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난 7월 27일에 초보자 채널에 관한 글을 썼으니, 내일이면 딱 6개월 만이네요.
언젠가 또 쓰겠거니 하고 생각은 했지만, 6개월만에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일단 이 글은 오유 마비노기 게시판을 이용하시는 대다수 유저분들의 의견과는 상충될 겁니다.
초보자 채널이 나쁘지 않다는 게 앞으로 쓸 글의 요지니까요.
제가 마비노기 관련 커뮤니티는 마거카 제외하고 여기랑 어바웃 자이언트 게시판 두 군데 밖에 하지 않아서 초보자 채널에 대한 다른 커뮤니티의 의견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오유 마게에서는 전반적으로 초보자 채널을 안 좋게 보고 계신 걸로 압니다.
심지어 어느 분께서는 초보자에게 하는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시고, 그 내용은 오직 초보자 채널에 가지 말라는 것 뿐이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왜 마게에서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초보자 채널을 쓰레기 취급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왜 아무리 주변에서 말을 해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지도 이해할 수 없고요.
초보자 채널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은 대부분 "저는 초보자 채널 더러워서 꺼놔요." 라고 하시니까, 거의 접속할 때마다 초보자 채널을 보는 제가 그 분들보다는 초보자 채널을 많이 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초보자 채널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친분이 있는 유저간의 사담, 일베 유저 및 어그로, 고가의 장비&고스펙 유저들의 자랑 등등...
네, 말씀하신 대로 다 있습니다.
기존에 원래 알던 사이인지, 아니면 초보자 채널을 통해서 친해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사적인 이야기 하는 유저들?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어그로를 끄는 유저도 있고, 앞뒤없이 욕설로 시작해서 욕설로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베한다고 알려진 유저도 보일 때 있습니다.
흔히 굇수라고 부르는 유저들의 자랑글도 분명히 올라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것만 하느라 초보자를 무시하고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100% 없다고는 저도 말씀 못 드립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도움 요청글이 올라오면 누군가는 가서 도와줍니다.
질문글이 올라오면 적게는 1~2개, 많게는 6~7개씩 대답이 올라갑니다.
휘황찬란한 아이템은 아닐 지라도, 필요한 게 있다고 하면 빌려주든지 기부하든지 합니다.
초보자 채널의 주된 목적은 게임을 갓 시작해서, 혹은 복귀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방향을 잃거나 어려움에 부딪힌 유저들을 돕는 것입니다.
적어도 그 목적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여러분이 초보자 채널에 어떤 모습을 기대하고 계신지는 모르겠습니다.
초보자를 돕는 게 목적이니까 그냥 그것만 하기를 바라고 계신다면 그게 안되는 점은 잘못됐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여러분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저 답없는 쓰레기통은 아닙니다.
초보자 채널에 실망해서 떠나신 분들에게 다시 돌아오시라는 말은 아닙니다.
마음이 떠나신 분께 제가 뭐라고 그런 말을 하겠습니까?
다만, 초보자 채널을 접하려는 초보자에게까지 여러분의 편견을 물려주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마비노기를 처음 하는 초보자라고 해서, 정말 갓난아기라서 판단력까지 없는 건 아닙니다.
더러운지 아닌지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놔두십시오.
여러분의 기준으로 한 평가와 그 초보자의 평가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알아주십시오.
이런 글을 쓰면 아마 이런 반응도 나올 겁니다.
"그런 소수의 잘한 일로 다수의 잘못된 일을 덮을 수는 없다" 고요.
적어도 제가 본 입장에서는 초보자를 돕는 게 다수고, 여러분이 보는 그 썩은 쪽이 소수입니다.
물론 그 소수의 썩은 부분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게 못마땅하실 거라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위에서 문제점이라고 말씀드린 저 경우들은 초보자 채널 밖에도 존재합니다.
초보자 채널이 더 깨끗하고 친절하다는 뜻이 아니라, 초보자 채널이나 초보자 채널 밖의 마비노기나 똑같은 마비노기일 뿐이라는 겁니다.
만일 누군가 여러분께 "마비노기에 일베하는 사람 많다며? 그런 더러운 게임 왜 해?" 하면 납득하실 수 있겠습니까?
지금 여러분이 초보자 채널에 보이는 태도가 저렇습니다.
초보자 채널 안이나 밖이나 똑같이 존재하는 문제점인데, 유독 초보자 채널만 썩고, 더러운 하수구 취급을 받는 건 불공평한 처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쓰도록 하겠습니다.
늦은 밤에, 글재주도 부족한 제 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