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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1018921
    작성자 : ided
    추천 : 3
    조회수 : 231
    IP : 180.67.***.187
    댓글 : 15개
    등록시간 : 2015/08/11 23:34:50
    http://todayhumor.com/?freeboard_1018921 모바일
    오유를 탈옥하고 싶은 여징어의 일기
    옵션
    • 창작글
    안녕하세요 오유에서 탈옥하고 싶은 파릇파릇한 여징어입니다!!

     요즘.. 저도 아마 썸이라는 걸 타고있는 것 같아요. 
    상대는 초등학교 때 뭣모르고 사귀었던 첫 남자친구입니다. 네, 첫사랑이네요ㅋㅋ

    기억을 되살려서 초등학교 때의 일을 떠올려보면.. 말이 사귄다-지 사실 그 친구가 저 좋다고 등교시간 꼴랑 5분인 제 가방 들어다 등하굣길 집으로 학교로 바래다주고 저는 옆에서 쪽팔리다고 외치면서도 가방 뺐어들지는 않던 얌체였어요ㅋㅋ 옆에서 그 애더러 호구킹 왕쪼다라고 놀렸지만 굴하지 않는 그 애가 창피하면서도 자랑스러웠던 기억이 있네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한 커플이었는데 천 원 오백원 했던 플라스틱 반지도 맞추고 나름 일 년 남짓한 시간동안 귀엽게 사귀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들도 아셨습니다. 특히 남자애 쪽 어머니께서 저를 되게 좋아하셨는데 그게 올백맞은 시험지 때문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ㅋㅋㅋ 그 때는 국수사과 백점이 그렇게 자랑스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피식피식 하네요.

     그 친구는 운동을 하는 친구입니다. 그래서 운동부가 있는 학교로 방학 때 전학을 갔는데 그 땐 스마트폰은 커녕 폴더폰도 없었던 때라(초딩이니까요ㅋㅋ) 갔는줄도 모르고 개학하고야 전학 간 알았습니다. 슬프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아 갔구나- 하고 그 애는 점점 잊혀지고 희미해졌어요.

     어쩌다 가끔 그 이름이 떠오르면 초딩 연애의 패기가 부끄럽기도 하고 쪽팔리기도 해서 이불킥은 했던 것 같아요. 중간에 몇 번 짧게 사귀었지만 처음의 그 풋풋한 느낌은 아니었고.. 가끔 풋내가 그리울 때 걔가 착하기는 정말 착했다고 그제서야 생각했어요.

     그리고 한 달 전쯤 페이스북 친구의 친구에 걔 이름이 떴었어요. 할 일이 없었던건지 드럽게 심심했던 저는 우발적으로 친추 버튼을 눌렀고 마침 접속해있던 그 친구가 얼마 안 있어 수락을 하고, 페메를 통해 짧은 확인절차를 거친 결과 그 친구가 맞았습니다. 그 애가 전학갔었던 여섯개의 중고등학교 중 한 학교의 동창이 제 친구였다나요ㅋㅋ

     호기심 반 신기함 반으로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는데 그 친구가 제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필이 강렬하게 왔습니다. 기간이 짧아서 약간 읭스럽기도 했는데 저를 만나고 싶다고 온 자모음+이모티콘으로 외치고 글자에서 호감이 뚝뚝 묻어나길래, 또 저도 그 애가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제 인생 처음으로 이성과 단 둘이 영화관에 가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남자라는 생물과 단 둘이 있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주제에 무슨 깡으로 영화관 만남을 수락했는지는 잘 모르겠..  아니 알겠습니다 사실 저 영화 엄청아주매우 좋아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마침 미임파5가 개봉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어색함은 개나 줘버리자며 질렀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 만났어요. 실제로의 만남은.. 음. 어린시절 꾸러기가 왕자님이 되서 나타났다!! 이런 기적 없이 그냥 그대로 잘 컸더라구요. 성격도 똑같았어요 여전히 착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이성과 둘이 있는 상황의 어색함을 얕봤는지 어색+불편+재미없음의 3콤보가 저를 반깁니다.. 하핳.. 그 친구가 유머감각 풍부하고 같이 있으면 즐겁다기 보단 과묵+다정한 편이라 그런가봐요.그 친구가 집에 오는 길에 다음에 또 언제 시간 되냐고 묻는 문자에 괜히 심란해져서 답장을 늦췄었어요. 그 어색함을 다시 견딜 자신도 없기도 하고 분명 이렇게 관계를 발전시키도 호감을 받아주다 보면.. 헉 그 땐 어쩌지? 난 아직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하고 숨어버리고 싶었어요.

     그렇게 미적지근한 연락을 주고받으며 고민하다 웬지 이렇게 나 혼자서 고민하는 걸로는 결론내기 어렵다 싶었던 그 때!!

    타로글이 올라왔습니다..(감격)

     그리고 전 보았습니다 타로를.. 결과는.

     -이 남자가 본인을 되게 예쁘고 여성스럽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은데 조금 성급한 티가 나긴 하지만 일단 받아주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미래 카드를 봐도 바람을 핀다거나 나쁜 일이 있을 것 같지 않다니까 경험 삼아 만나 보세요.

     이렇게 나왔답니다. 굉장히 솔깃했지만 질문이 간단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 리딩해주시는 분께 제 상황이 이렇고 이래서 지금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며 추가질문을 드렸더니 웬지 웃음끼가 있는 어조로(?)

    - 그 남자 재미없어도 바람끼도 없고 본인에게만 성실한 사람이에요. 오히려 나중에 본인이 빠지실 것 같은데?! 이 남자 아예 매력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ㅎㅎㅎ 잘 해 봐요 한 번!

     하고 말씀해주시는데 제 귀에는 마치 이래도 안 해 볼래? 로 들렸습니다..ㅋㅋㅋㅋ 그래서 말씀대로 잘 해보기로 했습니다. 



     
    결론: 제가 탈옥에 성공한다면 이건 모두 오유 여러분 덕분이에요^^!!

    감사합니다 하하!!!!!
     
     
    출처 유머게시판에 썼다가 이쪽이 더 맞는 것 같아서 옮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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