 교사가 뭔가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겠어요? 학년별 교육과정은 신학년 전에 미리 만들어놔야 정상인데, 우리는 3월말에야 만들어요. 학부모들이 알면 기절할 일이죠. 그리고 학교에 내려오는 공문이 1년에 1만 건이라는 얘기는 들어보셨죠? 교사를 상식과 전문성을 가진 성인으로 여기지 않고 애 취급해서 배놔라 감놔라 하는 시스템이에요. 참고로 이 시스템의 원조는 일본입니다. 우리 교육은 아직 일제강점기예요. 

    셋째, 무책임해요. 학습부진이 우려되는 학생에게는 ‘나머지 공부’(방과후 보완교육)나 맞춤형 숙제를 제공해야 마땅하겠지요? 핀란드나 독일 같은 교육 선진국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선생님은 거의 천연기념물이에요. 학부모가 아이 공부 문제로 상담하면 ‘학원에 보내라’는 교사가 한둘이 아닙니다. 이건 21세기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상화’된 공교육의 모습도 아니고, 우리가 지향하는 복지국가의 모습도 아니겠지요. 

    2014년 교육부와 통계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학부모들이 사교육(예체능 제외)을 시키는 목적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선행학습’(25.2%), ‘진학준비’(14.4%), ‘불안심리’(10.8%)가 아닌 ‘학교수업 보충’(44.3%)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벌써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게 만만치 않아요. 2016년 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트렌드리포트가 서울·경기 지역 초등학생 학부모 1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요즘은 사교육을 하지 않으면 공교육을 따라가기가 어렵다”는 의견에 65.9%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사교육 못지않게, 공교육의 부실과 결함으로 인한 사교육이 상당한 수준으로 존재한다는 거죠. 

    3.

    전세계적으로 보면 외국어(영어) 교육을 3학년보다 일찍 시작하는 나라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3학년 즈음에 시작하는 나라도 꽤 많아요. 즉 문제의 핵심은 영어교육을 언제 시작하냐가 아니에요. 언제 시작하든간에, 공교육을 믿고 맡겼을 때 ‘우리 아이가 영어를 어느정도 할 수 있게 되느냐?’는 것이지요. 이 점에 있어 공교육은 신뢰가 없어요. 예를 들어 국가교육과정에 의하면 초등학교 졸업 전에 500단어 정도를 익히게 되어있는데, 그 500단어가 뭔지 제대로 공지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이걸 익히지 못하는 아이에게 대책을 세워주지도 않아요. 

    보다 근본적인 의문도 있습니다. 영어 수업은 3·4학년 때 매주 2시간, 5·6학년 때 매주 3시간씩 편성되는데, 이정도 영어를 접해서 영어가 배워지느냐? 제가 문의한 외국어교육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부정적으로 답합니다. 더 많은 ‘노출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죠. 공교육의 범위 내에서 노출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1)수업시간 증가 2)숙제 부여와 관리 3)보충학습 기회 제공(인터넷 등 활용) 등의 세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이중 두세가지를 병행 사용할 수도 있겠구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그냥 주어진 수업만 해요. 이런 사정을 아는 전국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거의다 자기 아이 영어 사교육 시켜요. 

    최근에 대입에서 학종(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커지면서 사정이 악화되었습니다. 예전에 사교육계에서 유포한 도식은 ‘영어는 중학 시절에 미리 끝내고 고교 시절에는 수학에 집중하라’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영어는 초등학교 시절에 끝내고 수학은 중학 시절에 끝내고 고교 시절에는 비교과에 집중하라’는 겁니다. 어때요, 설득력 있지요? 

    4.

    이대로 가면 6월 교육감 선거에서 역풍이 불 겁니다. 진보교육감에 맞서 출마할 후보들이 내놓을 정책이 불보듯 뻔해요. 첫째로 대입에서 정시(수능) 일정 비율 유지하겠다, 둘째로 유치원·어린이집과 1·2학년 방과후 영어 계속 허용하겠다, 셋째로 적정한 분량의 숙제를 계속 내주겠다.(‘초등학교 숙제를 없애겠다’고 한 조희연 교육감을 겨냥해서 말이죠) 그러면 선거운동이 저절로 될 겁니다. 그리고 ‘문파’는 두쪽 나겠지요. 이미 문재인정부의 분야별 지지도 중에 꼴찌가 교육정책이거든요. 작년 11월 취임 6개월 갤럽 조사에서 이미 꼴찌였는데, 지금은 더 떨어졌겠지요.

    이번 기회에 ‘공교육 정상화’라는 미몽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공교육은 정상화되어야 하는 게 아니라 충실화되고 강화되어야 하는 겁니다. 공교육을 믿고 맡겼을 때 어지간한 실력은 갖추도록 해주겠다는, 적어도 낙오하는 상황은 예방해 주겠다는 약속이 필요합니다.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들이 공교육의 부실함을 인정하길 바랍니다. 교육과정은 엉망이고, 교사에게는 기회가 없고, 학교는 무책임합니다. 지금도 학교에서는 작은 세월호가 계속 침몰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발 엄마들 말을 들어 보세요. 대한민국에서 아이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대체로 엄마들이잖아요.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건 50-60대 아재 내지 할배들인데, 이 분들이 30-40대 엄마들 마음을 전혀 몰라요. 대선 때 안철수 후보가 공립 유치원 실언한 건 실무진, 정무단위(비서진), 최고결정자(후보)가 모두 이 발언을 걸러낼 감수성이 없었기 때문이잖아요? 방과후 영어교육 문제도 교육부의 실무진, 정무단위(비서진), 최고결정자(장관)가 모두 필터링이 안되었기 때문인데, 저는 어느 단계에서든 엄마들이 있었다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유치원·어린이집 뿐만 아니라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도 계속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이미 이를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어요. 교육감 선거에서 ‘문파’가 두쪽 나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정부 교육정책 심판’ 프레임의 대두를 막고 ‘공교육 내실화 방안’ 프레임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이건 민주당 의원들의 몫입니다.

    (제2편은 학종과 수능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https://www.facebook.com/yibohm/posts/10155986077528774
    출처 https://www.facebook.com/yibohm/posts/10155986077528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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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오세훈 지인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줬지만 캠프 무관” [2] 스카이블루2 24/11/24 11:19 47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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